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쓰레기 팬데믹⑧] 매립장 꽉 차고 대책은 꽉 막혔다, 쓰레기 난리통

입력 2021.09.12. 19:18 이관우 기자
[전남 동부권 매립지 갈등]
순천·여수 왕지·만흥매립장도 포화
사용기한 연장·대체시설 협상 팽팽
근본해결책 못찾고 민·관 떠넘기기
'님비 고집' '행정 무능' 대란 불보듯
여수 만흥위생매립장

전남 동부권 쓰레기가 갈 곳을 잃을 처지에 놓였다. 생활폐기물 처리시설 존폐를 둘러싼 민-관 갈등이 원인이다.

순천시는 잔여 용량이 3% 남짓 남은 왕지매립장을 대체할 종합폐기물처리시설(클린업환경센터) 건립을 두고 후보지 주민들과의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순천시는 당장 쓰레기 처리할 곳 없어 왕지매립장을 증설부터 서두르고 있다.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만흥위생매립장 사용기한 연장 계획이 수포가 된 여수시는 협상 테이블에 앉은 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매립장을 정상 운영하고 있다. 추가 사용기한 설정 여부를 두고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두 지자체는 현재까지 이렇다 할 타협점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민들과의 갈등 봉합은 요원한 과제로 남겨둔 채 땜빵식 처방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기피시설에 대한 반감 등 님비 현상, 사회적 합의기구 부재 등 여러 복합적인 문제가 맞물려 전남 동부권 쓰레기 대란이 앞당겨지고 있는 가운데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순천 왕지매립장

◆쓰레기 대란 카운트 다운, 순천에 남은 시간은 1년 안짝

순천 생활폐기물 매립시설인 왕지매립장의 잔여 용량이 3% 수준에 도달했다. 1년 이내로 쓰레기를 버릴 곳이 없어지게 된다. 순천 전역에서 배출되는 일평균 생활폐기물량은 2019년 기준 254t(가정·사업장)에 달한다. 이는 전남 22개 시·군 중 여수(523t)와 목포(262t) 다음으로 많은 발생량이다.

순천시는 급한 대로 올해 말까지 왕지매립장 늘려 사용 연한을 5년 7개월 더 늘릴 계획이다. 친환경 클린업환경센터 조성 사업이 여전히 초기 단계라, 급한 불 먼저 끄겠다는 시의 차선책이다.

문제는 클린업환경센터 조성 사업이 해묵은 현안이란 점이다. 사업 추진 3년이 지났지만 첫 삽을 뜰 시기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게다가 코로나19로 늘어나고 있는 생활폐기물이 쓰레기 대란을 부추기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클린업환경센터 조성 사업은 2018년 7~8월 잇따라 열린 시민포럼과 100인 시민 토론회를 시작으로 9월 출범한 순천시 쓰레기문제해결 공론화위원회가 발표한 '순천시 쓰레기 문제 해결 정책 권고안'에 관련 내용이 포함되면서 공론화됐다. 순천에 SRF(고형폐기물연료) 생산시설은 있지만 정작 소각장이 없다는 등 이유로 소각장과 매립장, 자원재활용 시설을 갖춘 클린업환경센터가 대안으로 거론됐다.

같은 시기 민간위탁으로 운영되던 SRF 생산시설인 순천자원순환센터가 적자 등 이유로 가동 중단 사태를 빚으면서 해당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19년 7월부터 두 달 간 진행한 후보지 공모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단 1곳이 신청했는데 이마저도 해당 지역 주민들 간 갈등으로 중도 철회 사태를 맞았다. 300억원 규모 인센티브 지원이 무색해지면서 시는 그해 12월 법적 기구인 '순천시 폐기물처리시설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자체적으로 후보지 물색에 나섰다.

이렇게 출범한 입지선정위원회는 지난 9일 클린업환경센터 후보지로 압축된 4곳 중 1곳인 월등면 송치를 최적지로 선정·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2년간 진행한 입지후보지 타당성 용역, 입지 평가후보지 선정(1차 7곳·2차 4곳),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 입지후보지 환경예측·평가·저감방안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순위를 매겼다. 그 결과 1순위로 월등면 송치, 후순위로 서면 구상, 주암면 구산, 서면 건천이 최종 선정됐다.

클린업환경센터 조성 사업의 향방을 가를 민-관 협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1순위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입지타당성 조사 결과를 열람한 뒤 의견을 수렴하고, 공청회와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입지결정고시를 올해 말까지 확정 짓겠다는 계획이다. 모든 절차가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선 시와 월등면 송치 주민들 간 협상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클린업환경센터는 2025년 12월 운영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순천 최대 현안 사업이다. 하루 소각량 200t, 재활용량 60t, 매립용량 130만㎡ 규모의 친환경 종합폐기물처리시설로, 주민들이 우려하는 침출수 방지를 위해 지붕형 구조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비 1965억원 중 주민지원비는 595억원에 달한다. 주민 편익시설(233억원)과 폐기물수수료(152억원), 출연금(50억원), 지역개발비(40억원), 주민채용(115억원), 마을숙원사업비(5억원) 등 다양한 지원을 약속하고 있음에도 주민들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염려하는 타 지자체 이격거리, 기타 부지면적, 운반거리, 세대수, 진출입도로 등 부분을 최대한 고려해 1순위 후보지를 선정했다"면서 "올해 안에 입지결정고시를 마무리 짓고 내년부터는 기본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주민들과의 공감대 형성과 동의를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순천시 폐기물처리시설 입지선정위원회가 지난 9일 클린업환경센터 최적지로 선정·발표한 월등면 송치 일원

◆ "사용 기한 다시 넣어라" vs "의미 없다" 줄다리기

여수시는 만흥위생매립장 사용기한 연장 문제로 매립장 인근 주민들과 협상에 들어갔다. 당초 매립장 사용 종료 시점인 지난해 3월이 지난 지 18개월이 흘렀지만 양 측은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용기한을 협상안에 넣자고 주장하는 주민 측과 달리, 기한 설정 없이 매립장 포화 시 자동 종료를 원하는 시측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이 매립장 사용을 전면 중단하라는 본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는 건 진일보한 성과로 평가되지만, 애초부터 종료 시점이 정해져 있던 만큼 늑장 대응과 안일한 행정이 도마 위에 오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사용기한 협의를 위한 TF팀이 구성된 건 매립장 사용기한이 종료된 지 6개월 뒤다.

앞서 주민들은 생활폐기물 매립량이 해를 거듭할수록 감소세를 보여 매립장 사용기한이 무기한 연장될 것을 우려했다. 또한 재산권 침해 등 피해가 계속되고 있어 사용기한 연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여수지역 일평균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순천의 배에 가까운 523t(2019년 기준)이다. 이를 처리하는 시설은 2곳이 있다. 잔여 용량이 30% 남은 만흥위생매립장과 10% 수준인 월내위생매립장이다.

월내위생매립장이 2024년 포화 상태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만흥위생매립장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1997년 매립을 시작한 만흥위생매립장은 매립용적 325만5천㎡ 중 98만㎡(30%)가 남은 상태다. 사용완료 예상 시기는 2037년이다.

과거 시와 주민들은 공문을 통해 만흥위생매립장 사용기한을 1997년부터 2020년 3월까지로 약속했다. 시는 그동안 매립 가스를 활용해 연간 1천890㎿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으며, 반입 수수료 10% 등을 주민들에게 주민지원기금(연간 2억여원)으로 지원해왔다.

시는 사용기한 종료 시점이 다가오자 2019년 6월 이후 주민들과 11차례 회의와 간담회, 28차례 개별 면담을 하는 등 여러 차례 협상을 시도했다. 종료를 하루 앞둔 지난해 3월30일에는 주민지원기금으로 4억원을 제시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종료 당일에도 반대 입장을 고수하던 주민들로 인해 최종 협상이 결렬됐다. 앞으로 있을 협상에서는 사용기한 기재, 주민지원금 인상 폭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여수시는 현재 만흥위생매립장을 정상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매립장에 드나드는 폐기물 수집·운반 차량을 대상으로 폐기물 불법 반입 조사를 하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해 협상에 임할 것"이라면서 "만흥위생매립장이 갑자기 중단되면 쓰레기 대란을 초래할 수 있다. 잔여 용량이 여유가 있는 만큼 사용 기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충분한 경제적 보상, 민·관협상 실마리 될 것"

[조선대 이성기 명예교수 인터뷰]

님비현상 대표적 사례

공감대·신뢰 형성 중요


이성기 명예교수

"쓰레기매립장은 님비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대표적인 시설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우려나 혐오감을 경제적으로 충분히 보상해주는 방식으로 타협을 끌어내야 합니다."

조선대학교 환경공학과 이성기 명예교수는 쓰레기매립장 건립·운영과 관련한 민-관 갈등은 결국 주민들이 만족할 만한 제안이 협상 테이블에 올랐을 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폐기물 처리 관련 자문과 전문가들로 구성된 여러 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이같이 분석했다.

이 교수는 후보지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입지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순천시 클린업환경센터(종합폐기물처리시설)에 대해 "순천시는 최근 클린업환경센터가 들어설 1순위 후보지가 발표되면서, 행정력을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면서 "주민지원협의체 구성 등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기금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마련해 조속히 입지 선정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결국 신뢰를 확보하는 게 관건인데, 말뿐인 지원으로는 주민들을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다. 주민지원협의체는 주민이 직접 기금을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라 신뢰 확보에 효과가 있다"며 "클린업환경센터 쓰레기 반입료 중 일정 비율을 징수해서 기금으로 사용하면 된다. 또 주민지원협의체에는 전문가도 참여하게 돼 있는데, 이 분야에 경험이 많은 전문가를 참여 시켜 주민과 지자체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전국적으로 순천시 클린업환경센터와 유사한 성공 사례를 찾아서 주민 대표들과 함께 선진지 견학을 가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클린업환경센터 주변 주민을 세대당 1명씩 순차적으로 '반입폐기물 감시요원'으로 임명해 3~6개월 정도 기간을 근무하게 하고 임금을 지불해 직접적으로 소득을 보전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성이 있다. 감시요원으로 근무한 주민들을 통해 클린업환경센터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첨언했다.

순천시는 실제로 최종 후보지가 선정되면, 주민 편익시설, 출연금, 지역개발비, 주민채용, 마을숙원사업비 등 주민지원비에 약 6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여수 만흥위생매립장 사용기한 연장을 두고 교착상태에 빠진 여수시와 만흥동 주민들 상황 역시 경제적 지원 폭이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만흥위생매립장도 주민 반발이 거센데, 그 이유는 근본적으로 기피시설이 주변에 있기 때문"이라면서 "여수의 경우 주민들이 기존에 받고 있던 경제적 보상보다 더 큰 제안이 있어야 적절한 타협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여수시가 만흥위생매립장 사용기한이 종료하는 시점을 미리 알고 있었지만, 주민들과의 충분한 대화 등이 부족했던 건 아쉬운 부분이다. 주민들의 님비현상을 당연하게 수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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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본격적인 캠핑철 전남 캠핑장 인기몰이
코로나19 여파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이 아닌 내 가족, 지인들과 나만의 공간에서 즐기는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전남지역이 수십만명의 캠핑족들이 방문하는 '캠핑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13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내에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국·공립과 민간 캠핑장 포함 157곳의 캠핑장이 운영 중이다. 지난 2020년(143곳)과 비교하면 14곳이 증가했다.캠핑장이 늘어난 데에는 코로나 여파로 대규모 모임 대신 가족, 연인, 친구끼리 캠핑을 떠나는 사람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실제 지난해 캠핑장 이용객은 97만7천958명으로 100만명에 육박한다. 특히 이용객이 집계되지 않은 곳까지 포함하면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이처럼 전남이 캠핑족들의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한 이유는 전남의 뛰어난 자연경관, 쾌적한 시설이 꼽힌다.지자체가 조성해 운영 중인 장흥의 한 캠핑장은 편백나무, 비목나무, 비자나무 등 400여 종의 수목이 있어 삼림욕을 즐기려는 캠핑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해남의 한 캠핑장은 해변과 갯벌체험장 앞에 위치해 경치가 뛰어나고 매점, 해먹을 비롯해 어린이가 이용하기 좋은 미니풋살장, 레이싱카트 등 각종 편의시설도 캠핑족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주말마다 캠핑을 떠난다는 오모(39·여)씨는 "전남 지역에 인기있는 캠핑장을 예약하려면 '광클'을 해야하는데 그래도 예약에 성공하기는 어렵다"며 "전남지역이 경관이 좋아 전국에서 캠핑족들이 모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처럼 캠핑족들이 증가하면서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캠핑을 즐기로 쓰레기 등 뒤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가 환경 오염이 발생하기도 한다.또한 캠핑카를 공영 주차장에 장기적으로 주차를 해놓으며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어 캠핑족들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이에 전남도와 각 지자체는 수시로 관리와 감독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소화기 분전함 미설치, 시설배치도 미비, 안전점검표 미비, 비상용 발전기 미설치 등의 사례를 단속하기도 했다.전남도 관계자는 "전남에 더욱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더운 많은 인프라와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이에 맞춰 환경 오염 등을 막을 수 있도록 관리, 감독도 철저히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한편, 전남도는 MZ 세대 관광객 유치를 위해 8월 캠핑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지방소멸
제주와 대기업들, 마케팅·도시브랜딩 '찰떡 깐부'
유명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제주의 청정 이미지를 브랜딩해 성공한 사례다. 제주시 서귀포 안덕면에 위치한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의 모습.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온리 제주(Only Jeju)라는 브랜드슬로건을 가진 제주도는 슬로건만큼이나 독보적인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지역 자체가 강력한 브랜드인 몇 안되는 곳이다 보니 기업들이 오히려 제주의 브랜드를 활용하면서 지역과 기업이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아모레퍼시픽이나, 삼다수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데 제주시의 도시브랜딩은 관 주도의 브랜딩이 아닌 지역의 핵심주체인 기업들과 협업을 통한 다양한 도시브랜딩 필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손꼽힌다. 특히 도시브랜드를 잘 갖추면 이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은 얼마든지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오설록, 이니스프리, 티뮤지엄…'청정' 제주 효과제주 서귀포 안덕면에 위치한 '오설록 티뮤지엄'. 아모레퍼시픽 그룹 계열사이자 차 분야에서 강한 시장경쟁력을 가진 차 브랜드 '오설록'이 운영하는 차 박물관은 한해 15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하는 제주 최고 명소이자 문화공간이다. 단지 차 전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자연친화적인 휴식공간과 '차 클래스' 등 체험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어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다.취재를 위해 찾은 지난 6일 10만평이 넘는 끝없이 펼쳐진 녹차밭을 배경으로 관광객들은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그 중에서도 단연코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는 최고의 인기 장소다. 국내 대표 화장품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소비자라면 꼭 찾게 되는 이곳에는 제주도에서만 살 수 있는 다양한 제품, 기념품 등을 팔고 있었다. 또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비누만들기 체험에 집중하고 있거나 연인처럼 보이는 이들은 스탬프 엽서를 만들기도 하고 있었다. 같은 건물 안 카페에는 한라산 모양을 한 한라산 케익과 제주의 풍경을 담은 티라미수 등도 인기 상품이었다.자녀와 함께 찾은 박지원씨는 "평소 이니스프리 제품을 이용하다 보니 궁금하기도 해서 오설록티하우스에 온 김에 들렀다"면서 "제주매장답게 제주다운 인테리어와 제주에서만 파는 기념품이 있어 좋고 스탬프 엽서 꾸미기 같은 것도 있어서 놀다 가는 기분 낼 수 있다"고 말했다.이니스프리는 '청정 제주' 이미지를 적극 브랜딩에 차용해 성공한 브랜드다. 지난 2008년 제주 이미지를 연계한 브랜드 마케팅이 성공한 것이다. 이니스프리는 제주 녹차뿐만 아니라 제주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식물을 이용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제주 그린 뷰티 연구소'를 두고 따로 제주 특화 제품을 개발할 정도다.SPC그룹의 파리바게뜨와 스타벅스 등 기업들은 제주도에서만 파는 제품을 통해 자사의 수익과 제주의 지역 관광 매력도를 동시에 올리고 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토종 삼다수·외인 카카오 본사도 제주 명소로같은 날 제주 조천읍 '삼다수 숲길'. 바로 옆에는 국내 대표 생수업체인 '삼다수' 공장이 있다. 사려니숲길 등 숲길 탐방로가 많은 제주에서도 비교적 최근에 생긴 '삼다수 숲길'은 그 독특한 이름때문에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30m 남짓한 삼나무가 빼곡하게 채운 숲길은 지난 2018년 제주도의 13번째 지질공원 대표명소로 지정되기도 했다.지난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삼다수숲길 걷기대회가 열리고 있던 덕분에 볼거리가 풍부했다. 특히 인기 연예인 '아이유'가 출연해 관심을 받은 '아이유 포토존'은 최고의 사진 장소였다. 또 숲길 인구에는 수공예품과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장터도 열려 즐거움을 더했다. 특히 숲길 시작점에 있는 제주 삼다수 '물 홍보관'은 생수 제조 과정 등에 대한 궁금증을 풀수 있었다.또 제주하면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은 '카카오'다.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 IT기업인 '카카오' 본사가 제주도에 있게 된 건 카카오와 기업합병됐던 포털업체 '다음'이 지난 2012년 제주로 본사를 이전했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본사인 '스페이스 닷원'은 제주의 땅을 형상화한 건축물로 가치를 인정받아 한국건축가협회상 본상, 한국건축문화대상 대상을 수상했는데, 이 건물을 보기 위해 또 무수히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특히 카카오는 제주도의 돌하르방, 제주감귤, 한라봉, 현무암 등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에 활용하기로 유명하다. 제주에 와야만 살 수 있는 카카오프렌즈 상품들을 사기 위해 소비자들은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이외에도 파리바게뜨 또한 제주도에서만 파는 상품을 개발·판매하면서 제주 관광 매력을 높이고 있다.제주 브랜드슬로건 온리제주(Only Jeju).◆기업들이 제주도를 광고한다아모레퍼시픽이나 카카오 외에도 스타벅스 등 유명 기업들은 앞다퉈 제주도의 브랜드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제주도가 강력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산, 섬, 독특한 지질구조, 오름 등 제주의 천연 자연에서 비롯된 이미지를 기업들이 자신들의 브랜딩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이렇게 소비된 제주도 이미지는 제주도의 도시브랜드를 높여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니스프리, 삼다수, 카카오 등의 기업들이 광고를 통해서든 상품을 통해서든 제주도라는 브랜드와 관광객(또는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돕고 있는 것이다.제주도 또한 지자체가 적극 나서면서 기업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 도시 브랜드슬로건을 각종 상품이나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제주시 자연환경에 맞는 테마파크 등을 적극 육성하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이 같은 제주도 사례는 지방자치단체가 홀로 도시브랜딩을 끌어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민간과 더 다양한 협력과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광주·전남에 기반을 두고 있는 보해양조의 경우 '여수밤바다'라는 여수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 '여수밤바다' 소주를 여수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특히 자사 대표 소주인 잎새주 알코올 도수인 17.8도보다 조금 더 부드러운 16.9도로 낮춰 여수를 여행하는 주 관광객인 젊은층들을 공략하고 있다.특히 한 지역에 탄생한 브랜드는 그 지역을 대표할 수도 있고 최고의 관광상품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형성된 브랜드는 지자체가 열심히 홍보하는 브랜드슬로건보다 때론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