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재생에너지·AI 결합…최첨단 미래농업 선도한다

입력 2023.12.28. 18:16 이윤주 기자
⑫·끝 지속가능한 전남 농어업을 위한 제언
도, AI첨단농산업융복합단지 추진
스마트농업시대 新 패러다임 제시
쌀·채소 주산지… 유리온실 최대
기후변화 대응 기관들 속속 건립
신재생에너지·AI 인프라 강점
소멸위기 농촌 미래 대안 마련
지난 19일 전남도청 김대중강당에서 열린 '전남도 AI첨단농산업융복합지구 조성 포럼' 토론회.

'기후위기시대 전남, 미래를 일군다' ⑫·끝 지속가능한 전남 농어업을 위한 제언

전남이 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다. 

‘AI첨단농산업융복합지구 조성’을 통해 첨단기술로 농업에 혁신을 불어넣고, 전남의 강점인 신재생에너지를 접목해 지속가능한 미래농업을 구현하겠다는 방안이다. 지난 19일 전남도청 김대중강당에서 열린 ‘AI첨단농산업 융복합지구 조성 포럼’은 그 출발점이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전남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을 농업 선진국으로 이끌기 위한 방향을 모색했다. 위기에 놓인 농업 그리고 지역의 경쟁력을 키워 농업 대전환과 기후위기 대응, 식량안보 강화를 전남이 선도하겠다는 의지다.


◆AI농생명밸리 조성, 농업 선진국 도약

'AI 첨단농산업 융복합지구' 조성 사업은 AI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스마트 농업시장 성장 흐름에 맞춰 전남도가 야심 차게 준비해 온 민선 8기 핵심사업이다.

전남도는 1조3천억을 투입해 330㏊ 규모로 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농산업을 융복합한 첨단농업 집적단지를 조성해 대한민국 미래 농업을 이끈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농산업빅데이터센터', '국립첨단농산업진흥원'을 건립해 농업 전주기에 걸쳐 스마트·디지털화를 선도하고, '첨단농산업 소재·부품·장비 산단'과 '대규모 지능형 스마트 온실' 등 'AI 첨단농산업 융복합지구'를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이 날 'AI첨단농산업 융복합지구 조성'에 대한 주제발표에 나선 김관수 서울대 교수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당위성에 대해 설명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전남이 앞서 있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농산업 혁신 사례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실제 전남은 지난해 기준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6.97TWh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했고,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6.68TWh 발전량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신안 8.2GW 해상 풍력 발전사업이 준공되는 2030년에는 압도적인 1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후위기에 몸살을 앓고 있는 농업에 첨단기술과 신재생에너지를 결합시킬 경우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환경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사회 경제적 가치를 상승시키는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다.

지난 19일 전남도청 김대중강에서 열린 'AI 첨단농산업 융복합 지구 지역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퍼포먼스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남도제공

◆풍부한 농업인프라 적극 활용을

기후위기와 고령화 등으로 힘겨운 '농도' 전남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한호 서울대 교수는 기조강연 '한국농업과 전라남도'에서 전남의 넓은 경지와 온실 등 풍부한 농업인프라와 높은 성장잠재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국가통계포털 '시도별 벼 재배면적 및 쌀 생산량'을 살펴보면 전남의 2023년 쌀 재배면적은 15만 ㏊로 전국에서 가장 넓다. 충남이 13만2천㏊로 뒤를 이었으며, 전북은 11만4천㏊로 세번째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쌀 생산량 역시 전남은 73만7천t으로 전국 최대를 기록했다.

'2022지역별 시설채소 온실현황'에서도 전남 유리온실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95㏊로 조사됐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유리온실 335㏊의 28.4%를 차지하고 있다. 노지 채소도 3만4천869㏊에서 169만6천500여t을 생산해 전국에서 가장 높다. 특히 생산량의 경우 2위인 강원도의 73만7천여t의 두배를 훌쩍 뛰어넘는 압도적인 수치다.

김한호 교수는 "쌀 중심이면서 유리온실 면적이 넓다는 것은 첨단농업에 대한 환경이 다른 지역보다 탁월해 AI첨단농산업융복합단지 조성에 유리한 조건이다"며 "전남는 우리나라 농업의 축소판으로 한국 농업이 겪고 있는 전체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는 선도지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전남도가 스마트 농업을 목표로 그동안 꾸준히 유치해 온 다양한 농업 연구기관도 미래 경쟁력이 되고 있다.

지난해 운영을 시작한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비롯해 나주 첨단 무인자동화농업생산단지가 올해 구축을 완료했으며 해남 농식품기후변화대응센터, 무안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 장성 국립아열대작물 실증센터, 함평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 고흥 스마트축산ICT 시범단지 등이 오는 2027년까지 차례로 들어설 예정이다.

구례 자연드림파크와 내년에 조성 완료할 화순 기능성 HMR산업화 실증센터는 농산물 유통 플랫폼으로 역할을 할 전망이다. 광주 AI산업융합사업단, 전북 농기계클러스터 등과도 협업해 지자체 간 시너지 창출도 도모한다.

생산활동부터 가공,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탈바꿈,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하겠다는 것이 전남도의 계획이다.

지난 19일 전남도청 김대중강당에서 열린 '전남도 AI첨단농산업융복합지구 조성 포럼' 토론회.

◆"전남이 우리나라 미래 농업 대안 마련"

이날 포럼에서는 조창완 전남연구원 부원장을 좌장으로 각계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도출됐다.

이정삼 농림축산식품부 스마트농업정책과장은 실질적인 비지니스 모델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차별화를 주문했다.

이 과장은 "좋은 기술과 혁신을 만들어도 수용체와 팔 수 있는 시장을 먼저 파악한 후 진행되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며 "네덜란드는 파프리카에 색을 입혀 세계 시장을 공략했고, 뉴질랜드 역시 강자가 없던 품목인 키위로 성공사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전국의 수많은 농업 관련 기관과 시설들이 산재해있음에도 다시 전남에 국가기관을 건립하기 위해서는 명분이 필요하다"며 "내년 7월 시행되는 스마트농업육성지구 사업을 겨냥해 계획을 충실히 만든 후 집적화와 전후방 기업을 정해 클러스트로 가야한다"고 당부했다.

이경환 전남대학교 교수는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K푸드와 결합해 품질 좋고 안전한 K농산물의 생산 거점을 만들고 K애그리텍까지 수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인재육성과 실증을 강화하고 전 세계 기근에 기여하겠다는 아젠다를 공표하면 해외기관과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나해영 목포대학교 교수는 전남이 동북아시아 농산업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 교수는 "세계 곳곳에서 식량안보를 위한 애그리테크 사업에 도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높은 재배기술을 보유한 곳은 많지 않다"며 "시설원예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후방 산업을 육성하면 동북아시아 농산업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시 주변 노후화된 온실지구를 농촌재생, 도시재생을 통해 리모델링해 활용하면 청년인구 유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전남도가 전담기구를 만들어 이를 구체화하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기술분야 전문가들도 높은 관심과 참여 의지를 보였다.

진상현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네이버클라우드의 대규모 데이터서비스를 작물 환경 데이터 사용자들에게 친화적인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며 "전남도의 AI첨단농산업융복합지구 조성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대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실장은 "데이터 경제시대고, 전 세계가 스마트농업에 동의하고 있다"며 "농업부문의 디지털 전환과 경제체계 구축 필요한 시점에 전남의 AI첨단농산업융복합지구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곽재도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본부장은 "현재 광주에는 120개 AI관련 기업이 상주하고 있는데 거대한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데이터를 축적, 가공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며 "전남의 신재생에너지와 바로 옆 광주의 인프라가 합쳐 지면 AI첨단농산업융복합지구 조성에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효석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AI첨단농산업융복합지구 전체 330만㎡(100만 평) 중 약 100만㎡(30만 평)에 이르는 디지털팜랜드를 조성할 계획"이라며 "디지털팜랜드는 테스트베드 생산단지이면서 첨단농산업 전문인력 육성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 국장은 "우리나라 농촌의 문제인 소멸대응과 미래농촌을 위한 대안을 전남이 공영농업을 통해 지방정부의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며 "농산업 전주기 생태계 구축을 통해 6차산업, 문화, 물류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전남이 차곡차곡 디딤돌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윤주기자 storyboar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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