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는 어떻게 세계를 품었나
노성호 지음/ 뿌브아르/ 256쪽
BTS와 오징어 게임 등 한류의 바람이 전세계에 몰아치고 있다.
최근 나온 'BTS는 어떻게 세계를 품었나 '는 기자 출신 노성호씨의 어떻게 세계를 품었나는 한마디로 '한류의 뿌리'에 대한 책이다.
BTS와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게임' '사랑의 불시착'과 '킹덤'에 대한 환호, 지구상 곳곳에서 한류는 여름이 오기 직전인 6월의 기세를 닮았다. 저자는 감히 한류를 내세운 한국 문화가 이제 막 세상에 본격적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고 본다.
우리나라에는 한류스타들이 넘친다.
그런데 한류로 셀럽이 된 한류 스타나 한류의 혜택을 나름 받고 있는 한국 사람이나 정작 한류의 뿌리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한류의 뿌리'에 대해 간단히 정리하면 홍익인간으로 시작된 '천지인 사랑'에 중국에서 받아들인 불교와 성학(유교)을 발달시켜 우리 것으로 만들었고, 한글과 반도로 대표되는 다양성과 극강의 표현력이 더해져 현재 세계적으로 경쟁을 갖춘 우리의 문화가 탄생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는 한국문화는 '갑의 갑' 위치라서 아무리 수출해도 물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한류는 한글의 표현력과 반도의 다양성, 홍익인간의 정신, 동서문화 융합의 결정체라는 것이다.
그는 세계 최고의 사계절시로 1210년께 고려 진각국사가 쓴 '회문시'라고 규정했다.
한글 창제 이후 집단지성에 의한 의태어와 의성어 경쟁이 한국말을 풍성하게 만든데서 한류의 힘을 찾았다.
여기에 1천500년 동안 선(禪) 사상과 '빨리빨리 문화'가 만나 '여유 있는 완성'이 가능해졌다.
한류의 최고봉인 K 국민의식이 '품격국가 한국'을 만들었고 K팝은 소리내기의 끝판왕인 '판소리'에서 시작됐고 여기에 힙합과 랩, 록도 숨어 있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결국 싸이가 길 닦은 K팝의 세계화를 BTS가 완성시키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K팝은 이렇듯 '베토밴, 재즈'가 걸었던 길을 걷고 있으며 시대정신을 따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이 한류 스타나 K팝스타를 꿈꾸는 사람은 물론 국민들까지 '한류의 뿌리'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썼다.
한류로 큰 혜택을 받고 있는데 정작 '한류가 무엇인지' '어디에서 유래됐는지'정도는 알고 있어야 예의라고 본다.
다만 내용을 보면 소위 말하는 국뽕 냄새가 조금 풍긴다.
일본이 잘 나가던 1989년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이란 책이 나왔다. 일본의 자부심을 자극한 히트작이었지만 안타깝게도 그 책이 나온 뒤 일본은 지금까지 '잃어버린 25년'을 앓고 있다.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다.
노성호씨는 61년 청주에서 태어나 충북대 건축학부를 나와 매일경제신문과 머니투데이에서 일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 시와 그림으로 피어난 꽃의 절규와 함성 시는 시인의 얼굴이자 내면이다.시인은 시를 통해 속내를 털어놓고 표정에 담지 못한 언어를 끄집어낸다.박노식 시인의 시도 이와 다르지 않다.박노식 시인이 최근 신작시집을 낸 데 이어 올봄을 넘기지 않고 시화집을 내놓았다.그의 첫 시화집 '기다림은 쓴 약처럼 입술을 깨무는 일'(달아실 刊)을 펴냈다.박노식 시인은 등단 후 9년 동안 5권의 시집을 냈고, 이번에 첫 시화집을 내는 것이니 부지런히 시를 쓴 셈이다. 그 원동력이 어디에 있냐고 묻자, "세상과 싸우기 위해, 밥벌이를 위해 삼십여 년을 접어두어야 했던 만큼 '시'를 미치도록 그리워했다"며 "남보다 늦은 나이에 꿈을 향해 걸음을 내디딘 만큼 더 치열하게 시 창작에 몰두하였다"라고 답했다.시화집 '기다림은 쓴 약처럼 입술을 깨무는 일'에는 모두 37편의 시가 실렸는데, 각 편마다 꽃말을 제목으로 하고 부제로 꽃 이름을 달았다. 각 시편마다 서양화가 김상연의 그림이 곁들여져 있어, 꽃시(詩)와 꽃말과 꽃그림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시화집이라고 할 수 있다.가령 "자기애"라는 꽃말을 지닌 "수선화"를 시인은 이렇게 시로 적고 있다."마주 앉아서 그대의 말끝을 따라갈 때면 어느새 저녁이 오고 나의 눈빛은 강 하구에 이릅니다/가만히 보면 그대 얼굴이 우물 같아서 달이 뜨고 거기에 내 얼굴도 떠 있습니다/그대는 흰 꽃잎으로 나는 노란 꽃잎으로 다시 태어나서 우리는 지금 서로의 운명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자기애-수선화' 전문)"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라는 꽃말을 지닌 "미선나무꽃"은 또 이렇게 시로 풀어냈다."아득한 기억처럼 슬퍼지는 시간들이 있지요/ 폭발 직전의 꽃망울은 순수의 가지에 놓여서 눈을 감아요/ 지난 노래를 부르지 말아요/ 한 장 꽃잎이 강물에 떠내려간들 누가 울어주나요/ 눈물은 온몸에 있어요/ 온몸이 울어요/ 당신이 다시 돌아와 내 눈물의 노래가 되었어요('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미선나무꽃' 전문)독자들은 시화집을 통해 37개의 꽃과 꽃말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그런데 꽃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사람들이 자신의 삶과 이야기를 꽃에 투영한 결과이며 오랜 세월 인구에 회자되면서 꽃말로 굳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시인이 이번 시화집의 부제를 '꽃말을 시로 읊은 가슴 저민 자화상'으로 명명했다. 시인이 정작 쓰고 싶었던 것은 꽃이 아니라 꽃 너머, 꽃말이 아니라 꽃말 너머, 그러니까 우리 모두의 자화상인 셈이다.박노식 시인은 이번 시화집 출간에 맞춰 '꽃말시'를 화가 김상연이 그림으로 표현해 낸 특별한 시화전을 연다.시화전은 광주시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5월2~14일까지 박노식 시인의 첫 시화집 '기다림은 쓴 약처럼 입술을 깨무는 일' 출판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마련됐다.전시회 첫날인 5월 2일 오후 6시 오프닝과 출판기념회를 함께할 예정이다.김상연 화가는 "기존의 시화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그림, 화가의 눈으로 시를 재해석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며 "시화집에 인쇄된 그림과 원화가 주는 느낌은 또 다른 것이니 전시회에 오셔서 직접 감상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박노식 시인은 "'꽃말시'는 처음부터 시화집을 목적으로 구상했었다. 시집 한 권 분량의 60여 편을 염두에 두었으나 시화집으로 묶기에는 다소 벅찰 것이라며 그가 말렸다. 그래서 37편에 머물렀으나 꽃만 남고 훗날 그는 구름이 되어버렸다"며 "더는 가슴 저미는 일이 없길 바라므로 나는 죽은 사람처럼 이 시화집을 열어보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시인은 차마 더 이상 열어보지 못하겠다고 하니 시화집을 열어 꽃말시를 읽는 일은 우리들의 몫이다..박노식 시인은 광주에서 태어나 조선대 국문과를 나와 지난 2015년 '유심' 신인상을 받고 등단했다. 그동안 시집 '고개 숙인 모든 것' '시인은 외톨이처럼' '마음 밖의 풍경'을 펴냈으며, 화순 한천면 오지에서 시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수혜했다. 현재 광주 동구 '시인 문병란의 집'큐레이터로 활동 중이다.김상연 화가는 화순에서 태어나 전남대와 중국 미술대학원을 거쳐 현대미술을 특유의 기법으로 회화와 설치, 미디어, 판화 등 다양한 장르로 표현, 주목을 받고 있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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