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사진, 그래픽 등 다양한 시각화
향수 자극하는 우다방, 터미널 재현
통일신라부터 최근 모습까지 담아내
전시실로 들어서니 조선시대 광주의 중요 관문인 절양루가 입구를 지킨다. 마치 조선시대 선비라도 된 마냥 절양루 아래로 들어서 공북문을 나섰다. 길은 회경루로, 그리고 객사로 이어진다.
화면으로 옛 광주의 주요 관문을 재현해 이뤄놓은 이 길은 지금 우리가 아는 충장로다.
광주시립역사민속박물관 기획전시 '충장로'를 통해 충장로의 역사를 한 공간에 펼쳐놓은 것. 이번 전시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시작된 충장로를 조선시대, 일제강점기, 70~80년대에 이르기까지를 재현하고 또 시대 안에서 충장로는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등을 소개한다.
전시는 자칫 '역사'라는 거대한 주제에 관람객들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을 다양한 시각 자료와 구성으로 상쇄시켜 누구나 즐기고 추억할 수 있는 자리로 만들어졌다.
절양루를 나서 마주했던 객사 오른편으로 나서면 충장로가 확장해 온 과정과 역사 속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 충장로는 광주 의병이 출정한 곳이자 3·1운동, 학생독립운동, 민주화운동 등이 펼쳐졌던 공간으로 이를 다양한 사료와 함께 소개한다.
왼편으로 쭉 펼쳐져있는 공간을 따라 펼쳐진 충장로의 변화상은 현재와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 상인들이 점령했던 충장로의 모습과 전기가 처음으로 들어와 네온사인 등으로 반짝였던 30~40년대 충장로 모습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시외버스터미널 등으로 발전한 대인동과 함께 전성기를 맞았던 충장로의 모습은 중년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현재는 찾아보기도 어려웠던 전화부스가 열댓개는 늘어서있던 우체국 앞 사거리 모습과 그 시절 약속의 장소로 활용됐던 우다방과 나다방에서 힌트를 얻어 60~70년대의 다방을 재현해놓은 약속다방, 향토서점이 즐비했던 충장로를 되새기며 재현한 오복서점 등이 당시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뿐만 아니라 무등극장, 태평극장, 광주극장 등 영화관으로 호황을 이뤘던 당시 모습과 충장로 상권의 호황과 더불어 나타난 백화점들 중 가든백화점도 확인해볼 수 있다.
지금은 침체된 상권이지만 그 어느때보다도 활발했던 충장로 4~5가에 대한 이야기도 다뤘다. 대인동이 발전되며 충장로 상권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50~60년대에는 2~3가보다 점포 가격이 더 비쌌던 4~5가의 절정기를 소개하고 현재 4~5가에 밀집된 긴 역사를 가진 양복점과 한복점에 대한 이야기도 담아냈다. 아리랑주단이나 전병원양복점 등의 장인들의 뒷이야기도 담아 호기심을 이끈다.
김신혜 광주역사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최근 충장로의 활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여론이 많아 충장로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자 이같은 전시를 마련했다. 주제가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어 거리 재현 등을 통해 실제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연출했다"며 "또 유물도 나열보다는 그래픽 연출 등을 통해 시각적으로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했으며 광복 후 충장로는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부분이기도 하니 그 기억을 불러일으키고자 최대한 당시 모습을 재현해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충장로 역사를 일제강점기부터 광복 후의 모습을 시작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 시작은 통일신라시대부터임을 알리고 싶었다"며 "많은 분들이 어렵지 않게 광주의 중심인 충장로의 역사를 알아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12월 12일까지.
김혜진기자 hj@mdilbo.com
- [카드뉴스] 광주충장축제 월드 페스티벌로 제 19회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가 오는 10월 13일부터 10월 17일까지 5·18민주광장, 충장로·금남로 일대에서 진행된다.축제의 가장 큰 볼거리인 '충장 월드 퍼레이드'에는 광주 13개 동에서 서로 다른 테마로 퍼레이드에 참석하며 경연 퍼레이드, 영화 콘셉트 퍼레이드, 아시아 국가 퍼레이드 등 다양한 퍼레이드가 쉴 새 없이 진행된다. 또한, 70~80년대 충장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추억의 테마거리도 조성된다. 옛날 다방에서 차를 마시거나 흑백사진관에서 멋진 흑백사진을 찍는 등 즐거운 레트로 체험이 가능하다.새롭게 준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있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보면 좋을 것 같다.배수현기자 baesh0827@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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