세미뮤지컬 형식에 슬픔·희망 전달
영상·자막 더해 5·18 어렵지 않게
지난 2010년 5·18민주화운동 30주년부터 꾸준히 극을 이어오고 있는 애꾸눈 광대가 5·18을 맞아 '어느 봄날의 약속'을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애꾸눈 광대는 1980년 5월 투쟁 현장에서 부상당한 후 민주투사가 된 5·18부상자동지회 초대회장 이지현(예명 이세상)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예술적 요소가 가미된 연극이다. 지난 2019년까지 이씨의 자전적 이야기로 진행했다면 이후는 새롭게 구성된 연극으로 사람들을 만났다.
이번 공연은 오월 당시 도청 지하실 문제 배경으로 무명 시민군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오월정신을 표현했다. 고등학생과 시민군, 구두닦이, 평범한 교사가 민주화운동 과정서 총을 들 수 밖에 없던 이유와 전남도청을 지키기 위해 갈등하고 대립하다 민주주의를 위해 그들이 쓰러져 가는 이야기를 전한다. 특히 영상과 자막이 더해져 사람들에게 보다 쉽게 5·18을 알리며 세미뮤지컬 형식으로 노래와 춤을 결합해 5월의 슬픔과 웃음, 희망을 전달한다.
극본과 총감독은 이지현, 각색은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이란 연극으로 알려진 김숙종 작가, 연출은 전 광주 소극장 협회장인 이행원이 담당했다.
출연진은 김안순(김경숙 역), 정이형(이종구 역), 윤석(박선조 역), 남궁준영(문운동 역), 김정규(신재수 역), 함승우(안종팔 역)등이 열연하고 이세상씨가 광대역을 맡아 춤과 노래, 연기로 분위기를 돋군다.
문화예술로 광주를 알리기 위해 진행된 연극 애꾸눈광대는 성대모사, 마술, 난타, 품바 등 여러 장르로 1인극부터 시작했다. 이후 2인극, 3인극을 거쳐 15인극으로 확대해 총 206회 공연을 마쳤다. 이번 5월에는 서울시청, 도봉구민회관, 군포 궁내중학교에서 전국순회공연을 진행해 호평을 얻었다. 애꾸눈광대는 상설공연, 전국순회공연, 찾아가는 학교공연 등 총 36회 공연이 예정돼있다.
이지현 감독은 "아직 5월에 대해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반드시 역사적 사실이 규명돼야 한다"며 "연극을 관람하러 오는 학생들이나 관객들에게 이 연극을 통해 오월정신을 계승하고 5월을 잊지 않고 살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연은 24~26일 오후 7시 30분 광주아트홀. 관람은 8세부터 가능하고 선착순 무료.
이경원기자 ahk7550@mdilbo.com
- 산에 안겨 강에 기대어 이어 온 우리네 삶 오상조 작 '영산강' 예로부터 산과 강은 아주 좋은 회화 소재였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은 산과 강을 애호하며 화폭에 담아 왔다. 왜일까. 산과 강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 지역 만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 산과 강은 이들의 넉넉한 품에 안긴 민중의 정신을 이루는 뿌리다. 우리는 무등산과 영산강의 품에 안겨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같은 일상이 너무나도 당연해 어미와 같은 무등산과 영산강의 소중함을 잊고 있지는 않나. 이같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시립미술관이 '무등에서 영산으로'전을 지난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본관 1, 2실에서 진행한다.이번 전시는 지역 공립미술관으로서 우리 지역의 미적 가치와 무등이 주는 인문 사상, 영산강이 주는 미래에 대해 조망하는 자리다.우리 가까이에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그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 풍경, 삶, 문화, 역사를 회화, 사진, 설치, 아카이브 등에서 찾아본다.배동신 작 '무등산'전시는 소장작품을 통한 광주인의 삶과 멋,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시작해 무등산을 소재로 한 전통적 회화와 현대의 예술인 사진을 통해 무등산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기상을 보여준다. 대형 사진 작품은 점으로 우주와 같은 무등산을 그린 회화작품과 어우러져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색다르게 선사한다. 영산강을 소재로 한 대형 벽면 설치 작품은 무등산과 영산강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영산강이 어머니의 강인 이유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계단을 지나서는 특별 섹션이 이어진다. 시립미술관 순수 소장품 중 1946년부터 1999년까지 그려진 무등산 그림 8점을 한 번에 전시해 20세기 화가들이 무등산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김형수, 양수아, 배동신, 임직순, 김영태, 박상섭 등 20세기의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광주미술사적, 조형적으로 무등산을 살필 수 있다.정송규 작 '무등을 바라보다'아카이브 자료도 풍성하다.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무등정신을 문화적, 사상적, 예술적으로 공부하고 체화해 새로운 무등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무등공부방의 미술작품과 활동자료 등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사진의 기록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꾸려진 5명의 영산강 사진그룹은 3년 간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산강의 시원지인 담양에서부터 목포 하구언까지 136.66㎞를 답사하며 찍은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영산강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강가를 따라 자리한 역사유적, 삶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영산강에 대한 최초의 대형 프로젝트로 영산강의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의미를 더한다.조진호 작 '소쇄원'김준기 시립미술관 관장은 "무등산과 영산강을 한 번에 다룬 최초의 대형 전시로 지역민 마음의 고향인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위로와 더 큰 도약을 꿈꾸는 자리다"며 "이번 전시가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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