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와 바다, 그곳에 담긴 문화와 시간

입력 2022.05.24. 10:45 김혜진 기자
신석기 시대부터 근현대기까지
유물과 함께 지역 특성 살펴봐
바다 터전 삼아 삶 꾸린 흔적부터
교류 중심으로 해안 방어 거점으로
밤바다 담아낸 감성적 입구 '눈길'
애니메이션으로 전시 이해도 높여
국립광주박물관 남도문화특별전 '여수-그 시절의 바다' 전시장 입구. 감성적으로 꾸민 입구가 포토존으로서 손색 없어 보인다.

국립광주박물관 '여수-그 시절의 바다' 8월 15일까지

'이 바다에 담긴 아름다운 이야기를 너에게 들려주고파.'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열리는 남도문화전 '여수-그 시절의 바다' 전시장을 들어선 순간 '박물관 전시'하면 떠오르는 분위기가 온데간데 사라진 듯했다. 여수를 인기 관광지로 부상시키는데 한몫한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의 한 구절과 보름달이 뜬 여수 바닷가 밤 풍경을 담아 꾸민 입구 덕이었다. 요즘 젊은 층 사이 인기 좋은 유명 카페의 감성적 포토존을 연상케 해 젊은 관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해보였다.

국립광주박물관 남도문화특별전 '여수-그 시절의 바다' 전시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영상물. 여수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시작으로 여수의 역사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돼 흥미를 끈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감성적 입구를 지나면 한 편의 잘 만들어진 영상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이어진다. 이곳서 상영되는 영상은 이번 전시의 개요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제작한 것이다. 여수의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시작으로 이번 전시에서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귀여운 애니메이션으로 쉽게 설명, 남녀노소 관람객의 사전 이해도를 높인다.

국립광주박물관 남도문화특별전 '여수-그 시절의 바다' 전시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영상물. 여수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시작으로 여수의 역사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돼 흥미를 끈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공간부터는 본격적 전시가 펼쳐진다. 신석기 시대부터 청동기 시대, 삼국~고려시대, 조선시대, 근현대기의 여수는 어떤 특징을 지닌 지역인지를 유물과 함께 알아본다.

여수는 바다를 끼고 있는 지형에 따라 오래 전부터 바다를 터전으로 삼아 인류가 거주해왔다. 여수 경도와 송도, 안도에서 발견된 조개무지는 신석기 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알 수 있다. 조개무지는 조개를 먹은 후 버린 껍데기가 쌓인 것을 가르킨다. 주로 '무엇'을 먹고 지냈는지를 추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곳서는 낚시바늘, 어망추, 뼈바늘이 발견돼 이들이 '어떻게' 먹고 살았는지를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송도와 안도 조개무지에서는 흑요석으로 만든 돌칼이 출토됐는데 흑요석은 화산활동으로 생성되는 암석으로 우리나라보다는 일본에서 확인되고 있기에 오래 전부터 규슈지역과 교류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청동기시대 여수의 모습은 고인돌에서 출토된 유물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여수에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유난히 간돌검과 비파형돌검, 옥 장신구가 많이 발견됐는데 이는 초기 정치집단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단서다.

국립광주박물관 남도문화특별전 '여수-그 시절의 바다' 전시장 모습

삼국~고려시대는 여수는 교역을 담당했던 해상 세력의 특징을 갖는다. 세형동검, 중국 동전, 청동거울 등 외부에서 만든 물건이 여러시대에 걸쳐 확인돼 연안 항로와 교류를 담당하는 항구가 여수에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 집터나 무덤 형태, 토기 양식 등이 변화해 세력 각지와 다양하게 교류한 덕에 자연스럽게 문화를 받아들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시대 여수는 옛 지도와 여수 앞바다 부근에서 발견된 무기류, 고문헌 등을 통해 전라도 해안 방어의 거점으로 역할했음을 알 수 있다. 승병들이 주둔하기도 했던 지역 대표 사찰인 흥국사는 전쟁 이후에도 번창해 조선 후기 지역 불교문화 발전에 기여했다. 이 전시에서는 흥국사에서 대여한 보물 십육나한도 등을 통해 조선 후기 불교미술의 정수를 만나볼 수 있다.

근현대기 여수는 사진 등의 자료를 통해 살펴본다. 여수는 제국주의 열강이 이권을 다투는 장소로, 일제강점기에는 식민지 수탈의 통로였다. 한국전쟁 전후로는 이념 갈등에 휩쓸렸으나 빠른 공업화를 이루고 현재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부상했다.

국립광주박물관 남도문화특별전 '여수-그 시절의 바다' 한 켠에는 흥국사를 재현놓은 듯한 코너가 마련돼있다. 조선시대 승병이 주둔했던 여수 흥국사는 보물인 십육나한도를 포함한 유물 대여를 수락, 이번 전시르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번 전시를 담당한 노형신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바다를 중심으로 각지와 교류한 거점으로 문화가 꽃피었던 곳이 바로 여수다"며 "이번 전시가 여수의 오랜 역사와 문화를 되새기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8월 15일까지.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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