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보증서 제출하라" 공개 압박
시행사 "협약 위반없어" 억울 호소
광주시가 민간공원 특례사업지 가운데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중앙공원 1지구와 관련 "중대한 결정을 할 수 밖에 없다"고 12일 밝혔다. 사업자의 귀책사유 탓에 사업의 정상 추진이 불가능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인데 사업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특수목적법인(SPC) 내분을 겨냥한 조치로 보인다.
하지만 이날 공교롭게도 시공회사가 선정되는 날이어서 광주시의 강경 입장 발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종효 광주시 행정부시장은 이날 오후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특례사업 관련 광주시 입장'이라는 제목의 긴급 입장문을 내고 이 같이 밝혔다.
김 부시장은 "우리시의 민간공원 특례사업 공원면적 비율은 90.3%로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높고, 초과이익 공공재투자, 민관거버넌스협의체 구성 등 타 지자체와 비교해 가장 모범사례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면서도 "그러나 중앙1지구의 경우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주)이 사업시행자로서 적절하지 못한 행태를 보이고 있어 심각한 애로를 겪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종효 부시장은 사업이행보증서와 협약이행보증서 제출의무 불이행, 시공권 등 이해관계로 인한 주주간 내분과 여론화 등을 그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광주시는 더이상 사업자 내부 싸움으로 인해 사업 지연을 방치할 수 없다"면서 "시민의 이익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자 측이 적법한 사업이행보증서와 협약이행보증서를 이달 말까지 제출하지 않거나, 내분으로 정상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관련 법령 등을 고려해 중대한 결정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못박았다.
중대 결정은 최악의 경우 '사업자 지정 취소'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 독촉한 사안은 크게 3가지다. 예치금과 사업이행 보증서, 협약이행 보증서 등이다. 이 중 예치금 3천269억 원은 지난 1월 중순 기한내 납부가 완료됐다.
반면 협약이행 보증금으로 내야 할 326억 원(예치금의 10%)은 애초 납입기한(4월9일)을 넘겼고, 다시 한 번 기회를 줘 4월30일까지 납부하지 못한 경우 '결정적 귀책 사유'로 보고 중대 결정을 내리겠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또 공원시설 사업비 1300억 원의 10%인 130억 원의 사업이행 보증금은 직접 납부하든지 보증서를 발급해 제출하라는 게 시의 요구사항이다. "6500억 원 조달을 약속한 대출확약서를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발급받아 광주시에 제출한 만큼 대출 확약서를 대신하자"는 빛고을 측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빛고을 측은 "사업이행, 협약이행 보증서는 지난해 사업자 지정 당시에 이미 제출된 것이고, 보증서 형식상 일부 문제가 있어 4월말까지 보정키로 약속했는데, 하필 시공사가 선정된 날, 중대 발표 운운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또 "사업수행이 어려워지는 것은 보증증권이 제출됐냐의 문제가 아니라 토지보상 착수, 공원시설 설치를 위한 재원조달이 안되고 있는 상황 때문"이라며 "원활한 사업수행을 위해선 시가 재원 조달을 어렵게 하는 중대 결심을 논할 것이 아니라 당초 사업계획 변경 취지에 맞게 재원 조달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분양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 강남아파트에서만 내걸었던 '롯데캐슬 시그니처' 브랜드가 도입된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 광주 복합쇼핑몰 "차 아닌 보행자 중심, 도시 설계" 강기정 광주시장 등 광주시 도시정책 현장시찰단은 지난 20일 일본 요코하마를 방문해 윤장식 요코하마 국립대교수의 안내로 도심 일원을 걸으며 보행자 중심의 도시설계 등 건축물 활용 방안을 모색했다.광주시 제공 강기정 시장 등 광주시 도시정책 현장시찰단이 지난 20일 일본 요코하마를 찾아 지속가능하고 인간중심의 새로운 도시모델 발굴에 나섰다.또 근대역사문화유산 건축물 활용 방안 모색도 이뤄졌다.강 시장 등 현장시찰단은 이날 요코하마 철도역과 주요 건물을 연결하는 공중보도, 넓은 보행로, 차 없는 거리 등 보행자 중심의 도시설계와 철길·창고 등 근대역사문화유산 활용 사례 등을 둘러봤다.현장시찰단은 사쿠라키쵸역 → 요코하마 시청사 → 옛 제일은행 요코하마지점 → 키타나카 브릭 → 니혼마루 메모리얼파크 → 미나토미라이 자동보도(무빙워크) → 랜드마크타워&프라자 → 도크야드가든 → 그랜드몰공원 → 린코파크 → 수변공원 → 아카렌가 창고 → 죠노하나파크 → 오오산바시 국제여객터미널까지 3시간 가량을 도보로 직접 이동하며 요코하마의 보행공간의 특징을 탐색했다.이는 광주시가 추진하는 '걷고 싶은 길' 등 보행자 중심의 도시설계,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 내 보행 중심 설계, 광주신세계 확장 및 종합버스터미널 복합화 사업에 따른 광천동 일대 교통문제 해결, 근대역사문화 건축물 활용방안 등에 접목할 수 있는 지를 직접 걸으며 체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이날 탐방에는 윤장식 요코하마 국립대교수가 동행해 요코하마의 장기적인 도시계획과 근대역사문화 건축물 등을 활용한 관광산업 등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졌다.1859년 일본 최초로 개항한 요코하마는 1980년대까지 항만무역도시로 성장했으나, 조선소 이전 등으로 공업도시로서의 힘을 잃었다. 이후 도심 공동화(베드타운) 등의 문제가 발생하자 오피스·쇼핑문화 시설 등을 집중 배치한 '유메하마 2010 플랜' 등 장기 도시계획을 통해 요코하마의 도시 자립성을 강화, 도쿄 수도권의 업무기능을 분담하고 슬럼화된 기존 항만을 공원·녹지공간으로 정비해 국제도시로 성장했다.현장시찰단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건물과 길의 연결 사례에 주목했다.먼저 사쿠라키쵸역과 랜드마크타워, 쇼핑센터를 거쳐 요코하마시청까지 복층도로로 설계된 보행공간을 확인했다. 보행 공간과 자동차 공간을 분리하는 등 인간중심의 도시 조성은 물론 랜드마크타워를 중심으로 모여있는 업무·상업 복합공간을 살펴봤다. 현장시찰단은 이 곳에서 시민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기업유치 측면에서도 성공한 점을 눈여겨봤다.특히 과거 공업도시로서의 역사 보존을 위해 철로 구간을 개항의 역사를 담은 '개항의 길'로, 화물창고를 이벤트홀·상업시설이 결합된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원형보존·개발한 것이 눈에 띄었다. 이밖에도 조선소·은행 건축물 일부 등을 철거하지 않고 보존·개발하면서 역사와 문화가 풍부한 도시로 진화했다.윤장식 교수는 "요코하마의 눈부신 발전은 '인간중심'의 도시설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중심의 도시계획이 아닌 사람 중심의 장기계획을 세워 지속가능한 신도시 모델을 실현했다는 것이다. 특히 민관협력을 통해 도시의 디자인과 역사·문화적 요소를 풍부하게 살려 해변을 중심으로 한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만들어낸 점도 주목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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