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는 안정세 유지하더니
올 들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서
계속 오를 가능성 커 대책 필요
30평대 5억 훌쩍, 이것 저것 옵션까지 끼우면 후덜덜
20년된 구축아파트에 살고 있는 김모(55)씨는 새 아파트 분양의 꿈을 접었다.
현재 소유하고 있는 집을 팔아도 3억원 정도 대출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요즘 광주에서 30평대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적어도 5억원은 있어야 한다"며 "분양 열기가 지속되면서 분양가가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형건설사들이 수천만원에 이르는 각종 옵션 비용까지 부담시키면서 분양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분양가 관리지역 지정 이후 안정세를 유지했던 광주 아파트 분양가가 올 들어 들썩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2021년 3월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 3월 광주 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는 421만8천원으로 전년 동기(384만3천원)보다 37만6천원 높아졌다.
3.3㎡당 3월 평균 분양가는 1천391만9천원으로 전년 같은 달(1천268만1천원)에 비해 무려 124만원 가량 뛰었다. 32평 아파트로 보면 대략 4억4천540만원으로, 1년 사이 4천만원 가량 치솟은 것이다.
평균 분양가격은 공표직전 12개월간(작성 기준일 포함)의 자료를 평균해 작성한다.
HUG 관계자는 "광주를 비롯해 인천, 대구, 울산, 충북, 전남, 경남, 제주 등 신규 분양가가 전달보다 많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2013년 8월 3.3㎡당 620만원 수준에 그쳤던 광주 아파트 분양가는 이후 급등세를 보이다 2019년 7월 광주가 고분양가관리지역으로 묶인 이후 1천200만원대의 안정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급등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말 외지투기세력 등의 영향으로 집값이 단기간 급등한 가운데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높이고, 여기에 각종 유상 옵션 등을 더해 실제 분양가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특히 외지 대형건설사들이 공급한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5억원대 중반까지 상승했다.
최근 분양한 A아파트(전용면적 84㎡A·최상층 제외)의 공급금액은 4억4천만원에서 5억700만원 수준. 여기에 수천만원대의 확장비와 중도금 유이자 등을 합하면 실제 분양가는 최고 5억6천만원대까지 치솟는다. 지난해 말 분양한 B와 C아파트의 분양가도 확장비 등을 포함하면 5억원대 초반에 달했다.
앞으로도 분양가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HUG가 공급 확대를 위해 고분양가 관리지역 분양가 심사 기준을 개정해 시세의 90%까지 반영키로 했기 때문이다. HUG는 2019년 7월 광주 서구·남구·광산구에 이어 2020년 12월 동구와 북구를 추가로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광주 서구 한 공인중개사는 "이런 속도로 가면 일부 인기 단지의 실제 분양가는 2천만원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며 "분양가 상승은 인근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사랑방부동산 최현웅 팀장은 "올해들어 청약경쟁률은 다소 낮아졌지만 5억원대의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1순위 마감됐다"며 "민간공원 특례사업인 중앙공원 1지구와 호남대 쌍촌캠퍼스 등 인기 예상단지들의 분양가에 따라 향후 지역 분양가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srb.co.kr
- 극심한 침체기 속 낙찰가율도 계속 하락 그래픽=이은영 ley2018@mdilbo.com 침체된 지역 주택시장, 올해 전망은 ④경매시장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아파트 경매 시장도 극심한 찬 바람이 불고 있다.지난달 전국적으로 아파트 낙찰률은 역대 세 번째로 낮은 27.5%를 기록하는 등 시장 침체에 따른 대다수 물건이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유찰된 셈이다.광주 역시 경매 물건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아파트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모 아파트의 경우 9차례 유찰된 경우도 나타나고 있는 데다 낙찰가율도 크게 낮아지는 모양새다.25일 대한민국법원 법원경매정보와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 등에 따르면 지난 12월 광주지역 아파트 경매 건수는 56건으로 그중 16건만 새 주인을 찾았다.낙찰률로 보면 전국 평균과 엇비슷한 28.6%를 기록했으며 낙찰가율도 80.8%로 평균(75.0%)보다 5.8%p 높았다.하지만 최근의 부동산 경기가 반영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낙찰가율도 큰 폭으로 떨어지는 추세다.'부동산 선행지표'로 불리는 낙찰가율은 해당 물건에 대한 현시세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 호황기와 침체기를 구분하는 기준이기도 하다.감정평가사들이 매기는 감정평가액이 시세보다 보수적으로 책정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부동산 호황기의 경우 낙찰가율이 100% 이상을 초과하는 경우도 상당하다.반면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위기가 찾아왔던 2008년부터 부동산 침체기의 절정에 달했던 2013년까지 전국 평균 낙찰가율은 68.8%에 그쳤었다.지난해 광주지역 낙찰가율을 보면 1월 94.2%, 2월 88.9%, 3월 96.6%, 4월 98.1%, 5월 92.4%, 6월 94.1%, 7월 91.6%, 8월 90.3% 등으로 전국적인 침체 여파가 미치기 전까지는 대체로 낙찰가율의 90% 이상이었다.하지만 9월부터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모두 하락세가 두드러졌다.1~8월까지 낙찰률은 최대 56.4%를 기록하는 등 평균적으로 42.9%로 나타났지만, 9월 28.6%, 10월 16%, 11월 26.6%, 12월 28.6%로 30% 이하로 뚝 떨어졌다.낙찰가율도 9월 82.7%를 시작으로 10월 71.9%, 11월 78.6%, 12월 80.8% 등으로 거의 80% 이하를 맴돌았다.실제로 지난 18일 열린 경매에 나온 아파트 13건 중 낙찰로 이어진 경우는 6건으로 낙찰률은 46.1%였지만 낙찰가율은 67.6%에 그쳤다.한번 유찰될 때마다 직전 최저가의 20~30%씩 최저가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이번에 낙찰된 아파트들 모두 한 차례 이상 유찰된 사례다.경매 예정 물건으로 올라온 42건의 아파트 모두 한차례 이상 유찰됐으며 그중 두암동 전용면적 31.77㎡ 와 쌍암동 32.32㎡의 경우 8차례 유찰되면서 최저낙찰(매각)가격도 당초 감정평가액의 14%수준까지 떨어졌다.9차례 유찰된 쌍촌동 63.31㎡의 경우 최초 감정평가액인 2억5천100만원의 11%수준인 2천947만7천원이 최저낙찰가격이다. 경쟁자가 없다면 최저가격보다만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26평형 아파트를 낙찰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지지옥션 측은 이 같은 낙찰가율 하락에 대해 고금리로 인한 대출이자 부담과 집값 추가 하락의 우려로 점점 낮아지는 추세로 보고 있다.지역 업계에서도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경매 시장 역시 침체가 계속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한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매매 등 거래가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데 경매 시장이라고 다를 바가 없을 것"이라며 "현금보유자가 아닌 이상 경매 역시 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건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부동산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돼야 낙찰가율도 올라가지 않겠냐"고 전망했다.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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