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되는 '물 패권' 난항 겪는 '물 관리 거버넌스'

입력 2023.09.19. 16:11 이삼섭 기자
2023 무등일보 특별 대기획 물(水)의 경고…재난의 양극화 제2부 본격화된 물 전쟁
④광주시 가뭄대책 분석해보니
물 가두고 아전인수식 관리 고착
가뭄·폭우· 유역간 갈등 수면위로
주민 참여 거버넌스 구축 필수

2023 무등일보 특별 대기획 물(水)의 경고…재난의 양극화

제2부 본격화된 물 전쟁 ④광주시 기후재난 대책 분석해보니

"지구 온난화 시대(global warming)가 끝나고, 지구가 들끓는 시대(Era of global boiling)가 시작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말이다. 그는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가 7월 중순까지의 온도가 역대 최고라는 관측 결과를 발표한 데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올해 광주광역시의 날씨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제한급수 문턱까지 간 극심한 가뭄에서 '극한호우', 폭염 등이 잇따라 나타났다. 비와 더위가 순간순간 자리바꿈을 했다.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기후위험 시대가 됐다는 거다. 지구온난화의 영향 탓이다.

기후 재난의 특징 중 하나는 '위험의 불평등' 현상이다. 빈곤층과 홀로사는 노인, 장애인, 미취학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 뉴욕대 에릭 클라이넨버그(사회학과) 교수가 쓴 '폭염사회'는 이들에 대한 시청 등 관계당국과 의료진 등의 대비가 얼마나 중요한 지 잘 보여준다. 광주엔 이 같은 재난안전 취약계층이 23만여 명에 달한다. 본보의 '물(水)의 경고…재난의 양극화' 시리즈 시작 이후, 광주시가 내놓은 '가뭄·홍수·폭염 등 3대 기후 재난에 대한 대비책 등을 집중 점검했다. <편집자주>

동복댐. 무등일보DB

"섬진강에 빨대 꽂아 물을 끌어다 쓰는 데만 혈안 되지 마라."

남부지방에 닥친 가뭄으로 광주광역시에 제한급수 위기감이 감돌고 있던 지난 4월. 국회 앞에 한 구호가 등장했다. 정부의 4대강 보 활용 가뭄대책 규탄 행사에 참여한 진강유역환경협의회 박정수 상임대표가 외친 말이다. 광주를 비롯한 영산강권 시·군들이 섬진강 수계 댐만을 이용하면서 섬진강 유역에 물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박 대표는 영산강 유역권에서 물을 확보하는데 전념하지 않으면 전남 동부권(섬진강 수계)과 서부권(영산강 수계) 간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실제 영산강 유역(영산강·황룡강)은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다목적 댐이 없다. 대신 섬진강 수계 댐인 동복댐·주암댐에 식수를 의존하고 있다. 그러면서 영산강 유역 생활·공업용수 수요의 약 50%를 섬진강 유역(주암댐·동복댐)에서 공급받고 있다. 반대로 섬진강 유역은 용수공급량 중 80%를 영산강 유역 등 다른 지역에 공급하면서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특히 여수·순천·광양 등 최대 공업단지에 용수를 공급하고 있어 위기의식이 더 컸다.

강에는 경계가 없다. 굽이쳐 흐르는 강을 따라 물의 풍요를 때로는 물의 재난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행정구역이 생기고, 관할 기관이 달라지면서 언제부터인가 보이지 않는 장벽들이 생기고 견고해졌다. 서로의 관할 구역에 물을 가두기 시작했고 아전인수식 물 관리가 고착화됐다. 나아가 물을 둘러싸고 공동체 의식 대신 '패권주의'가 팽배해지면서 '물 전쟁'이 현실화되고 있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인한 물 위기는 지자체와 기관 등 주체들이 견고한 벽을 허물고 '공동·상생의 삶'으로의 회귀를 재촉하고 있다. 다양한 물 관리 주체들이 참여하는 '물 거버넌스' 관점으로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해 이상기후에 효율적이면서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는 거다.

특히 광주·전남은 지난해부터 가뭄과 극한 호우, 폭염 등을 겪으며 기후재난 취약성이 노출됐다. 거버넌스 구축에 대한 주문이 많은 배경이다.

가뭄은 영산강 유역 내 묵은 갈등도 수면 위로 꺼내올렸다. 4대강 중 하나인 영산강 상류에는 4개의 댐이 있다. 하지만 정작 광주광역시와 인근 시·군 주민들인 섬진강 물을 마신다. 영산강 상류 4대 댐 모두 농업용수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영산강 수계의 유일한 상수원으로 평림댐이 있는데, 장성·담양·함평·영광 등 전남 북부권 4개 지역에만 수돗물을 공급한다.

영산강 상류 4대 댐의 저수량을 살펴보면, 나주호 1억781만t, 장성호 1억388만t, 담양호 7천760만t, 광주호 1천800만t이다. 이들 4대 댐의 총 저수량은 약 3억t에 이르는데, 광주광역시 최대 상수 공급원인 동복댐(9천953만톤)의 3배, 광주·전남 최대 상수원인 주암댐(4억5천700만톤)과 맞먹는 막대한 양이다. 하지만 이들 댐은 다목적댐이 아닌 농업용으로, 농어촌공사가 관리한다.

영산강 수계를 상수원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저수량이 충분한 이들 댐을 활용할 수밖에 없지만, 댐을 관리하는 농어촌공사는 물론 농민들의 '결사반대'로 논의조차 꺼내기 쉽지 않다.

가뭄 이전부터도 광주시와 이들 댐을 관리하는 농어촌공사와 농민들 간 갈등은 심심찮게 있어왔다. '영산강 수질 논란'이 대표적이다. 광주시 내 영산강은 비교적 상류임에도 불구하고 수질이 3급수 내지는 4급수에 머물고 있어 식수 활용이 불가능하다. 광주시는 영산강 상류댐에서 농업용으로 물을 가둬놓은 채 방류하지 않고 있어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불만이 크다.

또 대규모 폭우 때는 상류 댐에서 한꺼번에 물을 내보내면서 광주시와 인근 지역의 수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농경지 수 천㏊와 주택·공공 시설물 등에 대한 대규모 침수 피해를 불러온 '영산강 대홍수' 당시 영산강 상류 4대 댐에서 사전 방류를 충분히 하지 않은 채 한꺼번에 물을 방류하면서 수해가 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농업용으로 이용되는 댐에 물을 가둬놓고 흘러보내질 않으니 광주를 지나는 영산강은 도시하천에서 흘러내린 물로 인해 수질이 나쁠 수밖에 없다"면서 "필요할 땐 그대로 둔 채 장마와 같이 폭우가 내릴 때는 물을 한꺼번에 방류하면서 수해가 발생한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아전인수' 구조를 깨기 위해서는 섬진강·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한 '물 관리 거버넌스'가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상수원 문제뿐만 아니라 유역 내에는 홍수와 녹조 대응, 강 수위 조절, 하수도·하천·상수도의 연계, 수생태계 복원과 같이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유역 내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구축이 필수적인 이유다. 지역의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물 이용 문제는 이해관계가 첨예해 풀어나가기 어렵기 때문에 유역 내 물 갈등이 심각할 수밖에 없다"면서 "농민이든 도시민이든 자신이 사는 지역에 흐르는 물을 자신들의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물 관리 거버넌스에 이해당사자인 주민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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