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단체, 강기정 시장 규탄 현수막 제작·게시

"여기(5·18 추모제)가 어디라고 오느냐", "5·18이 형(황일봉 부상자회장) 거야?"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국립 5·18민주묘지 앞에서 강기정 광주시장과 일부 5·18 공법단체의 갈등이 표출됐다.
최근 광주시가 5·18 교육관 위탁 사업자 공모에 참여한 5·18부상자회·공로자회를 '적격자 없음'으로 탈락시키자, 이날 민주묘지에서 강 시장과 만난 두 단체 관계자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과정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강 시장은 이날 오전 5·18 유족회 주관 추모제에 참석하기 위해 5·18민주묘지를 향하던 중 자신을 비방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묘지 입구에 있는 것을 발견, 차량에서 내려 직접 현수막을 떼어냈다.

이 모습을 본 일부 5·18 단체 회원들은 강 시장에게 목소리를 높이며 강하게 항의했고, 강 시장은 손에 들고 있던 현수막을 던지며 맞섰다.
양측 갈등은 추모제 후에도 이어졌다.
추모제를 마치고 돌아가던 황일봉 5·18 부상자회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민주의 문' 앞에 있던 강 시장을 만나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고 고성을 질렀다.
이에 질세라 강 시장도 황 회장을 향해 "5·18이 형 거야"라고 맞받아쳤고, 황 회장은 "시정을 똑바로 하라"고 다시 한번 목소리를 높였다.
부상자회·공로자회는 이날 민주묘지와 광주시청, 북구 각화동 일대에 강 시장을 규탄하는 현수막 60장도 게시했다.

현수막은 총 9개의 각기 다른 문구로 제작됐으며, '불통 시장 잘못 뽑았다. 강기정은 물러나라!', '한 번 불통은 영원한 불통. 강기정은 물러나라!', '광주지검은 불법행정을 저지른 강기정을 즉각 수사하라!', '민주화 팔아 당선되더니 불통이 끝이 없구나. 강기정은 물러나라!', '법에서도 인정하는 오월단체 무시하는 강기정은 각성하라!' 등이 주된 문구다.

이날 민주묘지에 걸린 현수막을 김범태 민주묘지 관리소장이 철거하려고 하자 두 공법단체 회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 같은 모습을 지켜본 시민들은 "오월 영령들 앞에서 서로 충돌하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다. 5·18은 누구의 것도 아니다"며 안타까워했다.
앞서 5·18 부상자회와 공로자회는 광주시 5·18 교육관 위탁 사업자 공모 사업에서 탈락하자 강 시장이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며 강 시장을 포함한 공무원들과 5·18기념재단 관계자를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박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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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근단 여사 공동선언식 불참 이유 놓고 의견 분분 지난 3일 오전 공법단체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와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가 ㈔대한민국 특전사 동지회와 함께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2차 합동 참배에 나섰지만 광주·전남 198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오월정신 지키기 범시도민 대책위원회'의 반발에 민주의 문 앞에서 발길을 돌렸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지역사회의 비판에도 지난 2월 강행된 5·18 공법단체와 ㈔대한민국 특전사 동지회의 대국민 공동선언식에 임근단 여사가 참석하지 못한 배경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당일 행사에는 특전사 동지회 측과 오월어머니 중 한 명인 임 여사의 '모자(母子) 결연식'이 예정됐으나 임 여사의 불참으로 행사는 불발됐었다.이에 대해 5·18 공법단체와 특전사 동지회는 오월어머니집에서 의도적으로 임 여사의 참석을 막아 행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오월어머니집은 충분한 설득을 통해 임 여사가 마음을 돌렸다고 맞서고 있다.9일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와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 특전사 동지회에 따르면 지난 2월19일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포용과 화해와 감사' 대국민 공동선언식에 예정됐던 모자 결연식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애초 공동선언문 낭독 후 5·18 최초 사망자 김경철 열사의 어머니 임 여사가 특전사 동지회 측에 '광주의 진실'을 밝혀달라는 당부와 함께 용서의 의미로, 광주 출신 공수부대 장교 임성록 특전사 동지회 고문과 모자 결연하기로 했다. 하지만 임 여사가 당일 행사장에 나타나지 않아 임 고문 홀로 단상에 올랐다.그동안 잠잠했던 임 여사의 모자 결연식 불참 문제는 이달 3일 두 공법단체와 특전사 동지회의 국립5·18민주묘지 2차 합동 참배 당시 다시 불거졌다.당일 오월어머니집 김형미 관장이 민주의 문 앞에서 특전사 동지회와 함께 묘지를 찾은 임 여사를 끌어안고 참배를 말리자, 임 여사가 김 관장을 향해 "내가 언제 소록도를 안 가봤어"라며 울분을 토했기 때문이다. 임 여사의 손을 잡고 있던 임 고문은 "납치로 감방에 꼭 넣을 거다"고 덧붙이기도 했다.황일봉 부상자회장은 "모자 결연식은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가해자인 특전사를 용서하고 아들로 삼는 훌륭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의미있는 행사였다. 김 관장은 임 여사가 소록도를 한 번도 안 가봤다며 강제로 자신의 차에 태운 뒤 정작 소록도에는 가지도 않았다"며 "김 관장이 사적 감정을 앞세워 임 여사를 회유하고 압박해 5·18 진상규명을 위한 행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임 고문도 "꼭두새벽부터 할 얘기가 있다며 어머니(임 여사)를 차에 태우고 온종일 붙잡고 있는 것은 납치, 감금이나 다름없다. 어머니에게 해서는 안 될 협박도 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김 관장은 임 여사의 모자 결연식 참석이 오월어머니집 회원 전체가 특전사를 용서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주변 사람들과 충분한 설득을 통해 임 여사의 마음을 돌렸다고 설명했다.김 관장은 "어머니 개인이 특전사를 만나 용서하는 건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다만, 공동선언식 당일 모자 결연식에 참석한다는 것은 자칫 개인이 아닌 오월어머니 전체의 입장이 될 수 있어 주변 사람들과 설득했다"며 "소록도는 가는 길에 어머니가 경철이 묘에 가고 싶다고 해 차를 돌렸을 뿐이다. 2월25일 오월어머니집 정기총회 때도 다른 어머니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특전사를 용서하고 싶었는데 주변에서 설득해서 마음을 돌렸다고 말해 격려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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