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은 사슴의 뿔처럼 생겼다고 해서 관상동맥 (冠狀動脈)이라고 불린다. 이 관상동맥은 쉬지 않고 일하는 심장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해주기 위해 대동맥에서 나와 심장에 피를 공급해주는 동맥이다. 관상동맥의 구조를 살펴보면, 그 가장 안쪽 층을 내피세포가 둘러싸고 있는데 내피세포가 건강한 경우에는 혈관에 병이 잘 생기지 않지만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흡연 등에 의해서 내피세포가 손상을 받게 되면 죽상경화증이 진행되고, 이러한 죽상경화반이 터지고 관상동맥 안을 흐르던 혈액 내의 혈소판이 활성화되면 급성으로 혈전이 잘 생기게 된다. 이렇게 생긴 혈전이 관상동맥을 막아서 심장 근육의 일부가 파괴 (괴사)되는 경우를 심근경색증 (心筋梗塞症)이라고 한다.
심근경색증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약 40%의 환자가 사망한다.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더라도 10% 정도가 사망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우리나라 성인 사망률의 2위를 차지하는 것이 심혈관질환인데 (1위는 각종 암), 이 심혈관질환 중에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심근경색증이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해 심장 근육이 괴사되면 심장 근육 조직이 불안정해져 심실빈맥이나 심실세동과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고, 이런 경우 심장은 고유의 혈액 펌프 기능을 상실하게 되고 뇌에 산소공급을 못하게 되는데, 약 4분 이내에 산소 공급이 재개되지 않으면 영구적 뇌손상이나 사망에 이르게 된다.
때문에 평소 심근경색증의 증상을 잘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가슴통증이다. 쥐어짜거나 짓누르는 것 같이 느껴지며 명치부위나 가슴 한가운데의 통증 양상을 보인다. 좌측 팔, 목, 턱, 등, 배꼽 위에 통증이 나타나는 방사통도 심근경색증 의심 증상 중 하나다. 이 외에도 호흡곤란, 식은땀, 오심, 구토, 의식혼돈 등이 20분 이상 지속될 경우 의심을 해봐야 한다.
그러나 심근경색 환자의 20~30%에서는 흉통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히 당뇨병, 고령 또는 여성의 경우 무증상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하기 1-2주전에 전조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위에 언급한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를 반복한다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통증이 1-2분 내로 가라앉는 정도이면 수일 내로 병원을 찾고 통증이 5분 이상 지속되면 즉시 종합병원의 응급실이나 순환기내과 외래를 방문해야하며 병원에 올 때는 직접 운전하지 않아야 한다. 즉, 증상 발생부터 병원에 내원해 전문의의 진단 및 치료를 받기까지의 시간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심근경색증은 얼마나 빨리 대처하느냐에 따라 나타나는 결과가 천차만별이다. 증상이 발생한 후 최소 3시간 이내에 막힌 관상동맥을 시술이나 약을 통해 뚫어주어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시술이나 약을 통해 성공적으로 관상동맥을 뚫어준다 하더라도 병원에 늦게 오면 늦게 올수록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병원에 오는 시간이 1시간씩 늦어질 때마다 사망률이 1% 가량 높아지며 증상 발현 후 1시간 이내에 막힌 관상동맥을 시술이나 약을 통해 뚫어주면 거의 모든 환자가 생존할 수 있다.
20분 이상 지속되는 심근경색증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가능하면 움직이지 말고 안정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주위 사람에게 빨리 도움을 요청하고, 대학병원이나 심근경색증 치료가 가능한 종합병원 응급실로 가야한다.
효과가 없는 단방 약을 사용하거나, 체를 낸다거나 하면서 시간을 낭비해서는 절대로 안 되고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가능하면 1시간 이내) 병원에 가야 심장 근육의 괴사를 막을 수 있고 심장 근육을 성공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
홍영준 전남의대 순환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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