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5·18이 잔인함으로만 끝나서는 안돼"

입력 2021.05.07. 15:35 김대우 기자
극락초 백성동 교사가 바라본 5·18교육
오월정신의 다양성·그 가치 일깨워야
동화·그림책·영상으로 쉽운 접근 필요
5월 주간 반짝 수업보단 교육과정 포함
‘오일팔수업.com’개설…전국화 앞장
5·18 묘역에서 체험학습을 진행 중인 극락초등학교 학생들. 백성동 교사 제공

"80년 5월의 아픔과 슬픔을 겪어보지 않는 아이들에게 5·18이 잔인함으로만 끝나서는 안됩니다. 오월정신이 담고 있는 다양성과 그 숭고한 가치를 통해 깨어있는 성숙한 시민으로 키워내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광주 극락초등학교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백성동 교사는 5월이 되면 평소보다 배 이상 바빠진다. 동료 교사들로부터 "올해 5·18 교육은 어떻게 진행할거냐?", "어떤 주제가 좋겠느냐?", "참고할 만한 책과 자료를 추천해 달라"는 문의가 빗발치기 때문이다.

백 교사는 올해 30대 초반의 교육경력 8년차 선생님이다. 그 역시 5·18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지만 소위 5·18교육 실천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현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 5·18 분과장까지 맡고 있다.

광주교육대 재학시절부터 학생회 활동을 하며 5·18에 관심을 가져왔던 백 교사는 관련 공부를 집중적으로 해왔다. 해마다 5월이 되면 해설사로 활동하며 5월 알리기에 앞장 서 왔다.

선생님이 되어서는 첫 담임을 맡았던 학생들과 함께 버스를 빌려 5월 사적지 답사를 다녔다. 수업시간에는 여러 5·18관련 영상과 사진, 자료들을 토대로 5·18민주화운동이 왜 일어났고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가르쳤다.

그 때만 해도 5·18 교육은 막연했다. 왜 5·18수업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정돈되지 않은 때였다. 그럼에도 광주에서 나고 자란 청년이자 교사로서 당연한 가치라고 생각했다.

광주 극락초등학교 백성동 교사가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에 대해 유튜브로 강의하는 모습.유튜브 캡쳐

하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내가 가르치는 초등학교 어린 학생들은 과연 오월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저 교사의 시각에서 교육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오월 관련 책읽기였다. 학생들이 거부감을 갖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나 인과관계를 탐구하는 것에 집중하기 보단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동화와 그림책, 영상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했다.

책을 읽고 난 후에는 현장체험학습으로 버스를 타고 금남로, 5·18민주묘지 등 책에 나온 사적지를 탐방했다. 올해 계기수업 역시 5·18관련 책 한권을 읽고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체험학습을 계획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거듭하다보니 어느덧 백 교사는 5·18교육 전문 실천가로 입소문이 났다. 지난해에는 5·18기념재단의 요청으로 역사왜곡 유튜버를 상대로 역사 바로 알리기 온라인 강의도 진행했다.

백 교사는 최근 들어 5·18계기수업 관련 문의가 잇따르자 지난 3일 전교조 참교육실 동료교사들과 함께 '오일팔수업.com' 사이트를 개설했다. 선생님들과 교육공동체를 꾸려 5·18수업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이 사이트에는 5·18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각종 영상과 그림책, 민주시민교육자료에서부터 사이버참배 공간도 마련했다. 특히 올해는 '오월 광주, 미얀마와 눈 맞추다'는 주제로 80년5월 광주와 닮은꼴인 미얀마의 연대를 추진한다.

5·18관련 수업을 하고 있는 광주 극락초등학교 백성동 교사.

백 교사는 "'오일팔수업.com'을 5·18교육 박물관으로 만드는 것이 꿈이다. 선생님들이 원하는 자료를 공유하고 질의 응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5·18 전국화와 세계화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현재의 5·18관련 교육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백 교사는 " 5·18교육이 5월 주간에만 반짝 추진하는 이벤트성 교육보다는 학생들의 연령대에 따른 교육, 일상 속에서 민주·인권·평화 공동체 정신을 가르칠 수 있도록 교육과정 한 부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어야 한다"며 "교육과정에서 권장하는 5월 관련 동화책들이 많이 나와 있는 만큼 작가와의 만남, 오월 인물과의 만남 등을 통해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5·18민주묘지를 비롯해 기록관, 전일빌딩245 등 5·18 사적지를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하는 것도 추천할 만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한편 5·18민주화운동 교육활성화 조례에 따라 광주 관내 각급학교들은 5·18관련 주제로 연간 2시간 이상 계기교육을 의무편성해 실시해야한다. 계기교육은 통상 5·18기념행사가 열리는 5월17~18일에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김대우기자 ksh43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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