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 주둔·시민 투옥된 사적지
수십명 사망 추정에도 시신 수습 아직
5·18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자의 유해가 암매장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42년 전 계엄군의 무자비한 학살이 자행되던 옛 광주교도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지난 2019년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견됐던 유해 중 1구가 5·18 행불자라는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왔다고 26일 밝혔다. 5·18 행불자 가족들과 유전자 정보가 일부 일치한 유해도 2구 확인되면서 추가 행불자가 발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옛 광주교도소는 5·18 당시 계엄군의 주둔지이자 시민들이 투옥돼 고문당했던 장소로 유명하다. 현재 5·18 사적지 22호로 지정해 보존하고 있다.
계엄군으로 투입된 제3공수여단은 옛 전남도청 분수대 앞에서 시민들을 향해 총탄을 퍼붓던 1980년 5월21일부터 나흘 동안 이곳에 주둔하며 주요 도로의 진출입을 막아 광주를 고립시켰다.
주둔 첫날에는 광주에서 벽지를 사서 돌아오던 담양군 대덕면 주민 2명에게 집중 사격을 가하고, 전남대에서 붙잡은 시민군들을 태운 트럭에 최루탄을 터뜨리고 곤봉을 때려 숨지게 했다. 이튿날에는 광주를 벗어나 진도군 자택으로 돌아가려던 일가족에게 총격을 가하기도 했다.
광주교도소에서는 이들 외에도 수많은 민간인과 시민군이 죽임을 당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계엄사령부가 발표한 '광주사태 진상조사' 문건에는 옛 광주교도소에서 민간인 27명이 사망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최소 52명이 교도소 내에서 사망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러나 계엄군이 철수한 이후 이곳에서 수습된 시신은 11구에 불과했다. 수십 명의 시민이 교도소로 잡혀갔다가 사라진 이후 현재까지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옛 광주교도소를 둘러싼 암매장 의혹이 그간 증언·목격담·군 기록 등을 통해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전두환 일당은 암매장 사실을 부인해왔다"며 "행불자 유해 발견으로 암매장의 실체가 드러난 만큼 정부는 시민 학살을 감췄던 과거사에 책임을 지고 행불자 명예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교도소는 1971년 북구 문흥동 10만6천여㎡ 부지에 건립됐다가 2015년 10월 삼각동으로 이전했다.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터에는 법률 체험 테마파크인 '솔로몬 로파크'가 조성될 계획이다.
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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