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지켜 생산한 뒤 현대화 마케팅으로 승부수

입력 2022.07.26. 18:23 이정민 기자
[농촌 창업 청년들 성공스토리]
⑦순천 러프티하우스 신선미 대표
러프티하우스 전경

[농촌 창업 청년들 성공스토리] ⑦순천 러프티하우스 신선미 대표

순천 선암사의 산기슭에서 만난 마흔네 살의 젊은 여성은 어렸을 때부터 차와 함께 자라며 평생을 차를 위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버지 일을 도왔으니 차와 함께한 시절이 어느덧 30여년이 훌쩍 넘었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차밭에서 뒹굴고 있는 그 주인공은 러프티하우스의 신선미(44·사진) 대표다. 그는 "차(茶)는 나에게 숙명과도 같은 것"이라고 항상 되뇌며 살고 있다. 한 평생 차와 함께한 신 대표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학 공부 위해 일본행… 차에 빠져

대학교에서 일어일문학을 전공한 신 대표는 어학 공부를 위해 졸업 후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다도 문화가 널리 퍼져있는 일본에서 지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간 유학 생활을 하던 신 대표는 차에 빠지기 시작했다.

신 대표는 "일본에는 다도 문화가 확산돼 있는데 그중에서도 발효를 하지 않는 불발효차가 잘 정착돼 있었다"며 "어학 공부도 하면서 일본 곳곳을 다니며 차에 대한 공부도 병행했다"고 말했다.

신선미 대표가 일본 유학 생활 당시 현지에서 열린 차 박람회에서 차에 대한 설명을 하고있다.

그는 일본 유학 생활을 하며 현지에서 열리는 차 박람회, 차 강의 등은 거의 빠지지 않고 들었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원래 차에 대한 관심이 다른 사람 보다 월등히 많았지만 일본에서 차 문화를 직접 경험해 보니 정말 빠지게 됐다"면서 "일본의 차에 대한 공부를 위해 이곳저곳을 다녔는데 그 경험이 지금 돌아보면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3년간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본격적으로 차의 길로 접어들었다.


◆아버지가 전통식품명인 18호

사실 차는 신 대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아버지가 신광수 차 명인이기 때문이다.

신 대표 보다 먼저 '차의 인생'을 걸어온 아버지 신 명인은 50여년의 수제차 제다 경력을 인정받아, 지난 1999년 '전통식품명인 제18호'로 지정됐다.

신광수 차 명인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하는 식품명인은 전통식품의 제조, 가공, 조리방법을 원형 그대로 보전해 시현하는 인물을 대상으로 한다. 해당 분야에 20년 이상 종사해야 지정받을 수 있다.

이 같은 명인이 아버지로 계시니 신 대표는 어릴 때부터 차를 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신 대표는 "지금은 그런 불만이 없지만 학창 시절에 아버지 일을 항상 도와줬는데 너무 힘들고 하기 싫었던 것 같다"며 "매년 4월초부터 6월말까지는 학업을 제치고 아버지 일을 우선적으로 도왔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차 걸레를 빨고 차를 뜨거운 열에 덖을 때는 정말 힘들었다"며 "그래도 대학생이 되고 진로를 결정해야 될 때가 왔을 때는 자연스럽게 이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신 대표는 명인 아버지를 잇는 전수자로 지난 2005년 정식 등록됐다.


스틱티백

◆위기는 곧 기회… 센스 넘치는 마케팅

신 대표는 처음에는 아버지를 잇는 전수자로서 '차의 길'로 접어들었지만 갑자기 불어닥친 위기로 인해 사업자 대표가 됐다.

지난 2007년 한 방송에서 농약을 차밭에 뿌리는 장면을 보도한 이후 차의 인기는 곤두박질쳤다. 처음에는 해당 업체만 타격을 보겠거니라고 생각했던 게 점차 일이 커지면서 전국적으로 차 업계에 영향을 끼쳤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하고 전혀 상관없는 방송으로 우리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에 영향이 받는 것을 보고 큰 충격에 빠졌었다"며 "당시 매출이 반토막이 아니라 그 이상 떨어지면서 적자까지 생기는 상황으로 상당히 심각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신선미 대표가 다도체험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차에 대한 설명을 하고있다.

그때 신 대표는 낙담하지 않고 살 길을 찾다가 일본 유학시절 인맥을 동원했다. 당시 박람회와 강의 등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을 통해 현지에서 열리는 차 전시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신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불가항력적으로 매출이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돌파구를 찾다가 일본을 떠올렸고 그것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며 "그때 참여한 차 전시회를 통해 일본 현지에 수출할 기회가 생겨 매출도 점차 회복할 수 있었고 매출 10억이라는 말도 안 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위기를 극복해낸 그이지만 위기는 또 찾아왔다. 이번에는 지진이었다.

지난 2011년 3월 일본 도후쿠 지방에서 4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35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지진·해일로 일본의 수출이 전부 끊겼다.

이처럼 겨우 벗어난 위기에 또 한 번 고난이 찾아오자 신 대표는 공황장애까지 겪었다. 그렇게 자포자기하고 있던 신 대표를 구해준 것은 주위 사람들이었다.

신 대표는 "몇 년 동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주위에서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들어보라고 조언했는데 처음에는 시큰둥 하다가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수강신청을 하고 교육을 듣게 됐다"며 "그런데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해보고 교육을 들으면서 점차 활기를 되찾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의지가 생겼다"고 강조했다.

이 교육을 듣고 무엇인가 깨달은 신 대표는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진행하는 교육은 닥치는 대로 신청해 수강했고 이후에 '러프티하우스'라는 차 납품 업체를 차리게 됐다.

찾아오는 손님에게만 판매해서는 승산이 없다고 생각한 그는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홍보활동에 나섰고 제품 개발에도 힘썼다.

스틱티백

일반 티백보다 편의성과 환경성 등을 업그레이드한 스틱 티백을 만들어 홍보를 시작했고 소위 대박이 나기 시작했다.

현재 전국의 호텔, 레스토랑, 카페 등 100여곳에 납품하고 있으며 매출은 안정을 되찾았다.


◆마시는 차 넘어 '치유의 차' 바라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성공한 청년 농업 사업가로 거듭난 신 대표의 최종 꿈에 대한 키워드는 '치유 농업'이다.

그는 "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또 좋지 않은 영향을 받았지만 녹차 분말을 가지고 녹차 스프레드 만드는 체험 키트 등을 개발하며 또 한 번 차로 위기를 이겨냈다"며 "차와 함께 모든 고난과 어려움을 이겨낸 내가 또 다른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차로 치유해 줄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고 포부를 밝혔다.

실제 신 대표는 현재 가지고 있는 차밭에 지상 2층 101평 규모의 체험 시설을 건립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녹차 피자 체험, 다도 체험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신선미 러프티하우스 대표

신 대표는 "제가 운영하고 있는 차밭이나, 현재 건립 중인 체험 시설 모두 자연 속에 있기 때문에 이곳에 와서 숨 쉬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직까지는 부족하지만 차를 단순히 마시는 것을 넘어서 모든 사람에게 치유될 수 있는 차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정진할 계획이다"고 힘줘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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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강진청자축제' 내년부터 겨울에 만난다
강진 화목가마강진을 대표하는 '강진청자축제'가 내년부터 겨울에 열린다. 축제 비수기를 겨냥한 틈새마케팅이자 군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진 따뜻한 한마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6일 강진군에 따르면 '제51회 강진청자축제'를 내년 2월 23일부터 3월 1일까지 7일간 개최한다.군은 지난 2일 강진청자축제 상임위원회를 열고 논의를 통해 축제 개최일을 최종 결정했다.개최 시기에 대한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지난 9월 1일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참석자의 87%가 겨울축제 개최에 찬성함에 따라 본격적인 축제 일정과 프로그램 준비에 나섰다.계절적 특징을 살린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캠핑촌처럼 가족과 함께 간식을 구워먹을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한 '파이어 피트 9292', 캠프파이어와 새해 소망을 담아 태우는 '화목(和睦) 소원 태우기', 이글루, 눈사람 볼풀, 펭귄 포토존 등 어린이를 위한 겨울 분위기 포토존과 놀이 공간을 조성하는 '강진 스노우파크' 겨울 대표 스포츠인 '눈썰매장' 등이 대표적이다.특히 MZ세대를 겨냥한 야간 경관조명 '빛의 조형물'로 SNS 업로드를 위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가족단위 방문객들을 위해 글로벌 대동 연날리기, 황금 청자를 찾아라, 화목가마 장착패기, 스노루 오르골, 청자물레체험 및 코일링 체험 등 아이들의 관심을 유도할 체험행사도 마련된다.2월 23일 개막식 이후 개막 축하쇼 공개방송과 트로트 마당극, 에어돔 버스킹, 문화예술단체의 무대 등 공연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구성됐으며, 경품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강진청자축제는 과거에 고려청자를 많이 생산했던 강진 지역 역사와 청자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1973년에 '금릉 문화제'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작됐다. 그동안 여름 또는 가을에 청자 만들기 체험, 가마에 불 지피기 체험, 축하 공연, 고려청자 학술 심포지엄, 백일장,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왔으며 앞으로는 겨울 축제로 거듭나게 됐다.강진원 강진군수는 "축제 비수기인 겨울 틈새시장을 노려 강진만의 특화된 볼거리를 제공한다면 대표적인 겨울축제로 자리잡을 충분한 승산이 있다"며 "'불'과 '빛'을 활용해 겨울이라는 시기적 한계성을 넘어 색다른 볼거리가 있는 특별한 축제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강진=최제영기자 min2818@mdilbo.com
지방소멸
'청년 머무는 전남' 위해 2.4조 쏟아붇는다
전남도가 지방 소멸 불안에서 벗어나 인구구조 회복을 위한 청년 중심의 정주여건 개선에 10년 동안 2조원 이상을 투자한다.특히 청년 문화센터나 청년공공임대주택 건립, 청년창업·활동 등 '청년이 찾는 전남'을 위한 사업에 집중 투자해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의 기초를 다진다는 계획이다.9일 전남도에 따르면 향후 10년 동안 지방소멸대응기금(이하 대응기금)과 시군비 등 2조4천억여 원을 마련해 지역 청년인구 유출과 청년 인구 유입 등 각종 지원사업과 정주여건 개선 등에 상당량의 기금이 투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역기금 505억여 원에 기초기금 1천200억여 원, 기초기금 40% 수준의 시군비 등 매년 2천400억여 원이 올해부터 10년간 매년 투입된다.우선 올해부터 2025년까지 광역기금 883억여 원과 기초기금·시군비 900여 억원 등 1천800억여 원을 투입해 12개 사업에 사용된다.기금 사용 내용의 키워드는 '청년 지원', '정주여건 개선', '농산어촌 유학 활성화' 등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먼저 총 5개의 사업이 추진되는 청년 지원 사업 중 1순위는 청년문화센터 건립이다. 도내 22개 시군 중 공모를 통해 권역별로 4층 규모의 청년점포와 공유오피스, 공연장, 체육시설, 스튜디오 등 2곳을 건립하는데 400억원을 지원한다.2순위인 청년공공임대주택 건립 사업도 눈에 띈다. 구례군·고흥군·해남군 등 3곳에 130여 세대의 공공주택 건립에 360억원을 투입한다.구례군에는 공유사무실과 쉐어하우스, 원룸 등 3층 규모의 공공주택에 82억원을 지원하고, 고흥군 점암면 폐교 부지에 가족형 30호와 원룸형 15호 규모의 임대주택 45동을 건립하는데 127억을 사용한다. 해남군에는 해남읍 체육관 잔여부지에 청년들을 위한 연립주택 3동을 건립하는데 151억을 사용한다.3순위는 전남형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이다. 올해 5곳과 2023년 10곳 등 15곳을 조성하는 이 사업에 45억원을 투입하며, 대상지는 공모로 선정한다.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에도 100팀을 선발하는데 45억원이 쓰이며, 청년공동체 활동을 지원하는데도 200팀에 30억원이 사용된다.전남의 정주여건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세대어울림 복합 커뮤니티 센터도 장흥과 완도, 신안 등 3개 군에 건립된다. 예산은 모두 240억원 수준.100억원의 예산이 예상되는 장흥의 커뮤니티 센터는 옛 장흥교도소 부지에 4층 규모로 신축해 공동육아 나눔터와 키즈맘카페, 여성 거점공간, 공유 오피스 등이 들어서고, 완도 커뮤니티 센터 역시 70억원을 들여 공연장과 청년센터, 놀이방 카페 등이 들어선다. 신안 안좌중 분교를 리모델링해 영유아부터 노인 층까지 전 세대가 두루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다.또 전남의 노동자들 만을 위한 기숙사를 조성하는데도 210억원을 배분했다. 화순 백신산업특구 근로자들을 위한 50실 규모의 게스트하우스가 특구 내에 지어질 예정이다. 신안지역 염전 근로자들을 위한 기숙사도 빈집 등을 리모델링해 3개 권역에 30동이 들어선다. 공모를 통해 농어촌 간호인력 기숙사도 건립한다.뚜렷한 인구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15개 군(무안·신안군 제외)과 순천시에 농산어촌 유학 활성화 사업을 위해 280억원을 투입한다. 농산어촌 유학마을 조성사업은 청년 인구 늘리기 와 함께 전남도가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 추진하는 또 다른 핵심 사업이다.사업비는 유학 오는 가족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새 주택을 짓거나 빈집을 리모델링하는데 쓰인다.전남도는 어린 자녀들을 자연환경이 뛰어난 농산어촌에서 키우려는 도시지역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만큼 향후 농산어촌 유학마을이 인구 유입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선양규 전남도 인구청년정책관은 "전남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은 고령화로 인해 소멸 위기의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며 "농산어촌 유학마을이나 청년주택 등 청소년과 청년들이 찾고 머물 수 있는 생활 인프라가 구축되면, 지역을 떠나는 청년은 줄고, 돌아오는 이들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