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할아버지가 5·18 학살 주범" 무릎 꿇은 전두환 손자

입력 2023.03.31. 14:57 박승환 기자
전우원, 5·18 유가족과 피해자들 만나 사과
광주학살 주범 할아버지 전두환 재차 강조
5·18민주묘지 참배…겉옷으로 묘비 닦기도
고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27)씨가 31일 오전 10시께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리셉션홀에서 열린 사죄 행사 '5·18 유족·피해자와의 만남'에 참석해 고개를 숙인채 말하고 있다.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저희 가족이 5·18 앞에 큰 죄를 지어 사과드립니다.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 다시는 있어서 안될 대학살 5·18의 주범은 할아버지 전두환입니다."

5·18민주화운동 학살의 주범으로 꼽히는 고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27)씨가 31일 5·18 유족들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그가 전두환과 그 일가를 대신해 말문을 열고 사죄하자 5·18 피해자와 유족들은 전씨를 위로하며 화해의 뜻을 밝혔다. 일부 유족은 43년이 지난 후에야 학살자 후손의 사죄를 듣고 전씨를 끌어 안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사망하는 순간까지 자신의 잘못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던 전두환과 달리 후손이 5·18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우원씨의 고백과 사죄 행보가 43년 전 '5월 광주' 진실규명에 얼마만큼 기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이를 계기로 잔존 신군부 세력의 양심고백과 사과로 이어져 5·18 진상규명에 탄력이 붙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전우원씨는 이날 오전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1층 리셉션홀에서 열린 '5·18유족·피해자와의 만남' 행사에 참석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전씨는 유가족에게 큰절을 하며 "더 일찍 사죄 말씀을 드리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하다. 5·18로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들에게 사죄한다"고 울먹였다. 전씨의 큰절을 받은 유가족들은 한 분 한 분 다가가 손을 맞잡거나 전씨를 따뜻하게 안아줬다.

그는 "제 할아버지는 5·18 당시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이다. 가족 구성원으로서 이를 인정하고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며 "군부독재 속에서 그것을 이겨내고 맞섰던 광주시민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할아버지 전두환은 민주주의 발전을 도모하지 못하고 역으로 후퇴시켰다"면서 " 5·18은 다시는 있어서 안되는 대학살이라고 생각한다. 광주학살의 주범은 전두환이다"고 했다.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27)씨가 31일 광주 서구 치평동 5·18기념문화센터에서 5·18유가족을 만나 입장을 밝힌 후 유가족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전씨는 "가족들뿐만 아니라 저 또한 추악한 죄인이다. 양의 탈을 쓴 늑대들 사이에서 죄를 짓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되려 나에게 피해가 올까 항상 숨어 살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최선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사과라고 생각한다. 어머니께서도 자랑스럽다고 전폭적인 지지를 해줬다"며 "이기적인 마음을 전부 내려놓고 사랑하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5·18 유가족과 피해자 모두에게 진심어린 사죄를 드린다"고 다시한번 5·18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사죄했다.

유가족 대표로 마이크를 잡은 문재학 열사 어머니 김길자 여사는 "(전우원씨가) 큰 용기를 내 광주를 찾아와 줘서 고맙다. 그동안 얼마나 두렵고 힘들었을지,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고통이 컸을까 하는 마음에 가슴이 아프다"며 "광주를 제2의 고향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지금 이 순간부터 5·18 진상규명을 위해 엉킨 실타래를 풀어가는 심정으로 차분하게 화해의 길로 나아가자"고 답했다.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27)씨가 31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헌화 및 참배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5·18기념공원 추모승화공간으로 이동해 4천296명의 유공자 명단을 본 전우원씨는 "유공자 전체의 이름이 세상에 공개돼있는데 왜 인정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두 눈으로 유공자 전체의 이름을 보니 다시 한번 부끄럽다"고 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전우원씨는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로 이동해 최초 희생자인 김경철 열사와 가장 어린 희생자인 전재수씨, 행방불명자, 무명열사 묘소 등을 차례로 참배했다.

고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씨가 31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로 이동해 최초 희생자인 김경철 열사의 묘역을 자신의 코트로 닦고 있다.

전씨는 참배 도중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으며, 묘비에 무릎을 꿇고 자신의 코드로 함참 동안 묘비를 닦은 뒤 고개를 숙이고 묘비 옆에 있던 고인의 영정사진을 닦기도 했다.

전씨는 방명록에 '저라는 어둠을 빛으로 밝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버지는 여기에 묻혀계신 모든 분들이십니다'라고 적었다.

고(故)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씨가 31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전씨가 5·18 희생자 묘비에 추모하며 묘비를 닦을 동안 곁에 있던 시민들은 숨죽여 그를 바라보기도 했고 눈물 짓는 이들도 있었다.

전우원씨는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으로 이동, '옛 전남도청(시민군 최후 항전지) 복원' 지킴이인 오월어머니 회원들을 찾아 용서를 빌었다. 오월어머니들은 80년 5월 광주에서 가족들이 계엄군에 희생당한 어머니들이다.

전씨는 도착 직후 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큰절한 뒤 어머니들에게 다가가 차례로 인사했다.

어머니들은 할아버지 전두환에 대한 원망을 뒤로 한 채 전우원씨의 손을 맞잡고 "열심히 진상규명 해가지고 광주의 한을 풀어달라"고 했다.

한편, 전우원씨는 지난 13일부터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전두환 일가의 비자금 의혹과 지인들의 범죄 의혹 등을 폭로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날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전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강승희기자

# 이건어때요??
슬퍼요
1
후속기사 원해요
5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1
0/300
메타버스
"메타버스 온라인 전시 콘테스트에 도전하세요"
전남문화재단은 오는 8월 8일까지 도내 예술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전시 콘테스트를 개최, 우수한 전시를 선정해 실제 전시를 개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이번 콘테스트는 지난해 12월 문화재단이 구축한 3D 디지털 트윈 방식의 '남도 메타버스 미술관'을 보다 많은 예술인이 관심을 갖고 자기 홍보를 위한 포트폴리오로 활용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기획됐다.콘테스트 참가 자격은 도내 문화예술단체이거나 전남에 거주 중인 예술인, 3인 이상의 예술인 그룹이며 참여를 원하는 예술인은 '남도 메타버스 미술관'에 회원 가입해 온라인 전시관을 임대받아 미술작품을 업로드하면 된다.심사기준은 관객평가 70%·전문가 평가 30%로, 가장 배점이 높은 관객평가는 온라인 전시 조회 수와 방명록 횟수로 집계된다.때문에 온라인 전시를 주변에 널리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온라인 전시관을 구성한 예술인을 선정해 온라인 전시가 실제 전시로 개최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자세한 내용은 남도사이버갤러리와 전남문화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김선출 전남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온라인 전시 콘테스트는 메타버스 가상 온라인 전시 프로그램을 보다 많은 작가가 활용하도록 독려하기 위한 사업이다"며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도내 미술작가들이 시공간 제약이 없이 자신의 작품을 아카이빙하고 홍보해 작가로서 인지도를 확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노잼도시
전국 SNS기자단, '꿀잼광주' 알리기 위해 뭉쳤다
전국의 20여 명이 '꿀잼광주'의 구석구석을 알리기 위해 뭉쳤다.광주시는 대전, 부산, 울산, 충남, 충북, 경남, 제주도 등 타시·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SNS기자단을 초청해 '지금은 꿀잼광주에 광며드는 중!'이라는 주제로 '2022 전국 SNS기자단 초청 광주 팸투어'를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양일간 실시했다고 밝혔다.이번 팸투어는 제29회 광주세계김치축제, 서창들녘, 에너지파크, 전일빌딩245, 양림동근대역사문화마을,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GMAP), 여행자의 ZIP 등 가을정취와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관광지 중심으로 진행했다.특히, 제29회 광주세계김치축제 개막식에 참여해 강기정 광주시장과 홍보대사 배우 김수미와 깜짝 만남 시간을 갖고 생생한 축제 현장 분위기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실시간 공유해 축제를 전국적으로 홍보했다.또, 1박2일간 광주상생카드룰 사용하며 로컬상품과 먹거리를 구매하는 등 지역 소상공인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20여 명의 전국 기자단이 1박2일간 광주 곳곳의 매력을 취재한 콘텐츠는 본인이 소속된 시·도 공식 소셜미디어 채널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국에 확산될 예정이다.투어에 참여한 부산 외국인 SNS기자단 싱정웨이(邢正威·중국) 씨는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 방문한 광주의 맛과 멋뿐만 아니라 정이 스며들어 광며들고 간다"고 말했다.이영동 광주시 대변인은 "이번 팸투어를 통해 각 시·도 매체에 생생한 광주시 현장 콘텐츠가 전파돼 '꿀잼광주'의 매력을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시·도 간 콘텐츠 교류 등을 통해 각 지자체만의 고유한 매력을 알릴 수 있도록 소셜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밀했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mdilbo.com
지방소멸
[카드뉴스] 동명동 핫플레이스, 보해소주 팝업스토어
광주에 젊은 활기가 가득한 곳 일명 '광주의 동리단길' 동명동에서 보해양조가 보해소주 스몰 액션 스토어(팝업스토어)를 지난달 12일에 시작했다. 스몰 액션 스토어는 MZ세대와 친환경·자연환경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겨냥한 힙한 팝업스토어다. 팝업스토어는 바다를 보호하는 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기획된 것으로 보해소주 스몰 액션(SMALL ACTION) 캠페인의 첫걸음이다. 보해소주 스몰 액션 캠페인은 스몰 액션 캠페인이라는 이름과 같이 '작은 실천으로 환경을 지키자'는 취지로 플로깅 활동을 진행한다. 플로깅(plogging)이란 걸으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말한다. 스몰 액션 캠페인은 보해가 가지고 있는 '바다의 보물'이라는 뜻을 담은 사명처럼, 쓰레기를 줍고 줄이는 작은 행동이 모여 보물 같은 바다를 소중히 하자는 취지에서 이번 캠페인을 준비했다.보해양조는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2030세대가 가득하고 광주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동명동을 선택했다. 플로깅 활동을 참여하게 되면 생분해성 수지 위생장갑, 비닐봉지, 대나무 집게로 구성된 친환경 플로깅 체험 키트를 받아 동명동 일대에서 플로깅할 수 있다. 이후 가져온 쓰레기 분류를 마치면 소금 아이스크림으로 리워드를 받을 수 있다. 또한 SNS 업로드와 설문 참여 시 보해소주 굿즈를 추가로 증정한다. 참가자들은 플로깅에 동참하면서 육지의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결국 소중한 바다를 지키는 첫걸음이란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이벤트를 만들었다.수거된 쓰레기는 작가들과 협업을 거쳐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해 팝업스토어 곳곳에 설치될 예정이다. 방문객들은 전시된 작품을 보면서 '쓰레기에서 보물로(From Trash To Treasure)' 거듭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보해소주 스몰 액션 스토어'는 7월 12일까지 총 두 달간 운영되며 휴무일 없이 오후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방문 가능하다. 방문객들을 위해 플로깅 체험 외에도 친환경 에코백, 양말, 보해소주가 더해진 프리미엄 플로깅 키트 등 다양한 굿즈 판매도 함께 진행된다.보해소주에서 해양보호 캠페인으로 이어진 나비효과보해소주는 기존 소주와 다르게 소금을 넣었다는 가장 큰 차별점이 있다. 보해소주는 세계 3대 소금으로 불리는 히말라야 핑크소금, 안데스산맥 호수 소금, 신안 토판염을 사용하여 소주 특유의 쓴맛과 강한 알콜향을 잡는 솔트레시피를 통해 기존 소주의 '과당'으로 맛과 향을 가리는 제조방식을 깬것이다. 2021년 출시 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보해소주'가 역대 신제품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이며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보해양조는 보해소주에 사용되는 소금이 결국 바다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기에 건강한 바다 환경을 만들기 위한 해양 환경 보호 캠페인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보해양조는 어떤 기업인가?보해양조는 목포에 본사를 둔 광주전남 대표 주류전문 기업이다. 보해소주 말고도 잎새주, 복받은 부라더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보해소주 팝업스토어 어디서 할까?보해양조와 아우르(OWLR)가 콜라보한 보해소주 스몰 액션 팝업스토어는 광주 동명동 아우르 팝업존(별채)에서 진행 중이다. 아우르는 지난달 오픈한 ㈜광지주의 첫 브랜드다. 전남 특산물을 활용한 다이닝 바, 그로서리 마켓 등 전남 로컬푸드를 알리는 복합문화공간이다.해양 환경 보호를 위한 보해양조 행보지난달 12일 문을 연 광주 동명동 팝업스토어를 통해 그 시작을 알렸으며, 이어서 25일 목포 보해소주 플로깅 센터 & 스몰 액션 스토어를 오픈했다. '보해소주 플로깅 센터'는 목포 여객터미널과 도보로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했다. 보해는 여객터미널 이용객들이 배를 기다리는 시간을 이용해서 플로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플로깅 센터를 열게 됐다. 섬에 들어가는 관광객들도 플로깅 키트를 받아 관광을 하며 플로깅에도 동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참가자들 중 플로깅하고 있는 사진에 해시태그 'pickup_bohae'를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플로깅과 관련된 굿즈를 제공한다. 플로깅 센터와 스몰 액션 스토어는 올해 12월 31일까지 운영되며 휴무일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방문 가능하다.문예송기자 rr3363@md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