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미지 작품 다수 차지
인간과 사물과의 관계 비트는
실험적 시도 작품 '재미 더해'
파빌리온을 만나다 ⑦이스라엘관
돌하르방이 움직인다면 어떻게 움직일까. 금동미륵반가유상이 춤을 춘다면 어떤 춤을 출까. 역사적 근거이자 옛 미학이, 선조의 바람이 담긴 이들이 살아있다면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할지, 어떻게 살아움직일 지 상상해 본적 있는가.
이스라엘의 한 작가는 고대의 작은 조각상들에 생명을 부여하고 이들을 춤추게 했다. 엄숙하게, 진지하게 요목조목 뜯어 보았던 대상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게 움직인다. 마치 볕 좋은 휴양지에서 기분이 좋아 춤추는 듯 보인다.
이 작품은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지맵(GMAP)에서 열리고 있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이스라엘 파빌리온 '불규칙한 사물들'에서 만날 수 있는
루스 파티르의 'Zenhaval'.
이번 전시는 우리가 사물과 어떻게, 또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루스 파티르가 이 조각물에 움직임을 부여한 것처럼 우리는 사물에 의미, 즉 생명을 부여하며 우리와의 관계를 만듦을 보여주는 것. 히브리어로 평화를 뜻하는 '샬롬' 모양의 구조물을 뛰노는 고양이 영상 야엘 프랑크의 'Salami'는 우리가 사물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이 구조물에 인간들이 문화적,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는 가운데서도 고양이에게 이 구조물은 그저 자신이 놀고, 쉬는 환경일 뿐임을 보여준다.
야간의 고요한 도시 한가운데를 운전자 없이 홀로 가로지르는 독립된 기계를 보여주는 알로나 로데의 'Runway Freefall', 종교적 의미가 담긴 선사 시대 예배 장소를 단순한 형태로 재배열한 아사프 에브론의 'Leopard Temple' 등 이스라엘 파빌리온은 우리가 사물과 관계를 맺으며 응당 그럴 것이라 생각하는 것을 비틀어 생각하게 한다. 기대와는 다르게 작동하고 또 보이지 않거나 가상의 것인 것들에 대해 탐구하고 이를 예술을 통해 풀어내고 존재하게 하는 것.
특히 이스라엘관은 영상 작품과 실험적 시도들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아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친환경·보편 가치···사회적 책임 전시에 녹여낸다 친환경 소재인 허니콤보드를 이용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작품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 기업 등에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ESG경영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도 사회적 책임을 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 나서 눈길을 모은다.광주디자인진흥원은 9월7일 개막하는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ESG 개념을 강화했다고 20일 밝혔다.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적 가치(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을 뜻하는 말로 친환경, 사회적 가치 제고 등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노력을 담고 있다.이에 따라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전시 공사를 친환경, 폐기물 최소화를 키워드로 전개하고 있다. 플라스틱 소재 등의 사용을 대폭 줄이고 폐기자재를 재사용하는 방식이다. 전시관 가벽은 목재나 석고보드 사용을 절반 가량 줄이고 친환경 허니콤보드, 나무팔레트, 목재 하우스 모듈 등으로 대체해 폐기물을 최소화했다.허니콤보드는 종이 소재의 벌집 모양으로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소재다. 전시장 가벽과 전시대, 조형물로 활용된다. 전시 연출에 사용되는 목재 하우스 모듈은 분해와 조립이 용이해 전시 폐막 후에도 다른 전시 등에서 재사용이 가능하다.또 광주비엔날레에서 사용한 목재의자 등 폐기자재 30여개를 재사용했으며 나무팔레트를 전시 연출에 활용하며 폐기물을 줄이고 예산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사회적 가치에 중점을 둔 전시 콘텐츠도 선보일 계회기다.비엔날레전시 4관에서 선보이는 비즈니스관에는 세계3대 디자인 어워드인 독일 IF 디자인어워드와 함께 사회, 인류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디자인 솔루션을 제안한다.IF 디자인어워드 소셜 임팩트 분야 수상작 가운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오프-그리드 솔루션'.IF의 소셜 임팩트 프라이즈 분야(사회공헌과 지속가능성 주제) 공모전 수상작 가운데 씻기 등 위생·건강 관리를 습관화하기 위한 적응형 게임 '축구를 통한 보건교육'(우간다의 와토토 와소카), 세상의 평화와 청년들의 참여를 위한 미디어 'Peace Pekee'(케냐의 슈자츠 잉크), 굶주림 극복 식사 제공 프로그램 등이 그것.뿐만 아니라 도시의 쓰레기 분리수거·분류 프로그램(아르헨티나), 지속가능한 물 이용 프로젝트(미국), 소외지역의 에너지 공급 프로젝트(독일), 인공 손가락 'Lunet'(미국 휴스턴대), 지진 대비 사람카운팅 시스템(튀르키예) 등 12개국 디자이너와 기업들이 인류의 난제를 고민한 20여 점의 디자인 솔루션을 들여다 볼 수 있다.비엔날레전시 2관의 라이프스타일관에서는 '나의 친환경'존을 통해 디자이너 필립스탁, 에메코, 쿠이지와 스튜디오5.5 협업으로 PET 등 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를 적용한 세컨드라이프 의자를 저닛한다.이밖에도 머티어리얼 앤 디자인·스튜디오 얼라이브·허동규 디자이너가 협업해 나무 소재의 버진펄프를 활용한 디자인,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만든 패키지 등 지속가능한 제품디자인들을 선보인다. 나타샤(Natacha)의 나무밥솥, 디자인 뮤의 미생물 음식처리기 '파이널키친', 재고 방호복을 재활용한 조명 등 제품디자인도 사고의 전환을 선사한다.광주디자인진흥원은 사회적 가치 실천을 위해 광주·전남지역 백혈병소아암 어린이 환자들이 건강하게 성장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디자인비엔날레 관람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취약계층, 중증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해 무료 관람도 계획 중이다. 중증장애인은 물론 보호자(1명)도 무료 입장할 수 있다.송진희 광주디자인진흥원 원장은 "이번 전시는 시대의 화두이자 이슈인 ESG,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며 "멋지고 의미 있는 디자인이 우리 삶과 사회, 미래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Meet Design(디자인을 만나다)'를 주제로 9월 7일부터 11월7일까지 62일간 비엔날레전시관을 비롯해 광주 일원에서 열린다. 본 전시 뿐만 아니라 특별전, 연계·기념전, 국제학술행사, 디자인 체험·교육·시민참여 프로그램,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 상담회, 디자인마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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