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창작욕과 존재 탐구
단단하고 강인한 생명 노래
굳은 의지로 다진 80년의 生
김용휴(78) 시인이 최근 자신의 두번째 시집 '송엽에 싸인 바람 같이'(청어刊)를 펴냈다.
그는 이번 시집에 생에 대한 애착과 사유를 담은 시편들을 다수 선보이고 있다.
각각의 시편들에는 치열한 창작욕과 존재를 탐구한 진솔한 언어들이 새겨져 있다.
"날마다 숨을 쉽니다/ 날마다 눈을 뜹니다/ 날마다 생각 합니다/ 날마다 만나 뵙니다/ 날마다 입을 엽니다// 날마다 외쳐 댑니다/ 날마다 새겨 냅니다/ 날마다 그려 봅니다/ 날마다 술을 풉니다/ 날마다 잠겨 듭니다// 날마다 눈을 깝니다/ 날마다 간절 합니다/ 날마다 글을 씁니다/ 날마다 고함 칩니다/ 날마다 목을 뺍니다// 오늘도 자신을 이기라는 지대한 소명이/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다고/ 순간순간마다 엄하게 질타하며/날을 세우라 합니다"('날을 세우라 합니다' 전문)
시인은 순간순간 생에 대한 천착과 굳은 의지를 드러낸다.
이는 그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며 시를 통해 단단하고 강인한 삶을 살고 있는 현재 모습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의 시 속에는 살아있는 생명과 현장감, 굳은 의지로 평생을 헤쳐온 경륜이 묻어나 있다.
그는 지난해 첫 시집 '남광주에 나는 가리'에서 동명의 오래된 시비를 매개로 서정과 사유, 저항, 민족의 한 등을 담은 시편들을 담아 큰 주목을 받았다.
김용휴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나중으로 미루는 것은 생(生)의 존재(存在)이기 전(前)이냐 아니냐는 중요하다. 그것이 문제로다. 그 미룸은 자신의 영역이 아니기에, 다시 자신의 영역에서는 미루지 말자"며 "끝을 맺으라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결어, 오늘의 과제를 내일로 떠넘기지 말라는, 게으름 피우지 말라는 것이다. 더 추밀해 내는 것도 나중이라 말로 말고 더 생각해보자. 우리나라 참솔, 적송은 죽어서도 송향은 천년을 간다. 이에 참솔잎의 부드러움에 감싸인 바람에는 그 어찌 송향이 없으리요. 깃발을 세우자"고 말했다.
이번 시집은 예술인복지재단의 창작지원금을 일부 지원 받아 출간됐다.
그는 고흥군 금산 출생으로 지난 75년 구 전남매일신문사에 입사했으나 83년 언론 통폐합 여파로 해직된 언론인 출신으로 도서출판 규장각과 무크지 '민족과 지역'을 발행하는 등 출판인과 문인화가, 향토사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1995년 한맥문학에 '백제인' 등 4편 시로 등단,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국제펜클럽본부와 한국문협, 광주문협, 전남회협 회원이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 대장간에 남아 있는 우리의 모습 "누군가 기록해두지 않으면 영영 사라질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그것이 쌓여 이야기가 되고, 역사가 된다. 이 책의 귀함과 무게가 거기에 있다."한때 서울 을지로 7가는 대표 대장간 거리였다. 녹번동,수색, 구파발 등지에도 대장간이 많았다. 그랬던 대장간들이 1970∼80년대 급격한 산업구조 개편과 도시개발을 거치면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이제는 대장간이 모여 있는 곳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대장간 셋이 붙어 있는 인천 도원동이 국내에 마지막 남은 대장간 거리라 할 수 있다.도원역 부근에 있는 인일철공소, 인천철공소, 인해대장간 중 맏형 격은 1938년생 최고령 대장장이 송종화 장인이 운영하는 인일철공소다.책 '대장간 이야기'는 사라져가는 우리 시대의 마지막 장인 대장장이와 대장간의 모든 것을 담았다.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을 누빈다.역사 속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저자는 또 대장간이 우리말의 아주 오랜 곳간임에 틀림 없다고 말한다.이 책에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참전한 명나라군에 건넨 선물 중 휴대용 불붙이는 도구 부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당시 이순신 장군이 부시를 일컬어 적었던 화금(火金)은 불을 일으키는 쇠라는 말이다. 부싯돌을 쳐서 불을 일으키는 쇳조각이 부시인데, 그 어원을 따져보면 불과 쇠가 합쳐져 이뤄진 말이다.이 책은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우리 대장간과 대장장이의 세계를 현장에서 관찰하고 정리한 결과물이다. 대장간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대장간의 인문학적 향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드러내고자 애썼다"고 말하는 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나아가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 속을 누빈다. 또한 역사 속에서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 이 책은 우리나라 대장간 다섯 곳, 일본의 다네가시마 대장간 한 곳의 현장 모습을 보여준다. 인천의 도심 한복판에 있는 네 곳 등인데, 이제는 모두 70대 이상의 노인 혼자서 일한다. 젊은 누구도 대장간 일을 배우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 대장장이들이 일을 그만두면 그 대장간들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저자는 아쉬워한다.뭐니 뭐니 해도 가장 고마운 건 이때껏 대장간 현장을 지켜내온 이 땅의 나이 드신 대장장이 장인들이다. 힘에 부칠 때마다 대장간 현장을 찾아 그분들의 망치질 소리를 들으며 힘을 얻고는 했다.대장장이와 도구, 그리고 쇠. 대장간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다. 대장장이가 있어야 쇠를 달구고 두들겨서 뭔가를 만들 수 있다. 원자재인 철물이 없어도 대장간은 돌아가지 않는다. 기술을 가진 대장장이나 원재료인 쇠 말고도 화로, 모루, 망치, 집게 같은 필수 도구가 있어야 한다. 대장간 일은 쇠를 불에 달구는 작업이 우선이다. 화로에는 풀무가 따라붙는다. 바람이 없으면 화로에 불길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대장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성냥이다. 충청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장간을 승냥깐이라 한다. 이 승냥이라는 말이 성냥에서 나왔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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