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진상조사위도 서울서 중간 경과 보고
전두환 광주 행적·계엄군의 추가 사죄 나올까
41년 전, 80년 5월 광주에서 일어난 '진실의 문'이 열릴지 오는 10일 전국의 이목이 집중된다.
5·18 학살 주범 전두환의 죗값을 묻는 두번째 재판이 광주에서 열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41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미완인 그날의 진실규명을 위해 출범한 5·18진상조사위원회(조사위) 성과보고회가 열리는 상반된 풍경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6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고 조비오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두환의 항소심 첫 재판이 10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다.
전씨는 앞서 항소심 재판을 서울에서 받게 해달라고 관할이전을 신청하기도 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에 전씨는 10일 오후 2시 30분부터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광주지법 제1형사부 심리로 첫 재판을 받게 될 예정이었으나 전씨가 재판에 불출석할 입장을 밝히며 피고인 없이 재판이 열리게 됐다.
전씨측은 "항소심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면제된다는 해석이 있어서 이를 토대로 불출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건강 이상설 때문은 아니다. 법정에서 불출석 이유를 자세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10일 재판은 피고인 본인의 이름과 나이, 주소를 묻는 인정신문이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정주교 변호사가 대신 출석해 재판을 진행한다.
광주지법에서 전두환 재판이 열리는 그 시각, 서울에서는 전두환의 5·18 당시 행적을 포함한 진상규명의 실마리가 공개된다.
같은 날 조사위도 오후 2시 서울 저동 나라키움빌딩 8층 대강당에서 조사경과보고회를 갖고 지난 1년간 진행돼 온 조사 경과 일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조사위는 지난해 5월12일 조사 개시 명령을 내리며 진상규명 과제 조사에 본격 착수했었다. 조사 착수 1년을 맞아 현재까지 진행된 조사 경과를 국민들이 중간보고 하는 형태로 행사를 마련했다.
발표는 송선태 진상조사위원장과 상임·비상임 위원장, 각 분과 과장들이 진상조사 현안에 대한 질의에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발표로 전씨가 5·18 당시 광주 현지에서 집단 발포 등 계엄군에 작전을 지시했는지 여부가 공개될 지 눈길을 끈다. 앞서 조사위는 전두환을 광주에서 목격했다는 증언을 확보하고 이에 대한 검증 작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시신도 찾지 못한 행방불명자와 관련해서도 당시 신군부의 조직적 은폐가 있었는지도 관심사다. 특히 지난 3월 5·18 당시 계엄군이 희생자 유가족에 사죄하는 등 계엄군들의 양심적인 고백과 증언도 추가로 나왔는지도 이목이 쏠린다.
5월단체 관계자는 "지난해 유죄판결을 받고도 사죄의 말 한마디 없던 후안무치한 전씨 재판이 다시 열린다"며 "이번 재판에서도 그의 유죄판결을 통해 5·18의 진상규명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 갈수록 걱정되는 5·18 조사위 종합보고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등이 지난 25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5·18조사위 보고서 평가 간담회를 열고 5·18조사위가 내놓은 직권조사 과제별 조사결과 보고서를 평가하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작성 중인 종합보고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잘못 알려진 5·18 역사를 바로잡아 왜곡과 폄훼를 근본적으로 막는 수단이 돼야 할 보고서에 5·18의 역사적 배경이나 성격 등이 일절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다.27일 5·18조사위에 따르면 5·18조사위는 오는 6월26일까지 대정부 권고안이 담긴 종합보고서를 발간해 대통령실과 국회에 보고한다.5·18 진상규명 특별법 제34조에 '활동이 종료될 경우 6개월 이내에 위원회의 활동 전체를 내용으로 하는 종합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서다.5·18조사위는 대통령실과 국회에 보고를 마친 뒤 종합보고서와 함께 진상규명 의결서, 백서를 공개할 예정이다.또 지난 4년간의 공식 조사 활동 기간 확보한 진술과 수집한 사진·영상 등 모든 자료는 국회 동의를 얻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할 계획이다.그러나 작성 완료 기간이 석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종합보고서의 구성이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전체 1천400쪽 분량의 종합보고서는 제1장 총론(200쪽), 제2장 계엄군의 진압작전(200쪽), 제3장 민간인 희생(350쪽), 제4장 인권탄압사건(300쪽), 제5장 북한개입설(100쪽), 제6장 진상규명 불능 과제(250쪽) 순으로 구성됐다.하지만 보고서 어디에도 5·18이 일어나게 된 역사적 배경과 성격, 진상규명을 시작하게 된 이유, 진상규명이 갖는 의의에 대한 서술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반면 국내 대표적인 민주화운동 중 하나인 부마민주항쟁의 진상조사보고서에는 '유신체제에 대항해 발생한 민주화운동', '유신체제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저항의식 확산' 등 항쟁의 역사적 배경과 '유신체제의 종말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민주화운동'이라는 의의가 자세히 담겨있다.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도 8·15 광복 전후 제주도의 상황이나 제주도의 지리적 특성, 4·3사건의 도화선이 된 3·1사건에 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서술돼 있다.이와 관련 정다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제1장 총론에 위원회의 설립과정, 조직·예산·연도별 조사 활동, 대정부 권고안이 담기는 데 사실 설립과정이나 조사 활동은 백서에나 들어갈 내용이다"며 "5·18에 대한 왜곡과 폄훼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5·18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성격, 5·18이 갖는 의의를 종합보고서에 싣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이어 "5·18조사위의 종합보고서가 새로운 왜곡·폄훼의 근거가 될 것 같아 심각하게 걱정된다"며 "지금이라도 종합보고서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초안을 신속하게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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