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땅서 마주한 풍경과 고뇌 속
우연처럼 찾아온 작품 세계 변화
고향과 닮은 텍사스 자연물 담아
화면 비우며 여백에 메시지 함축

"완벽하게 곳곳이 칠해지지 않아도 그것은 결점이 아니라 화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와 그림은 참 비슷한 것 같다."
광주 롯데갤러리가 오수경 작가 초대전 '우서일절(偶書一絶)-너에게로 가는 길'을 6월 28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롯데갤러리가 지역 미술계와 소통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오수경 작가의 귀국전이다. 작품은 작가가 5년 여간 미국서 생활하면서 제작한 근작들이 중심이 된다.

이 작품들은 전시명인 '우서일절'이 뜻하는 '우연히 쓴 시'처럼 우연처럼 찾아온 작품들이다. 갑작스레 삶의 터전을 낯선 땅 미국 텍사스로 옮기면서 향수병을 앓게 된 작가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매일 산책을 나갔다가 집 근처 관상용 사과나무를 마주하게 된다. 나무 사이사이로 보이는 청명한 하늘이 다양한 시간대에 다채로운 하늘빛을 내며 문득 작가의 마음으로 다가섰다. 그 하늘빛은 신비로운 노랑이었다가 오렌지색이기도 했고 보라색으로 물들기도 했다.
이에 영감을 받아 자연물 사이사이로 텍사스의 청명한 하늘이 시시각각 다양한 빛을 띠는 것을 작가는 유화 물감을 덧입히는 방식으로 보여줬고 점차 하늘빛에 집중하기 위해 캔버스에 담아냈던 것을 하나씩 덜어내며 작업은 변화했다.
작가의 이전 작업들이 캔버스를 가득히 채워 화면을 장악했다면 이번 작업은 시를 짓듯 한 가지 대상에만 집중하고 여백에 의미를 가득 담아낸 것이다.

화면엔 여름 날씨가 계속 되는 텍사스의 풍경에서 마주하는 것들이 담겼으나 그 대상들은 그가 고향에서 마주했던 필연의 존재들이기도 하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작가의 마음이 낯선 땅 풍경을 바라보는 눈이 됐을터다.
전시 부제인 '너에게로 가는 길'은 작가의 '고향으로 향하는 마음'이자 '작가로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인 것이다.
오수경 작가는 "내 그림도 마치 어느날 계기도 없이, 거창한 계획이나 논리도 없이 만들어진 우연과 비슷하다"며 "편히 던져지는 웃음들과 같이, 요리가 끝날 때쯤 갑자기 털어 넣는 재료들과 같이 사고처럼 만들어진 그림들"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그는 "함축적인 언어로도 의미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시는 그림과 참 비슷한 데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느 시처럼, 정제되지 않은 이 그림으로도 제가 전하고 싶은 말들은 아주 많다"고 전한다.
한편 오수경 작가는 오지호 화백의 손녀이자 오승윤 화백의 장녀로 이화여대와 동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8회의 개인전을 열고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광주시립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 홍콩 대사관 관저, 북경대사관 관저가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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