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민전 가입 광주 혁명운동가들 다뤄
박석률·김남주·이강 등 6인 활동 규명
22일 오후 동구 금수장서 출간례 예정
역사는 사람이 만든다. 그러나 그 역사를 주도하고도 이름이 잊혀지는 이들도 적지 않다.
황광우 작가가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해 젊음을 바치고도 잊혀진 이들을 발굴한 '그 시절, 광주 사람들-혁명가 박석률과 그의 벗들'(심미안刊)을 펴냈다.
책에 실린 6인은 '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에 가입한 광주 출신 혁명운동가들이다.
이들은 1980년 광주민중항쟁이 있기 전 광주 청년들의 행적과 활동상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출간 의미가 크다.
책에 다뤄진 주인공은 혁명가 박석률과 전사가 된 시인 김남주, 문학청년 이학영, '불도저' 이강, '쌍무기' 임동규, 이름 없는 전사 박석삼 등이다.
황 작가는 지난 99년 늦봄 임곡에서 경당을 운영하던 임동규 선생을 만난 후 그에게서 건네받은 원고를 받은 것을 계기로 책을 출간했다.
임동규 선생은 통혁당 재건 사건으로 무기형을 선고받았고 이어 남민전 사건으로 또 무기형을 받았다.
그래서 그의 별명은 '쌍무기'로 불렸다. 그는 4·19 학생혁명운동에서 시작해 70년대 박정희 군사독재체제에 정면으로 맞서 싸웠다.
그는 지난 2020년 9월 타계했다.
또 박석률은 민청학련 사건으로 1년, 남민전 사건으로 9년, 다시 범민련 사건으로 1년 등 11년의 삶을 감옥에서 보냈다.
일제강점기에서도 11년 동안 옥고를 치른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러나 그는 활동에 비해 이름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지 않다.
1970년대를 함께 살았던 동 시대 광주 사람들도 그를 기억하지 못한다.
동생인 박석준씨가 지난 2020년 펴낸 시집 '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갈로 간다'에는 아들을 감옥에 보내고 망가진 부모의 삶이 담겨 있다.
'전사 시인' 김남주는 지하신문 '함성'의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72년 박정희가 유신체제를 선포했을 때 그해 12월 친구 이강, 후배 김정길과 함께 지하신문 '함성'과 '고발'을 쓰고 뿌렸다. 그는 이후 78년 9월 박석률을 만나 남민전에 가입했다.
그는 생전 방대한 분량의 옥중 편지를 작성했는데 책에 실린 김남주 약전은 옥중 편지에 의거한 글이다.
이강은 김남주와 함께 지하신문 '함성'을 제작,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다.
그는 78년 4월 광주 북동 성당에서 함평 농민들의 고구마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등 농성 투쟁을 이끌었다.
이학영도 빼놓을 수 없다. 이학영은 박석률의 권유로 남민전에 가입했고 김남주와 힘께 힘든 시절을 열정적으로 보냈다.
그는 문인이다. 그의 행적을 다룬 글에는 곳곳에 문학적 감성이 두드러진다.
마지막으로 다룬 이는 박석률의 동생 박석삼이다.
그는 형을 따라 남민전에 가입했고 형보다 더 맹렬한 전사로 변신했다.
남민전 활동에는 언제나 박석삼이 있었다. 그는 71년 다니던 광주고를 그만두고 78년 고구마 싸움 후 이어지는 교육지표 시위에서 박기순과 함께 주역으로 활동했다.
이후 서울로 올라가 남민전에 합류했고 80년 법정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후 9년 형기를 채우고 88년 12월 출소했다.
책 후기에는 박석률·박석삼 형제들의 옥중편지와 박석률 유작 등을 수록했다.
이 책은 작고한 임동규 선생, 김남주 시인, 박석률 혁명가와 함께 이학영 국회의원, 이강 선생, 박석삼의 이야기를 엮은 '박석률 추모문집'이다.
황광우 작가는 (사)인문연구원 동고송 상임이사와 장재성기념사업회 운영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오는 22일 오후 6시 광주 동구 금수장에서 조촐한 출간례와 함께 박석률 추모식을 가질 예정이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 대장간에 남아 있는 우리의 모습 "누군가 기록해두지 않으면 영영 사라질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그것이 쌓여 이야기가 되고, 역사가 된다. 이 책의 귀함과 무게가 거기에 있다."한때 서울 을지로 7가는 대표 대장간 거리였다. 녹번동,수색, 구파발 등지에도 대장간이 많았다. 그랬던 대장간들이 1970∼80년대 급격한 산업구조 개편과 도시개발을 거치면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이제는 대장간이 모여 있는 곳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대장간 셋이 붙어 있는 인천 도원동이 국내에 마지막 남은 대장간 거리라 할 수 있다.도원역 부근에 있는 인일철공소, 인천철공소, 인해대장간 중 맏형 격은 1938년생 최고령 대장장이 송종화 장인이 운영하는 인일철공소다.책 '대장간 이야기'는 사라져가는 우리 시대의 마지막 장인 대장장이와 대장간의 모든 것을 담았다.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을 누빈다.역사 속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저자는 또 대장간이 우리말의 아주 오랜 곳간임에 틀림 없다고 말한다.이 책에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참전한 명나라군에 건넨 선물 중 휴대용 불붙이는 도구 부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당시 이순신 장군이 부시를 일컬어 적었던 화금(火金)은 불을 일으키는 쇠라는 말이다. 부싯돌을 쳐서 불을 일으키는 쇳조각이 부시인데, 그 어원을 따져보면 불과 쇠가 합쳐져 이뤄진 말이다.이 책은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우리 대장간과 대장장이의 세계를 현장에서 관찰하고 정리한 결과물이다. 대장간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대장간의 인문학적 향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드러내고자 애썼다"고 말하는 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나아가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 속을 누빈다. 또한 역사 속에서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 이 책은 우리나라 대장간 다섯 곳, 일본의 다네가시마 대장간 한 곳의 현장 모습을 보여준다. 인천의 도심 한복판에 있는 네 곳 등인데, 이제는 모두 70대 이상의 노인 혼자서 일한다. 젊은 누구도 대장간 일을 배우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 대장장이들이 일을 그만두면 그 대장간들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저자는 아쉬워한다.뭐니 뭐니 해도 가장 고마운 건 이때껏 대장간 현장을 지켜내온 이 땅의 나이 드신 대장장이 장인들이다. 힘에 부칠 때마다 대장간 현장을 찾아 그분들의 망치질 소리를 들으며 힘을 얻고는 했다.대장장이와 도구, 그리고 쇠. 대장간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다. 대장장이가 있어야 쇠를 달구고 두들겨서 뭔가를 만들 수 있다. 원자재인 철물이 없어도 대장간은 돌아가지 않는다. 기술을 가진 대장장이나 원재료인 쇠 말고도 화로, 모루, 망치, 집게 같은 필수 도구가 있어야 한다. 대장간 일은 쇠를 불에 달구는 작업이 우선이다. 화로에는 풀무가 따라붙는다. 바람이 없으면 화로에 불길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대장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성냥이다. 충청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장간을 승냥깐이라 한다. 이 승냥이라는 말이 성냥에서 나왔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 · 미술작품으로 만나는 북유럽의 진면목
- · 승리로 지켜낸 민족 생존과 평화
- · [새책안내] 상자 속 우주 外
- · 제2회 '문학들 올해의 작품상'에 심진숙 시인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