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가수·소리꾼 콜라보 공연
슈베르트 음악과 삶 조명 눈길
"그림자는 손에 잡히지도 않고, 때때로 그 모습을 감추기도 하지만 나의 형상을 비추는 모습으로 존재한다. 예술가의 마음의 형상을 비추는 그림자는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클래식과 전통 판소리가 만나 문화 예술적 감성을 한데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오는 30일 전당 예술극장 극장2에서 '브런치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는 오페라 가수 이응광과 소리꾼 이봉근이 함께 나서 슈베르트의 음악과 삶을 조명한다.
이응광은 슈베르트, 소리꾼 이봉근은 그의 분신 도플갱어로 클래식과 판소리를 넘나들며 시대와 국가를 초월하는 무대를 선보인다.
특히 이번 공연은 세계적인 작곡가 슈베르트의 분신이자 그림자는 다름아닌 '음악'이라는 점을 관람객들에게 전달한다.
음악은 작곡가의 혼이 녹아있는 또 하나의 자아이며 그 안에는 열정, 행복, 기쁨, 희망이 담겨 있지만 우울과 질병, 고뇌, 죽음도 담겨 있다는 사실을 다양하게 드러낸다.
또 슈베르트의 '사철가(단가)' 등을 통해 시작의 설렘이 있는 봄, 송어처럼 활기찬 여름, 아름다움과 죽음을 한 몸에 담고 있는 낙엽의 계절 가을, 차가운 겨울 등을 심도있게 풀어낸다. 슈베르트의 인생을 사계절에 비유해 그의 삶과 음악적 과업을 날줄과 씨줄로 엮어 진행해 주목된다.
바리톤 가수 이응광은 슈베르트로 투영돼 노래와 대사를 통해 당시 슈베르트의 심정을 풀어낸다. 또 소리꾼 이봉근은 21세기 한국에서 노래하는 자로 분해 슈베르트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관객들에게는 이야기꾼으로 다가간다.
특히 우리의 소리 중 주요 레퍼토리를 함께 들려줌으로써 슈베르트의 리트와 화답하는 전개를 펼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이를 통해 슈베르트가 살았던 18~19세기와 현재, 동서양이라는 공간, 음악은 이 모든 것을 넘어서 모두를 하나로 이어주고 있음을 피력할 방침이다. 여기에 피아니스트 이소영의 연주와 반주로 음악적 깊이를 더하고, 서양의 클래식 음악과 국악이 슈베르트를 통해 연결되는 예술적 결합의 현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는 슈베르트의 대표곡인 송어와 밤과 꿈, 마왕, 거리의 악사 등이 공연된다. 또 춘향가 중 긴사랑가와, 새타령, 귀곡성, 진도씻김굿 중 손님굿 등 다채로운 전통 판소리 공연도 함께 펼쳐진다.
바리톤 이응광은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지난 2004년 한국 성악 콩쿠르에서 우승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동아 국제 콩쿠르 준우승 등을 통해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또 최근 스위스 루체른 오페라극장에서 '세비야의 이발사' 타이틀 롤 데뷔를 하며 유럽과 국내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소리꾼 이봉근은 국악 뮤지컬 단체인 '타로'의 창단 멤버로 '앙상블 시나위', '적벽' 등에서 활동했다. 지난 2020 KBS 국악대상 종합 대상 수상자로 그 실력을 인정받았고 음악극 '심청'을 비롯해 영화 '소리꾼' 및 방송 '불후의 명곡', '조선판스타', '로또싱어'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옥경기자 okkim@mdilbo.com
- "아시아 문화, ACC 박물관에서 간접 체험해요" 2023년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 워크숍 모습.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이 아시아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은 운영해 눈길을 끈다. ACC는 아시아문화박물관의 전시, 소장품 및 아카이브를 연계한 교육으로 시민 곁을 찾아간다.ACC는 다음달부터 6월까지 아시아문화박물관 문화교육실5에서 인도네시아 바틱과 동아시아 출산의례를 주제로 'ACC 박물관 교육'을 운영한다.먼저 '작가와 함께하는 워크숍: 인도네시아 바틱'에서는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전시인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도시'와 연계해 인도네시아 전통 염색기법인 바틱에 대해 알아본다.이번 워크숍은 지난해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를 다녀온 이혜미, 오세린 작가가 함께한다.인도네시아의 전통과 자연환경을 생생하게 담은 시간으로 구성했으며, 바틱 직물을 활용해 오브제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워크숍은 다음달 11일, 5월 9일, 5월 23일, 6월 27일 4차례 진행된다.'동아시아 출산의례' 교육 포스터.이어 아시아 출산의례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의 생활문화를 느껴볼 수 있는 강의도 열린다.이번 교육에서는 동아시아 과거 전통문화와 근현대에 이르는 민간문화를 포함해 출산의례를 알아보는 의식주 문화와 생활풍습에 대해 조명한다.교육은 총 3회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아시아플러스 연구진이 강사로 참여한다.다음달 16일에는 함한희 무형문화연구원장이 '성과 속의 세계를 넘나드는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를 펼친다.오는 5월 28일에는 김효경 한남대학교 중앙박물관 특별연구원이 '한국 출산의례와 설화 속 삼신이야기'를 주제로, 오는 6월 25일에는 한남수 선문대학교 교수가 '붉은 색의 두 얼굴, 중국의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한다.ACC가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 전시실을 개편해 지난 1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 도시 전시'에서는 계절풍을 따라 동남아시아의 해상 실크로드에서의 교육과 문화교류, 항구도시에서 만들어낸 고유한 문화 쁘라나칸과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화려한 그림과 조각, 신성하고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금속공예품, 열대의 문양을 품은 옷과 직물 공예, 자연에서 채득한 라탄으로 만든 목공예 등 동남아시아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그곳에 정착해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신화와 신앙, 집과 옷, 이색적인 일상용품을 만나 볼 수 있다.'ACC 박물관 교육' 참가비는 무료로, 신청은 ACC 누리집(www.acc.go.kr)에서 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ACC는 일반 대중들이 쉽게 아시아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아시아문화박물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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