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동·윤상원 부자가 남긴 일기 나왔다

입력 2021.05.10. 17:40 최민석 기자
'윤석동 일기'·'윤상원 일기' 동시 출간
황광우 작가·인문학 모임 '동고송' 편저
삶과 업적·희생 진솔한 언어로 기록
광주민주화운동 사료 가치 커 주목


아버지는 아들에 대한 사람들의 비난과 시선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믿고 싶지 않았고 어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80년대를 살아온 이들 모두에게 던져진 질문이 있었다. "80년 광주의 그 날, 내가 윤상원이었다면 정말 죽을 줄 알면서도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었을까?"

'시민군 대변인' 고 윤상원 열사의 아버지 윤석동(1927∼2019)씨의 삶과 아들의 이야기를 진솔한 글로 담아낸 '윤석동 일기'와 옛 전남도청에서 시민군과 함께 마지막 항쟁을 벌였던 윤상원 열사의 일기를 한데 모은 '윤상원 일기'(이상 글통刊)가 나란히 출간됐다. 특히 이번 윤석동·윤상원 부자의 일기 출간은 두 사람의 삶과 업적을 살펴볼 수 있음과 동시에 사료적 가치가 커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연구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석동 일기'는 1980년 5월 27일 광주항쟁 당시 마지막까지 도청을 지켰던 윤상원의 아버지 윤석동씨의 일기다. 그는 1988년부터 2007년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스무 해 동안 일기를 썼다. 1934년 임곡 심상소학교를 나와 송정 농업실습학교에서 수학한 가난한 농군이었다. 그는 생전 농사를 지으며 5·18 유족회장으로 활동했고 지난 1995년 제정된 '5·18특별법'과 2001년 '5·18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통과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그는 일기를 쓰며 아들의 삶과 희생의 숭고한 의미를 기록했다.

윤석동 일기의 원본은 방대하다. 1988년에서 2007년까지 2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작성했다. 총 20권의 일기장은 책 여덟 권의 분량이었다. 이 방대한 원본 일기를 한 권으로 압축했다. 윤석동씨는 지난 2019년 6월 타계했다.

편저에는 (사)인문연구원 '동고송'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황광우 작가 주도로 김동민·박전일 씨 등 연구원 5명이 참여해 2년 여 동안 원고 정리와 수정작업을 거쳐 단행본으로 완성됐다. 일기 원본은 한국학호남진흥원에 소장돼 있다.

일기에는 총 4부에 걸쳐 88년부터 20년 동안 아버지로서 아들 윤상원을 지켜본 감회와 단상, 5월 단체에서의 활동상 등이 담담하고 일상적 문체로 실려 있다. 황광우 작가는 "아들이 폭도 누명에서 민주화 열사로 재인식하는 과정이 일기 속에 녹아있다"며 "부친은 소학교에서 일본어를 익힌 탓에 흘려쓰기가 심해 누구도 분석할 수 없을 만큼 난해해 역사 사료적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윤상원 일기'는 1980년 5월 27일 광주항쟁 당시 마지막까지 도청을 지켰던 윤상원의 일기다. 윤상원은 1960년부터 1979년까지 열권의 일기를 썼다. 초등시절부터 대학시절까지다. 1980년 5월 20일, 그는 밤새워 투사회보를 작성했고 27일 새벽 4시까지 도청을 사수했다.

그는 "오늘 우리는 패배하지만, 내일의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 것이다"는 자신의 말 그대로 80년 5월 광주민중항쟁의 전 과정을 지휘한 항쟁의 심장이자 두뇌였다. '윤상원 일기'는 '전태일 일기'와 함께 1970년대를 대표하는 국보급 유물이자 사료로 평가된다.

황광우 작가는 광주 임곡의 천동 마을에 자리한 윤상원 기념관 '해파제'에서 윤상원 일기를 처음 본 후 일기 원본을 꺼내 바로 복사본을 만들었고 이를 토대로 출간작업에 들어갔다. 일기 원본은 현재 한국학호남진흥원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황 작가는 윤상원의 일기를 최대한 원문 그대로 옮겨 수록했다. 일기에는 전라도 사투리가 많이 나온다. 일기의 원본은 1960년에 시작해 1968년까지 9년 동안 쓴 일기가 아홉 권이고, 다시 1977년에서 1979년까지 3년 동안 쓴 일기가 한 권이다. 총 열 권의 일기장이다. 200자 원고로 3천매가 넘는, 책 세 권에 달하는 분량이다. 황 작가는 이 원본의 글을 2천매로 줄였다.

'윤상원 일기'에는 개인적인 것 외에 입시교육의 병폐 등 사회적 주제를 다룬 글도 다수 수록돼 교사들의 필독서처럼 여겨진다고 황작가는 말했다.

'윤상원 일기'는 1980년대 이전 그의 삶과 행적이 자신의 문체로 상세히 기록돼 있다는 점에서 한 청년으로서의 윤상원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사료이자 향후 윤상원 관련 연구에도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광우 작가는 "'윤상원 일기'가 국보라면 '윤석동 일기'는 소중한 지방문화재이다. 언젠가 '80년 5월 광주, 그 후'에 대해 연구하는 학자에게 두 일기는 풍부하고 생생하며 완벽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윤씨 부자가 남긴 일기들이 학교나 기관 곳곳에서 널리 읽혀 광주민주화운동의 올바른 역사적 자리매김을 위한 양서로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황광우 작가는 오는 15일 오후5시 광주 동구 충장로 한 식당에서 '윤석동 일기' 및 '윤상원 일기' 책 헌정식을 갖는다. 이날 헌정식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 최초 녹음자인 가수 오정묵씨의 공연 등 행사가 유튜브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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