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명 유명 인사 작품에 등장
인물 통한 해석하는 재미 '쏠쏠'
친근한 인물이 담긴 작품을 통해 해석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사유의 시간이 전시장에 펼쳐진다.
무등현대미술관이 김용근 초대전 '사피엔스 카페'를 23일~10월31일 진행한다.
이번 전시명 '사피엔스 카페'는 고양이를 가만 볼 수 있는 고양이 카페와 같은 의미다. 최근 코로나19와 같은 새로운 질병의 확산, 기후 위기 등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이란 존재의 오만함과 과오가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인간이란 존재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전시는 2m40㎝의 대작 두 점을 포함해 총 36점, 8개 시리즈 작품으로 꾸려졌다. 작품 속 등장하는 사피엔스, 즉 사람은 50여명으로 각각 모델을 두고 작업됐다.
여성선각자 시리즈는 인류 역사가 가부장적, 남성 중심적 사회에서 이탈하려는 시점에서 주목할만한 네 명의 여성을 담고 있다. 수학자 소피 제르맹과 소설가 수전 손택, 저항가수 메르세데스 소사, 한국동학농민운동 당시 장군으로 활약한 이소사 등이다. 이 시리즈는 모두 색을 찾지 못한 흑백이고 인물의 얼굴은 반절만 그려졌는데 이는 역사적 평가가 완성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크기 2m40㎝의 대작 두 점은 8컷의 만화형식을 취하는 만화시리즈로 서로 상반된 분위기를 풍겨 메시지를 극대화한다. 하나는 '전쟁의 비극', 하나는 '평화의 미소'. '전쟁의 비극'은 전쟁 속 부상병을 업고 나오거나 총알이 빗발치는 상황 속 참호에서 그녀에게 편지를 쓰는 군인의 모습, 또 패전 후 동료들의 유품을 몽땅 담아 짊어지고 가는 패잔병의 모습 등이 담겼다. '평화의 미소'는 어린아이, 노파가 미소를 띈 채 장미를 물고 있는 모습을 담은 작품으로 그중 하나를 빈 칸으로 남겨뒀다. 빈 칸은 관객들이 장미를 물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다.
김용근 작가는 "와서 보면 작품 속 인물들 중 아는 사람도 있고 전혀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모르는 사람에 대해서 '저 사람 누굴까' '어떤 사람일까' 의지를 가지고 찾아보다 보면 사유의 지평이 넓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김용근 작가는 통섭궁리공간 SUM(숨) 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며 미술 뿐만 아니라 음악, 철학, 물리학 등 다양한 영역의 융복합 운동을 다양한 방법으로 전개하고 있다. 7회의 개인초대전과 다수의 단체 초대전 등을 가진 바 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산에 안겨 강에 기대어 이어 온 우리네 삶 오상조 작 '영산강' 예로부터 산과 강은 아주 좋은 회화 소재였다. 실제로 많은 예술가들은 산과 강을 애호하며 화폭에 담아 왔다. 왜일까. 산과 강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 지역 만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 산과 강은 이들의 넉넉한 품에 안긴 민중의 정신을 이루는 뿌리다. 우리는 무등산과 영산강의 품에 안겨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이같은 일상이 너무나도 당연해 어미와 같은 무등산과 영산강의 소중함을 잊고 있지는 않나. 이같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마련된다.광주시립미술관이 '무등에서 영산으로'전을 지난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본관 1, 2실에서 진행한다.이번 전시는 지역 공립미술관으로서 우리 지역의 미적 가치와 무등이 주는 인문 사상, 영산강이 주는 미래에 대해 조망하는 자리다.우리 가까이에 있어 너무나도 익숙한 나머지 그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 풍경, 삶, 문화, 역사를 회화, 사진, 설치, 아카이브 등에서 찾아본다.배동신 작 '무등산'전시는 소장작품을 통한 광주인의 삶과 멋,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시작해 무등산을 소재로 한 전통적 회화와 현대의 예술인 사진을 통해 무등산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기상을 보여준다. 대형 사진 작품은 점으로 우주와 같은 무등산을 그린 회화작품과 어우러져 무등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색다르게 선사한다. 영산강을 소재로 한 대형 벽면 설치 작품은 무등산과 영산강은 하나로 연결돼 있으며 영산강이 어머니의 강인 이유를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계단을 지나서는 특별 섹션이 이어진다. 시립미술관 순수 소장품 중 1946년부터 1999년까지 그려진 무등산 그림 8점을 한 번에 전시해 20세기 화가들이 무등산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김형수, 양수아, 배동신, 임직순, 김영태, 박상섭 등 20세기의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광주미술사적, 조형적으로 무등산을 살필 수 있다.정송규 작 '무등을 바라보다'아카이브 자료도 풍성하다.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무등정신을 문화적, 사상적, 예술적으로 공부하고 체화해 새로운 무등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무등공부방의 미술작품과 활동자료 등 아카이브 자료를 선보인다.사진의 기록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꾸려진 5명의 영산강 사진그룹은 3년 간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산강의 시원지인 담양에서부터 목포 하구언까지 136.66㎞를 답사하며 찍은 사진도 만날 수 있다. 영산강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더불어 강가를 따라 자리한 역사유적, 삶의 모습 등이 담겼다. 영산강에 대한 최초의 대형 프로젝트로 영산강의 모든 것이 오롯이 담겨 의미를 더한다.조진호 작 '소쇄원'김준기 시립미술관 관장은 "무등산과 영산강을 한 번에 다룬 최초의 대형 전시로 지역민 마음의 고향인 무등산과 영산강에 대한 위로와 더 큰 도약을 꿈꾸는 자리다"며 "이번 전시가 무등산과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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