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非한양 시공권 기싸움 불똥
지주들 항의방문 예고 등 후폭풍
광주지역 민간공원 특례사업지 가운데 30% 이상의 면적을 차지하는 중앙공원1지구 논란이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최초 사업자 선정 번복 과정에서 빚어진 혼란에 이어 평균분양가 갈팡질팡도 모자라 최근에는 사업 무산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정상 추진에 켜진 빨간불이 좀처럼 꺼지지 못하고 있어서다.
특수목적법인(SPC) 내 시공권 힘겨루기가 잦은 법인 대표 교체, 법적 갈등 비화 고비 등 내분에 그치지 않고 광주시와의 이견으로 확산되면서 더욱 꼬이는 모양새다.
여기에 토지소유자들이 사업 속도를 촉구하며 광주시 항의방문을 예고하고 나서 상당기간 후폭풍까지 우려된다.
13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시는 전날 '중앙1지구 사업자의 귀책사유 탓에 사업의 정상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중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업시행자인 빛고을중앙공원개발(주) SPC가 '사업이행보증서'와 '협약이행보증서' 제출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심각한 내분 행태를 보이며 사업 추진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업자 측은 즉각 반발했다.
공원조성사업비의 10%에 해당하는 사업이행보증금(130억)은 이달 말까지 증권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받고 보정 중이며, 토지보상비 일부인 협약이행보증금(326억원) 증권 역시 이미 제출된 상태로 효력 기한이 만료돼 연장만 하면 되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당일 갑작스러운 강경 입장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지적을 의식한 듯 광주시는 "(발표 시점 결정에)별다른 의도는 없다"면서도 "내부 주주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양측으로 갈라져 서로의 주장을 여론화 하는 등 적절하지 못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말로 배경 설명을 대신했다.
광주시와 사업자 간 주장 배치는 SPC 내부 기싸움 불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 빛고을SPC 내분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주)한양과 우빈산업 등 3개 업체가 각각 3대7 비율로 참여하고 있는 빛고을은 지난해부터 한양과 비(非) 한양 세력으로 나뉘어 주도권 다툼을 벌여왔다. 이 여파로 잦은 법인 대표 교체, 법적 갈등 비화 고비 등을 겪기도 했다.
현재 해당 법인은 비 한양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최근 롯데 측과 도급약정서를 체결하며 최대주주사인 한양과 우선 시공협의를 진행하도록 요청했다면서도 무산되면 시공권 전체는 롯데가 갖는다는 자료를 배포해 또 한 번 한양과의 내부 갈등을 드러냈다.
이에 한양도 반발하며 내분이 사실임을 실토했다.
계속되는 SPC 내분에 시민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지주들은 시가 사업 지연 요소를 제거하고 추진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항의 방문 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토지 소유자는 "주주 간 힘겨루기, 광주시와의 이견, 보상 기준 등을 둔 지주 불만까지 어느 하나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 몫인 만큼 관계자 모두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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