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 '벽과 창' 주제
30일까지 예술공간 집
팬데믹 상황 예술가 고찰 담아
존재 관계성 진정한 자유 추구
코로나 19 팬데믹은 화가들을 비롯한 많은 예술인들에게 관객과의 소통과 교감의 창구를 막은 장벽이었다.
작가들은 저마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 작품을 통해 외부세계와 존재의 단절 속에서 그 고뇌와 열정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한국화가 이구용의 개인전이 '벽과 창'을 주제로 21∼ 30일까지 광주 동구 제봉로 예술공간 집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20여 점의 수묵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지난해부터 일상을 뒤흔들어 온 팬데믹 상황에 대한 예술가의 고찰이랄 수 있다. 작가는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의 틀이 흔들리는 현실에서 존재의 관계성에 대한 해석과 공간과 시간에 대한 성찰을 담아냈다.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고립한 시간에 타자와 주변의 사물과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을 고민하며 생긴 상념들을 화면 위에 녹여냈다. 그는 본래의 형상이나 이미지의 의미를 함축하는 은유적 표현을 중시하며 사고를 전환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질문을 던졌다. 기존의 벽을 넘어 새로운 담을 쌓고, 창을 내고, 또 다른 공간을 만나기 위한 시도를 한다. 또한 외형에 갇혀있는 시선을 풀어내서 욕망과 관념에 집착하는 일상 속에서 벗어나 순수한 본성을 깨워 진정한 자유로움을 추구했다. 그리고 열림과 닫힘, 빛과 어둠, 안정과 불안 등 상대적 개념에 대한 사유를 구축하기 위한 모색을 화폭에 그려냈다.
삶의 굴레에서 해탈과 깨달음을 바라며 벽면을 치고 안을 들여다봤다. 모든 것이 비어있는 공허함임을 설파한 부처의 마음과 순수한 어린아이의 동심을 생각하며 붓을 들었다.
그는 그동안 살아가는 시간, 공간 속에서 연을 맺고 있는 것들이 겹겹이 겹쳐 만들어진 생명의 무늬로 산의 원형적 형상을 통해 사유의 정신성을 담아 내적 성찰의 모습이을 표현했다.
또 남종화의 정신성과 형식적인 특성을 바탕에 두고 현대적 감성을 접목시켜 실험적으로 표현한 작품들로 주목받았다.
기존 작품들은 산이 가지고 있는 동양의 상징적 덕목을 형상화해보고 싶은 의도에서 근원적 원형의 단순성을 추구한 점이 돋보인다.
수묵과 채색의 중첩된 점과 선은 신성한 산의 기세와 생명의 울림과 호흡을 거친 필획에 담아 숭고함과 근원성에 다름 아니다.
이구용 작가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추상적인 단순한 필획을 긋는 행위로 진솔한 내면과의 대화를 시도했다. 절제된 수묵의 필획으로 얻은 담백하고 졸박한 미감과 조형미를 무작위로 표현해본다. 덜어내기, 내려놓기, 비워가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꾸밈없는 소박함이 배어있는 수묵으로 어지러운 현실의 삶을 정화하며 사색할 수 있는 단초를 열고자 한다"며 "현란한 이미지와 색깔이 눈을 빼앗고 사유하기를 멈추게 하는 요즘 세상에 수묵과 비움의 여백미를 통해 내면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함께 나눌 수 있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구용 작가는 전남대 예술대학 미술학과를 나와 중앙대대학원 한국학과를 거쳐 현재 전남대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동안 서울 학고재와 광주신세계갤러리 등에서 열두 번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최근 2021 수묵비엔날레 등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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