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 북토크
67편 작품에 두레밥 문화 공동체 소망
문학적 성과 공유·독자 관심 호응 반영
시세계·시 창작 사연 직접 만나서 소통
최근 시집 '눈 맑은 낙타를 만났다'(푸른사상刊)를 펴낸 무등일보 신춘문예 출신 함진원 시인이 출간기념 북토크를 열 예정이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함진원 시인은 오는 20일 오후 5시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 배움홀에서 '눈 맑은 낙타를 만났다' 출간기념 북토크 행사를 갖는다.
이날 행사는 맹문재 시인의 사회로 1시간 가량 진행된다.
그의 이번 북토크 행사는 지역 출신 시인으로는 이례적인데다 시집 출간을 통한 문학적 성과 공유와 침체에 빠져 있는 출판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시편들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을 반영해 열리게 됐다.
이번 시집에는 총4부 67편의 시편들이 담겨 있다.
시인은 자본주의 체제에 종속되어 끊임없는 욕망과 탐욕에 허우적거리는 도시인들의 삶을 직시하고 그 대안으로 두레밥 문화를 제시한다. 그는 항아리처럼 넉넉한 마음으로 함께 어울리면서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공동체 사회를 소망한다.
자본주의가 주도하는 교육을 받은 대중들은 소비 세계의 일원이 되기를 꿈꾼다. 자본주의 매체가 전하는 제품을 소유하려고 욕망하는데, 제품 자체보다 제품이 갖는 풍요로운 이미지를 소유하고자 한다. 그렇지만 그것의 획득은 쉽지 않으며, 소유한 경우에도 욕망의 추구를 그치지 않는다. 또 다른 욕망을 추구하느라 결국 욕망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함진원 시인은 이같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대안으로 두레밥 문화를 제시한다. 두레밥은 두레로 일을 하고 공동으로 먹는 밥이다. 두레꾼들은 일터로 가져온 점심뿐만 아니라 오전 참과 오후 참 등을 먹는데, 자신의 집에서 평소에 먹는 것보다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고 공동체의 유대감을 가져, 힘든 농사일을 함께해나가고 상부상조의 토대를 마련한다. 노동력이 없는 마을의 노약자나 과부의 농사를 지어주거나, 마을 사람들의 대소사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두레밥 문화는 일제가 토지 조사 사업을 통해 조선인의 토지를 사유제로 만들면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자영 신분의 조선 농민들이 소작인으로 내몰리면서 두레밥을 나누는 토대가 상실된 것이다. 해방 뒤 산업화와 도시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농촌의 공동화 현상을 가져와 두레밥 문화는 고전적인 유물이 됐다. 하지만 두레밥 문화가 완전하게 소멸된 것은 아니다. 그 형태는 바뀌었지만, 현재의 실생활에서 다양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두레밥 문화를 재발견하고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함진원 시인은 이날 북토크에서 자신의 시세계와 각각의 시편들에 얽힌 사연과 창작 배경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또 시가 외면 받는 작금의 시대에 독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시의 의미와 가치를 이야기로 풀어낼 계획이다.
탄탄한 시적 구성과 주옥 같은 언어들로 채워진 시편들은 독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서점가에서도 꾸준한 판매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맹문재 시인은 "함진원 시인은 시를 통해 인간은 다른 사람과 부단하게 어울리는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며 그 공동체적 존재감의 필요성을 일깨워 준다"며 "우리가 보호할 수 있는 주체는 시장이나 국가가 아니라 우리들 사실을 분명하게 전하고 있다"고 평했다.
함진원 시인은 "서울 한복판에서 독자들과 시를 통해 교감하고 소통하는 장으로 마련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북토크를 계기로 독자들과 자주 만나고 시창작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함평에서 태어나 조선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시 '그해 여름의 사투리 調'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인적 드문 숲길은 시작되었네' '푸성귀 한 잎 집으로 가고 있다', 연구서로 '김현승 시의 이미지 연구'가 있다. 기린독서문화교육원을 설립하고 기린작은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치유 글쓰기와 책 읽기 독서 모임을 하는 등 책 읽는 사회 만들기 운동을 하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회원이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 대장간에 남아 있는 우리의 모습 "누군가 기록해두지 않으면 영영 사라질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그것이 쌓여 이야기가 되고, 역사가 된다. 이 책의 귀함과 무게가 거기에 있다."한때 서울 을지로 7가는 대표 대장간 거리였다. 녹번동,수색, 구파발 등지에도 대장간이 많았다. 그랬던 대장간들이 1970∼80년대 급격한 산업구조 개편과 도시개발을 거치면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이제는 대장간이 모여 있는 곳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대장간 셋이 붙어 있는 인천 도원동이 국내에 마지막 남은 대장간 거리라 할 수 있다.도원역 부근에 있는 인일철공소, 인천철공소, 인해대장간 중 맏형 격은 1938년생 최고령 대장장이 송종화 장인이 운영하는 인일철공소다.책 '대장간 이야기'는 사라져가는 우리 시대의 마지막 장인 대장장이와 대장간의 모든 것을 담았다.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을 누빈다.역사 속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저자는 또 대장간이 우리말의 아주 오랜 곳간임에 틀림 없다고 말한다.이 책에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참전한 명나라군에 건넨 선물 중 휴대용 불붙이는 도구 부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당시 이순신 장군이 부시를 일컬어 적었던 화금(火金)은 불을 일으키는 쇠라는 말이다. 부싯돌을 쳐서 불을 일으키는 쇳조각이 부시인데, 그 어원을 따져보면 불과 쇠가 합쳐져 이뤄진 말이다.이 책은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우리 대장간과 대장장이의 세계를 현장에서 관찰하고 정리한 결과물이다. 대장간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대장간의 인문학적 향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드러내고자 애썼다"고 말하는 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나아가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 속을 누빈다. 또한 역사 속에서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 이 책은 우리나라 대장간 다섯 곳, 일본의 다네가시마 대장간 한 곳의 현장 모습을 보여준다. 인천의 도심 한복판에 있는 네 곳 등인데, 이제는 모두 70대 이상의 노인 혼자서 일한다. 젊은 누구도 대장간 일을 배우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 대장장이들이 일을 그만두면 그 대장간들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저자는 아쉬워한다.뭐니 뭐니 해도 가장 고마운 건 이때껏 대장간 현장을 지켜내온 이 땅의 나이 드신 대장장이 장인들이다. 힘에 부칠 때마다 대장간 현장을 찾아 그분들의 망치질 소리를 들으며 힘을 얻고는 했다.대장장이와 도구, 그리고 쇠. 대장간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다. 대장장이가 있어야 쇠를 달구고 두들겨서 뭔가를 만들 수 있다. 원자재인 철물이 없어도 대장간은 돌아가지 않는다. 기술을 가진 대장장이나 원재료인 쇠 말고도 화로, 모루, 망치, 집게 같은 필수 도구가 있어야 한다. 대장간 일은 쇠를 불에 달구는 작업이 우선이다. 화로에는 풀무가 따라붙는다. 바람이 없으면 화로에 불길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대장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성냥이다. 충청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장간을 승냥깐이라 한다. 이 승냥이라는 말이 성냥에서 나왔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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