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연극마을 오새희 '꿈, 어떤 맑은 날'
희생자들의 평범한 삶과 소박한 꿈 다뤄
객석은 눈물 "주입식 아닌 공감의 5·18"
20대가 바라보는 관점에서 5·18 민주화항운동을 그려낸 '공감'의 무대였다.
16~17일 오후 극장 연바람에서 5·18을 소재로 한 음악시극 '꿈, 어떤 맑은 날'이 펼쳐졌다. 이번 공연은 푸른연극마을 소속 오새희(26) 배우의 첫 연출작으로, 그가 동갑내기 예술인 3명과 함께 41주년을 맞은 5·18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냈다.
공연의 특징은 5·18 당시 희생된 시민들이 가졌을 평범한 삶과 소박한 꿈을 다뤘다는 점이다.
특히 작품에 연극·춤·음악·영상·시 등 여러 예술 장르를 접목해 희생자들이 살았던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공감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이는 5·18 역사에 대해 무작정 가르치는 방식에서 벗어나, 그 시절 시민들의 이야기를 함께 경청하고 피부로 느끼는 등 감정적 교류를 원했던 제작자의 의도가 깔려있다.
총 4부로 이뤄진 극의 전개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관통하는 메시지를 관객에게 던지고 있다. "당신의 5월은 어떠신가요?"
1부 '혼을 부르는 소리:넑이 깨어나다', 2부 '그리움:꽃의 주인이 없는 곳에', 3부 '밤과 꿈:기억의 소리들', 4부 '혼을 보내는 소리:바람과 함께 지나가다' 등 주제별로 5·18 희생자의 '소리'를 담아내려는 시도 또한 돋보였다.
공연 중 영상으로 등장하는 '누가 그 날을 모른다 말하리'(고정희), '당신 가고 봄이 와서'(김용택), '오월로 가는 길'(김사인) 등 오월시는 무대 위 배우들을 보조하는 감초 역할을 했다.
공연이 시작되자 우리가 살고 있는 2021년 평화로운 광주의 모습을 담은 한 편의 영상이 나온다. 금남로 거리에서부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평범한 일상을 나타내는 장소가 속속 등장한다. 이후 바람에 나불대는 나무가 우거진 어느 숲속에서 배우들이 춤을 추고 뛰어다닌다.
영상이 끝나자 무대 위에선 배우들이 추억의 땅따먹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등 놀이를 선보인다. 관객들로 하여금 과거의 잃어버린 동심을 일깨워준 순간이었다.
이렇게 1부는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교차하면서 5·18 희생자들의 티 없이 맑은 영혼이 깨어나는 모습을 재현하며 마무리된다.
꽃을 주제로 한 2부와 5·18 목격자 인터뷰가 담긴 3부,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 4부 모두 누구나 누려야 할 평범한 삶이 한순간 사치가 돼버린 오월의 참상을 춤과 음악, 연극 등 예술로 표현해 관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무대 위 나뒹굴어져 있는 여러 켤레의 신발과 새하얀 천을 보던 일부 관객은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오새희 배우는 "5·18이 더는 가르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모든 세대가 감정적으로 공감할 수 있기를 바라며 공연을 기획했다"면서 "현재 우리와 같이 평범한 삶을 살며 소박한 꿈을 꾸었을 희생자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공연을 본 관객들이 5·18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는 등 단순한 감정을 하나라도 느낀다면 그 목표를 달성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 오월지키기대책위, 오월 문제 해결 위한 공개토론회 제안 21일 오전 광주·전남 199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오월정신 지키기 범시도민 대책위원회'가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월 문제 해결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제안하고 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5·18 공법단체와 특전사 동지회의 대국민 공동선언식 이후 촉발된 오월단체와의 갈등 해결을 위해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광주·전남 199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오월정신 지키기 범시도민 대책위원회'는 21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책위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시민 참여를 전제로 오월이 현재 직면한 문제와 5·18 50주년을 비롯한 중·장기적 과제에 대한 광주공동체의 책임과 노력, 해법을 찾기 위해 공개토론회를 제안한다"고 밝혔다.이어 "지금까지는 5·18 공법단체와 특전사 동지회의 활동에 하나하나 대응하는 식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능동적으로 오월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자 한다"고 설명했다.대책위가 제안한 공개토론회의 원칙은 광주·전남 시·도민의 눈높이에서 현안을 바라보고 해결하는 것으로 구성은 광주시와 광주시의회, 5·18기념재단, 대책위 등 4자 토론회다.5·18 공법단체와 특전사 동지회는 지난달 12일 5·18기념재단이 제안해 열렸던 비공개 간담회 때처럼 갈등의 양상만 부각되면서 서로의 주장만 되풀이하다가 결과물을 도출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어 구성에서 배제했다.다만 대책위는 공개토론회 진행에 앞서 5·18 공법단체와 특전사 동지회에 '진정한 사죄의 조건'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한 공개토론회를 별도로 제안했다.유봉식 대책위 상임대표는 "올해 불거진 오월 갈등은 크게는 대국민 공동선언식으로 촉발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동안 광주와 오월이 안고 있던 수많은 문제들이 터진 것이다"며 "당사자들끼리 사과하고 끝날 문제가 아니라 광주·전남 시·도민 전체가 '그만하면 됐다'라고 할때까지 5·18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고백과 같은 실질적인 노력이 있었어야 진정한 사죄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어 "광주·전남 시·도민의 눈높이에서 공개토론회를 열어 오월이 직면한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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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 진실 그림 통해 알리고 싶어 배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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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전사회 세 번째 오월영령 참배···"진정한 사죄부터" 일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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