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비 입은 채 입장할 정도로 쏟아진 비 영향
"보훈부 승격되는 만큼 유공자·유가족 더 신경써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는 채워지지 않은 빈자리가 유독 많았다.
사실상 엔데믹 선언으로 기념식 규모가 확대되면서 관심과 참여가 클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렇듯 빈자리가 많았던 이유는 날씨 탓인 걸로 점쳐진다.
기념식 당일 아침부터 굵은 빗줄기가 내리면서 고령의 5·18 유공자와 유족들의 참여가 쉽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26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지난 18일 열린 43주년 5·18기념식에 입장한 5·18 유공자와 유가족은 800여명이다. 기념식 10여일 전 국가보훈처가 5·18 유공자와 유가족에게 보낸 초청장과 입장 카드 대상자는 4천410명으로 실제 참석자는 20%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이는 국가보훈처의 늦장 대처로 초청장과 입장 카드가 기념식이 끝난 후에야 도착했던 지난해 제42주년 5·18 기념식 보다도 참석자 수가 적은 셈이다.
실제 지난해 5·18 기념식에는 초청장과 입장 카드를 받은 5·18 유공자와 유가족 2천여명 중 1천300여명만 참석했다.
국가보훈처와 공법단체 5·18민주유공자유족회는 유공자·유족들의 참석이 눈에 띄게 적었던 이유를 날씨의 영향이 컸다고 지목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념식에 함께 입장한 15명의 오월 어머니도 모두 우비를 입은 채 입장했을 정도로 많은 비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또 10분 간격으로 수곡·태령삼거리와 청옥삼거리에서 5·18민주묘지를 오가는 셔틀버스가 운행되긴 했으나 전국에 거주하는 모든 5·18 유공자와 유가족이 참여하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양재혁 유족회장은 "자녀들이 타지에 거주해 홀로 사시는 유공자와 유가족의 경우 기념식에 참석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조만간 국가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승격되는 만큼 유공자와 유가족을 더 신경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역에 특화된 요양원 건립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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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근단 여사 공동선언식 불참 이유 놓고 의견 분분 지난 3일 오전 공법단체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와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가 ㈔대한민국 특전사 동지회와 함께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2차 합동 참배에 나섰지만 광주·전남 198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오월정신 지키기 범시도민 대책위원회'의 반발에 민주의 문 앞에서 발길을 돌렸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지역사회의 비판에도 지난 2월 강행된 5·18 공법단체와 ㈔대한민국 특전사 동지회의 대국민 공동선언식에 임근단 여사가 참석하지 못한 배경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당일 행사에는 특전사 동지회 측과 오월어머니 중 한 명인 임 여사의 '모자(母子) 결연식'이 예정됐으나 임 여사의 불참으로 행사는 불발됐었다.이에 대해 5·18 공법단체와 특전사 동지회는 오월어머니집에서 의도적으로 임 여사의 참석을 막아 행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오월어머니집은 충분한 설득을 통해 임 여사가 마음을 돌렸다고 맞서고 있다.9일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와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 특전사 동지회에 따르면 지난 2월19일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포용과 화해와 감사' 대국민 공동선언식에 예정됐던 모자 결연식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애초 공동선언문 낭독 후 5·18 최초 사망자 김경철 열사의 어머니 임 여사가 특전사 동지회 측에 '광주의 진실'을 밝혀달라는 당부와 함께 용서의 의미로, 광주 출신 공수부대 장교 임성록 특전사 동지회 고문과 모자 결연하기로 했다. 하지만 임 여사가 당일 행사장에 나타나지 않아 임 고문 홀로 단상에 올랐다.그동안 잠잠했던 임 여사의 모자 결연식 불참 문제는 이달 3일 두 공법단체와 특전사 동지회의 국립5·18민주묘지 2차 합동 참배 당시 다시 불거졌다.당일 오월어머니집 김형미 관장이 민주의 문 앞에서 특전사 동지회와 함께 묘지를 찾은 임 여사를 끌어안고 참배를 말리자, 임 여사가 김 관장을 향해 "내가 언제 소록도를 안 가봤어"라며 울분을 토했기 때문이다. 임 여사의 손을 잡고 있던 임 고문은 "납치로 감방에 꼭 넣을 거다"고 덧붙이기도 했다.황일봉 부상자회장은 "모자 결연식은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가해자인 특전사를 용서하고 아들로 삼는 훌륭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의미있는 행사였다. 김 관장은 임 여사가 소록도를 한 번도 안 가봤다며 강제로 자신의 차에 태운 뒤 정작 소록도에는 가지도 않았다"며 "김 관장이 사적 감정을 앞세워 임 여사를 회유하고 압박해 5·18 진상규명을 위한 행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임 고문도 "꼭두새벽부터 할 얘기가 있다며 어머니(임 여사)를 차에 태우고 온종일 붙잡고 있는 것은 납치, 감금이나 다름없다. 어머니에게 해서는 안 될 협박도 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김 관장은 임 여사의 모자 결연식 참석이 오월어머니집 회원 전체가 특전사를 용서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주변 사람들과 충분한 설득을 통해 임 여사의 마음을 돌렸다고 설명했다.김 관장은 "어머니 개인이 특전사를 만나 용서하는 건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다만, 공동선언식 당일 모자 결연식에 참석한다는 것은 자칫 개인이 아닌 오월어머니 전체의 입장이 될 수 있어 주변 사람들과 설득했다"며 "소록도는 가는 길에 어머니가 경철이 묘에 가고 싶다고 해 차를 돌렸을 뿐이다. 2월25일 오월어머니집 정기총회 때도 다른 어머니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특전사를 용서하고 싶었는데 주변에서 설득해서 마음을 돌렸다고 말해 격려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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