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심근경색증 환자는 '시간이 金'이다

@홍영준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입력 2021.09.30. 13:21

관상동맥은 심장의 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들을 말한다. 관상동맥은 대동맥의 시작 부위에서 좌우 두 갈래로 분지하며 심장 전체를 둘러싸는데, 둘러싸는 모양이 관(冠)과 같다 해서 관상동맥이라 불린다. 관상동맥 내에 동맥경화증이 진행되고, 마치 화산이 폭발하듯이 동맥경화증 부위가 터지고 혈전이 생겨 관상동맥을 막게 되어 심장 근육으로 피가 안 가게 돼 심장 근육의 일부가 괴사되는데 이를 심근경색증 이라고 한다.

심근경색증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약 30~40%의 환자가 사망하며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더라도 5~10% 정도가 사망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해 심장 근육이 죽게 되면 심장 근육 조직이 불안정해져서 심실빈맥이나 심실세동과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해 사망할 수 있다. 가슴 통증과 같은 증상이 발생한 이후 1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것을 급성심장사 혹은 돌연사라고 이야기하는데 급성심장사의 가장 흔한 원인이 바로 심근경색증이다.

심근경색증의 증상은 쥐어짜거나 짓누르는 것 같은 죽을 것 같은 가슴 통증이 20분 이상 지속되며 호흡곤란, 식은땀, 오심, 구토, 의식혼돈 등을 동반해 나타날 수 있고, 좌측 팔, 목, 턱, 등, 배꼽 위로 통증이 퍼져나가는 방사통이 생길 수 있다. 가슴 통증 지속 시간이 20분 이상 오래 지속된다는 점이 협심증과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심근경색증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 '시간은 금이다 '라는 말이 정확하게 적용되는 것이 바로 심근경색증이다. 즉, '시간은 심장근육이다'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빠른 시간 안에 막힌 관상동맥을 뚫어주어 심장근육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심근경색증의 치료 원칙으로 치료 과정 중 시간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의미이다. 즉, 심장 근육이 죽지 않게 하는 데 있어서 가슴 통증이 나타난 이후 얼마나 빨리 병원에 가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러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심근경색증이 발생했을 때 얼마나 빨리 병원에 갈까? 가슴이 너무 아파 죽을 것 같으니까 병원에 빨리 갈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가슴 통증이 발생한 이후 한 시간 이내에 병원에 가는 경우는 23% 밖에 되지 않으며, 1~2시간 이내에 가는 경우는 16%, 2~6시간 이내에 가는 경우는 33%, 6시간 이후에 가는 경우는 28%나 된다. 가슴이 그렇게 아픈데도 6시간 넘게 병원에 안가는 경우가 10명 중에 3명이나 된다는 말이다.

심근경색증은 얼마나 빨리 대처하느냐에 따라 나타나는 결과가 천차만별이다. 증상이 발생한 후 최소 2시간 이내에 막힌 관상동맥을 시술이나 약을 통해 뚫어줘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시술이나 약을 통해 성공적으로 관상동맥을 뚫어준다 하더라도 병원에 늦게 오면 늦게 올수록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병원에 오는 시간이 1시간씩 늦어질 때마다 사망률이 1% 가량 높아지며 증상 발현 후 1시간 이내에 막힌 관상동맥을 시술이나 약을 통해 뚫어주면 거의 모든 환자가 생존할 수 있다. 우리나라 심장 시술이 가능한 거의 모든 병원은 심근경색증 환자가 병원에 도착한 후 90분 이내에 막힌 관상동맥을 뚫는 시술을 시행하고 있다. 즉, 병원 안 골든타임은 아주 많이 줄였지만, 아쉽게도 증상의 발생부터 병원 응급실 도착까지의 병원 밖 골든타임은 아직 줄이지 못하는 실정이다.

20분 이상 지속되는 심근경색증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가능하면 움직이지 말고 안정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주위 사람에게 빨리 도움을 요청하고 망설이지 말고 119에 연락하여 구급차를 이용하여 대학병원이나 심근경색증 치료가 가능한 종합병원 응급실로 빨리 가야한다. 효과가 없는 단방 약을 사용하거나, 체를 낸다거나 하면서 시간을 낭비해서는 절대로 안 되고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가능하면 1시간 이내) 병원에 가야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심장 근육의 괴사를 막을 수 있고 후유증 없이 여생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 홍영준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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