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옐로우시티', 미래를 디자인하다 ⑧] 공존의 마스터플랜

입력 2021.06.30. 15:45 나윤수 기자
축령산 하늘숲길은 인권친화적 조성 목표
숲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숭고한 인간애
북하면 성암리 물통골 폭포 관광자원화
숨은 비경 발굴해 사람들 모으자는 사업
불태산 역사 문화 테마길은 뿌리정신 계승
잃어버린 우리 자화상 찾아떠나는 역사여행
장성군이 치유의 숲 축령산 편백숲에 하늘숲길 조성사업을 통해 관람 편의성과 색다른 관광 아이템을 활용하는 ‘무장애 하늘데크길’을 설치할 예정이다. 30일 축령산 편백숲이 신록으로 우거져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옐로우 시티(Yellow city)는 단순히 노랗게 치장하는 사업이 아니다. 거기에는 장성만의 독특한 자연과 역사를 되살리는 마스터플랜이 가동되고 있다. 축령산 하늘 숲길, 물통골 폭포 관광 자원화 사업, 불태산 역사·문화 테마길 조성 등은 식생과 물, 역사라는 테마형 '숲속 옐로우시티'를 창조 계승하려는 실험 정신이 자리하고 있다. 축령산 하늘숲길은 인권친화적 숲길 조성이 목표다. 장애인, 노약자 등 정작 숲이 필요하지만 숲에서 멀어진 사람들에게 숲을 누리게 하자는 숭고한 인간애의 발로다. 이에 반해 북하면 성암리 일대 물통골 폭포 관광자원화 사업은 숨은 비경을 발굴해 사람들을 모으자는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는 사업이다. 삼단 폭포가 떨어지는 내년 물통골은 상전벽해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축령산 하늘 숲길과 북하면 물통골 폭포 사업이 자연개발에 중점을 뒀다면 불태산 역사 문화 테마길 조성 사업은 역사의 뿌리를 찾아 나서는 정신 계승 사업이다. 잃어버린 우리의 자화상을 찾아 떠나는 역사 여행은 풀 한 포기 나무 하나에도 조상의 애환이 서려 있음을 확인시키는 재미와 감동을 선물할 것이다.

장성 불태산과 인근 진원면에 ‘역사·문화 테마길’을 조성 예정이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축령산 하늘숲길, 인간애의 실현

"와! 한국에도 이런 숲이 있다니…" 축령산에 들른 사람들이 내뱉는 감탄사다. 수 십 m 나무들이 일렬로 뻗어 있는 모습은 우리 산야에서 흔히 보던 숲의 모습이 아니다. 외국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 한국에 재연된 곳이 장성 축령산이다. 한 여름에도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뿜는 은은한 향기에 머리가 맑아진다. 숲의 진면목을 보게 된 사람들은 축령산에 와서야 비로소 머물고 싶은 숲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축령산은 우리나라 인공 조림의 성지다. 불세출의 조림 거인 임종국 선생의 필생의 역작이 빛을 발하고 있다. 조상으로부터 물려 받은 숲을 장성군은 '향기나는 옐로우시티' 마스터플랜에 포함시켜 숲의 진가를 증명하려 하고 있다. 하늘숲길은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 등 누구에게나 차별없이 숲길을 열어주는 데크길 조성은 인간 존중이라는 옐로우시티 사업 정신과 맞닿아 있다.

하늘숲길은 지상 10m 높이 공중에서 온몸으로 숲을 감상하게 하는 아이디어 데크다. 공중에 떠서 웅장한 축령산 숲의 절경을 호흡한다면 하늘숲길은 축령산의 또 하나 명물로 자리매김 할 것이 확실하다. 총길이 860m로 장차는 산림청 노령산맥 치유의 숲길과 연결해 2.9㎞의 무장애 숲길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내년 축령산에 펼쳐질 무장애 공중 데크는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한 옐로우시티의 또 다른 혁신 아이콘이 될 전망이다.

장성 불태산과 인근 진원면에 ‘역사·문화 테마길’을 조성 예정이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숨은 비경 자원화 한 '물통골'

6월 장성군 북하면 성암리 명치마을 일대는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명치마을은 예부터 맑은 계곡물로 유명했다. 물통골이라 부를 정도로 풍부한 물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외지에서 일부로 물 맞으러 올 정도로 사람들 발길이 잦았던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 물통골은 고요만이 흐른다. 이름 모를 산새만 지저귈 뿐 물통골은 아예 접근조차 어렵다. 인적이 끊어진 몰통골은 잊힌 세월을 원망하듯 무심히 흐르지만 내년이면 이곳도 상전벽해로 변한다. '물통골 폭포 관광자원화'사업이 민선 7기 공약사업으로 지정되면서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된 것이다. 사업이 완료되는 2022년에는 삼단폭포가 기암괴석을 타고 떨어지는 장관을 연출하게 된다.

물통골 폭포 관광 자원화 사업은 물을 테마로 하고 있다. 주말하루 7천여명이 찾는 장성호 수변길과 연결하면 삼단 폭포와 물 놀이터, 데크산책로, 편백나무숲, 전망대, 팔각정을 겸비한 옐로우 테마파크로 손색이 없다.

폭포 자원화 사업은 숨겨진 비경을 발굴한다는 점에서 다른 옐로우시티 사업과 비교된다. 산너머에서 떨어지는 폭포를 배경으로 어떤 콘텐츠를 입힐 것인지 주민과의 대화도 이미 시작됐다. 명치마을 주민들은 "물통골 폭포는 가뭄이 와도 마른 적이 없다"면서 "관광 명소로 변해 떠나는 마을에서 돌아오는 마을로 변했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물통골 옛 명성이 되돌아오는 날만을 기다린 주민들 소망이 이뤄질 날도 머지않았다. 삼단 폭포는 그런 주민들 염원을 담아 장성의 비경을 찾아 떠나는 상상력의 산물이다.

장성군이 치유의 숲 축령산 편백숲에 하늘숲길 조성사업을 통해 관람 편의성과 색다른 관광 아이템을 활용하는 ‘무장애 하늘데크길’을 설치할 예정이다. 30일 등산객들이 축령산 편백숲을 걷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천년 역사 불태산 역사길 복원

불태산 준령 아래는 고고한 마을은 풍수지리에 문외한에게도 범상치 않은 마을임을 느끼게 한다. 진원은 멀리 마한 때부터 터를 잡아 백제 근초고왕 '구사진혜현'의 읍이 됐다. 고려 현종 때 나주목으로 예속됐으나 조선조 정유재란 때 막대한 피해를 입어 선조 33년, 장성과 진원이 합병돼 오늘에 이른다. 장성군은 수난의 현장 진원면을 더 이상 전설로만 남기지 않고 역사·문화가 살아있는 길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개인의 기억에만 남겨 놓기에는 그 현장이 너무나 소중하고 사연마다 조상의 혼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옐로우 시티는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소중한 조상들의 정신세계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진원 역사·문화 길은 의미가 적지 않다. 드디어 불태산 천년 역사가 재조명되기 시작한 것이다.

장성군이 치유의 숲 축령산 편백숲에 하늘숲길 조성사업을 통해 관람 편의성과 색다른 관광 아이템을 활용하는 ‘무장애 하늘데크길’을 설치할 예정이다. 30일 등산객이 축령산 편백숲을 걷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장성군에서 진원면만 한 역사성을 갖춘 곳도 찾기 힘들다. 없는 것도 만드는 세상에 있는 역사도 발굴하지 못하면 그것은 후손의 무능일 뿐이다. 군은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세갈래 테마길로 진원 역사 뿌리 찾기에 나선다.

역사 테마길은 세갈래다. 역사와 문화, 백토 고갯길이 그것이다. 역사 테마길은 진원성과 오층탑 등 유서 깊은 유적을 따라 조상의 숨결을 느끼는 길이다. 문화길은 주변에 널려있는 각종 전설과 설화가 깃든 스토리를 읽어가는 이야기 길이다. 마지막 백토길은 불태산 정상에 오르면서 주변의 빼어난 자연을 감상하는 레저길이다. 이처럼 옐로우 시티는 결코 보이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인문학적 가치를 함께 추구해 후손들에게까지 선한 영향이 미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나윤수기자 nys2510857@srb.co.kr·장성=최영조기자


"진원면은 나무 하나 바위 하나에도 사연"

김성호 장성군향우회 사무총장

"늦었지만 진원의 역사 사적지를 테마길로 조성하려는 장성군의 노력을 환영합니다. 그러나 기왕 만들려면 마을 곳곳에 서린 역사적 사실을 스토리로 만들고 진원현의 동헌과 객사 복원 및 진원성 복원까지 함께 이뤄졌으면 합니다."

대대로 진원면에 터를 잡아 고향을 지켜온 김성호 장성군향우회 사무총장은 군의 역사 문화 테마길 조성으로 고증된 유물의 발굴과 객사 복원 등이 함께 이뤄지길 바랬다.

김씨 아버지는 향토사학자 유재 김창헌(86)씨로 진원의 산 역사다. 아들 성호씨는 "마을의 정신과 유물을 지키기 위해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자료와 유물을 정리한 책이 '유재의 고산 마을사'다"고 소개하면서 "한 향토사학자의 집념이 남긴 책이 진원면 역사를 기억하는 길라잡이로 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진원 역사가 지켜진 데는 마을 사람들 노력도 컸다. 지난 1996년 인근 대치면에 주둔 중인 군부대가 진원리를 통과해 탱크 도로를 만들려 했다. 도로가 나면 마을 역사·문화 유적지가 두 동강 날 위기였다. 그러자 마을 주민들이 똘똘 뭉쳐 1개월여의 농성 끝에 마을 통과 길을 무산시킨 일화는 그들이 마을역사를 어떻게 지켰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씨는 "고려시대 축성된 진원성과 견훤의 탄생 설화 장군굴, 슬픈 사랑이야기 의기 바위 등 진원의 나무하나 바위하나에도 숱한 사연이 있다"면서 "이를 남기고 기리는 것은 후손들의 몫이다"면서 후손들의 무신경에도 일침을 가했다.

나윤수기자 nys2510857@srb.co.kr·장성=최용조기자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장성 주요뉴스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