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초와 오봉산을 연계한 테마파크 조성이 꿈"

입력 2021.03.31. 15:20 선정태 기자
보성의 명물 기업 비니거파크 최진섭 대표
미력옹기로 발효…1년에 한번 담가
득량면의 적정 기후 노지 생산 가능
흑초 지리석표시 1호 선정위해 노력
나바밸리·오설록티뮤지엄이 롤모델
비니거파크 최진섭 대표

"보성군의 맑고 깨끗한 자연으로 만든 흑초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져서 미국의 나파 밸리나 오설록 티뮤지엄같은 식초뮤지엄을 만들고 싶습니다."

녹차의 고장 보성군에서 생산되는 '흑초(현미로 발효한 흑갈색은 식초)'가 유명세를 얻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식초 명인들의 곡물식초는 실내에서 만들어지지만 ㈜비니거파크의 흑초는 노지에서 발효하고 숙성시킨다. 이곳의 흑초는 숙성 기간이 길어 흑갈색을 띈다.

다섯 봉우리가 우뚝 솟은 보성군 득량면 오봉산 기슭 57만평 부지에 항아리가 빼곡한 곳에 자리 잡은 비니거파크의 최진섭(67) 대표는 "국보급 항아리에 담아 자연 속에서 발효시킨 흑초다"며 "노지에 항아리를 놓고 발효시키는 게 어렵지만 이 곳은 좋은 흑초를 만들기에 적합한 기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지에서 식초를 발효하는 일은 손이 많이 가서 쉽지 않다. 장마철, 비가 많이 오면 재료를 버리고 다시 담가야할 정도지만 노지 발효를 고집하고 있다.

보성은 5월 최저기온이 17도, 최고기온이 29도로 평균 25도가 유지되기 때문에 5월 초부터 1차 발효를 시작한다. 보름 동안 발효를 통해 술이 만들어지면 2차 발효, 즉 초산 발효에 들어간다. 보성의 6~7월 최저기온 20도, 최고기온 35도로 최적의 기온이 형성되면서 바람과 기온, 태양이 어우러져 7월 중순 무렵 최상의 흑초가 나온다는 것이다. 발효가 끝난 흑초는 옹기에 담아 1년의 숙성기간을 거쳐 판매된다.

최 대표는 "일본 가고시마에서 노지에 항아리는 놓고 흑초를 발효하는 것에 착안해 사업을 시작했다"며 "보성 득량만이 가장 적합할 것 같아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업 초기 식초에 대한 지식이 없어 전국의 식초 명인을 찾아 다녔다. 특히 한상준 한국전통식초협회 회장 겸 초산정 대표가 오픈 마인드로 노하우 전수를 해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비니커파크 흑초는 보성에서 나는 현미를 사용하고, 무형문화재 이학수 옹기장이 만든 미력옹기에 담아 발효시킨다. 최 대표는 "항아리는 두께가 얇을수록 숨을 잘 쉬는 옹기라 해서 최고로 치는데 이학수 장인의 항아리는 일반 옹기에 비해 매우 얇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만든 비니거파크의 흑초는 딱 두 가지다. 오로지 현미로만 발효한 '현미흑초'와 알코올 발효 과정에서 누룩에 보성 녹차가루를 첨가한 '녹차흑초'다.

비싼 가격도 고민이다. 노지에서 일 년에 한번 생산하다 보니 제품 가격이 고가다.

최 대표는 "일 년에 한 번밖에 생산하지 못한데다 좋은 품질이다 보니 비쌀 수밖에 없는데 반응이 좋아 만족스럽다"며 "비니거파크를 오봉산과 연계해 관광코스로 개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생각하는 롤모델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나파 밸리나 제주도의 '오설록 티뮤지엄'. 흑초를 시음하면서 주변을 관광할 수 있게 조성하는 것이다.

최 대표는 "오봉산은 원효대사가 수도를 했다는 칼바위를 비롯해 용추폭포, 용추산성, 고려 불교 중흥기에 세워진 개흥사터 등 문화유산도 많다"며 "풍광도 화려해 문화유산과 흑초를 잘 융합한다면 훌륭한 휴양파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 대표는 "이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흑초의 지리적표시 1호로 '비니거파크'가 선정되는 게 목표다"고 강조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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