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역매립장 하루 620t 처리
쓰레기 위에 쓰레기 내년엔 포화
소각장 가동은 주민 갈등에 스톱
재활용 쓰레기 올바른 분리배출
사회적 인프라·의식 개선 강구를
[생활쓰레기 팬데믹 ⑥시민의식 전환 절실]
광주시민이 한 달간 종량제봉투로만 쏟아내는 쓰레기는 얼마나 될까? 자그마치 13,127,000kg(올해 광역위생매립장 반입량 기준)이다. 불과 2년만에 월평균 414,000kg이 늘었다.
문제는 당장 내년 말부터 최소 3개월 이상 이 어마어마한 양의 생활쓰레기들을 처리할 곳이 없다는 점이다.
광주에는 소각 시설이 전무하다보니 지역에서 발생되는 생활폐기물 전량은 직매립되는데 이를 감당하고 있는 남구 양과동 광역위생매립장이 내년이면 가능 용량을 모두 채운다.
상무소각장 조기 폐쇄, 나주 고형폐기물연료(SRF) 열병합발전소 미가동 등의 여파로 2018년을 기점으로 위생매립장의 매립량이 두배 가까이 늘면서 시설의 만장 시점이 당겨진 탓이 크다.
생활폐기물 처리 방식 가운데서도 가장 원초적인 방법인 '쓰레기로 쓰레기 덮는' 행위가 반복되는 사이 관련 대체 시설 미완공, 갈등 심화로 자연스럽게 공백기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기존 매립장의 용량을 늘리는 시설의 완공시기를 획기적으로 앞당기거나 나주SRF 관련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당장 내년부터 우리집 안에 쓰레기를 쌓아놓고 살아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오늘부터 우리집에서 나오는 생활쓰레기를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와 함께 광주시와 전남도, 나주시, 한국지역난방공사, 지역주민 등 이해당사자 모두가 지금의 첨예한 갈등 관계에서 벗어나 장기적 관점에서의 돌파구 찾기 주력해야 할 때다.
◆코 앞으로 다가온 위기 '쓰레기대란'
광주에서 배출되는 모든 생활쓰레기를 매립하는 남구 양과동 광역위생매립장은 2005년 1월부터 가동 이후 현재까지 265만여㎥가 매립됐다. 인간의 이기심이 낳은 이른바 '괴물山'이다.
이곳에는 하루 최대 620여t의 종량제봉투 더미가 버려지는데 비탈지게 쌓은 후 그 폐기물 위로 15㎝ 높이의 흙을 덮어 악취 등을 막는다. 이른바 셀 방식이다. 산을 'V'자 형태로 깍아낸 뒤 골짜기를 따라 폐기물을 채우는 형태다.
총 186만8천㎥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의 1단계 구간은 이미 2013년 만장됐고, 현재 이용중인 2-1단계(매립용량 83만3천㎥)는 이르면 내년 말께 꽉 찬다.
대체 매립지가 없다보니 기존 매립지를 더 써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현재 추가로 197만㎥ 규모의 2-2단계 매립장 조성 공사가 진행중이다.
계획대로라면 2-1단계 만장 시점에 맞춰 2022년 내 완공한다는 계획이지만 매우 빠듯한 수준이다.
여기에 최근 월평균 배출량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데다 태풍 등 각종 재해 영향으로 처리해야 할 폐기물이 늘어나기라도 하면 현 처리시설의 포화 시점을 당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도 여름철 기록적인 폭우로 곳곳에서 수해피해가 발생하면서 최소 2천톤 이상의 폐기물이 발생해 광역위생매립장에 매립되기도 했다.
현재까지는 2-1단계 만장 전 2-2구단 완공이 가능할 전망이지만 예측 불가한 변수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쓰레기대란' 위기 임박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규 사업 확장 '하늘의 별따기'
당초 광주광역위생매립장 2-1단계의 만장 시기는 2026년 7월이었다. 하지만 나주에 들어선 고형폐기물연료(SRF) 열병합발전소가 지역민의 반발로 가동되지 않으면서 2018년을 기점으로 매립량이 급증했다.
생활폐기물 일부를 SRF로 만들어 열병합발전소로 보내왔지만 전량 매립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서다.
완공 후 4년째 발전소 가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 사이 300t대가 유지되던 광주광역위생매립장의 하루 매립량은 600여t 이상으로 늘었다.
문제는 매립은 쓰레기를 가장 원초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심지어 매립 후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8배 강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점이다.
이를 소각한다면 남은 재에서 희귀금속을 회수하고 나머지는 재활용도 할 수 있어 매립할 양 자체가 확연히 줄어드는 것은 물론 자원순환도 가능하게 된다.
앞으로는 직매립 대신 소각이나 재활용의 방식으로의 전환이 절실한 배경이다.
얼마 전 한정애 환경부 장관도 한 언론관의 인터뷰에서 매립지 부족사태를 두고 '시간이 없다'고 우려했다. 한 장관은 새로운 매립지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고육지책은 시민 계도 등을 통한 발생량 절감이라고도 당부했다.
◆'쓰레기 말고 자원으로' 문화 안착
사용 만료를 앞둔 매립장, 답이 없는 대체 시설···. 그렇다면 쓰레기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바로 자원화다. 언제까지 쓰레기를 소각장에서 태우고 매립지에 묻는 방식으로만 처리할 수는 없다. 쓰레기를 쓰레기가 아닌 자원으로 만들어주어야 한다.
소각과 매립 이전에 쓰레기 발생 자체를 줄이고 재활용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사회적 인프라 강구와 시민의식 개선이 먼저다.
가정 내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음식물 쓰레기 최소화하기와 같은 친환경 생활운동 확대와 함께 재활용센터나 되살림 가게, 리사이클링 마켓 등 지역 내 자원순환문화 시설 확충도 절실하다.
기업의 상품 생상과정에서의 플라스틱 최소화와 같은 정부 차원의 자원순환과정 공공화 작업도 필요하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생활쓰레기 팬데믹ㅣ인터뷰] "친환경 소비와 신중한 배출···절체절명 과제"
[송진남 광주시 자원순환과장]
기후위기 생태계파괴 현재 진행형
친환경적 소비·쓰레기 줄이기 필수
'나 먼저' '우리 스스로' 인식 절박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촌 생태계 위협이 언제 내 집 문 앞까지 찾아올지 모릅니다. 탄소중립 도시 실현을 위한 생각의 전환, 행동의 변화가 지금 당장 필요한 이윱니다. 자원순환이 가능한 사회 구현 어렵지 않습니다. 친환경적 소비와 신중한 배출자세면 충분합니다."
광주시 자원순환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송진남 과장은 "일상에서 배출되는 모든 폐기물은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또 다른 자원으로 재탄생하느냐, 완전 사장되느냐가 갈린다. 나의, 우리의 생활 태도 하나가 자원순환사회 도래 시기를 결정할 수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송 과장은 탄소중립은 우리시대가 당면한 과제로 시민주도 자원순환 실천문화 정착이 얼마나 빠르게 안착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는 만큼 시민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근본적인 해법은 '줄이는' 것"이라고 했다. "쓰레기 배출 자체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고, 어쩔 수 없이 배출했다면 이를 재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도 실천 가능한 방법 중 하나"라는게 송 과장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쓰레기를 태울것이냐, 묻을 것이냐는 행정당국의 소관이지만 배출량을 줄이고 재활용하는 것은 온전히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에 달려있다"면서 "기후위기를 겪으며 시민들의 환경 의식이 높아진 만큼 쓰레기 줄이기와 재활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송진남 과장은 자원이 순환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오늘,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실천방안은 바로 '음식물쓰레기 줄이기'라고 했다.
2015년과 2016년 광주의 평균 일일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은 532톤. 인구 대비는 물론 지역 내 처리시설 규모와 비교해 다소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2017년부터 '음식물쓰레기 30% 줄이기 운동'이 시작됐다.
덕분에 현재 전체 발생량이 5.6% 감소하는 소정의 성과를 냈지만 여전히 1인당 발생량은 전국 평균(270g/일)보다 125%(340g/일) 더 많은 상황이다.
시는 기존 감량사업 강화를 통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공동주택에 세대별로 배출량만큼 수수료를 부과하는 알에프아이디(RFID) 기반 세대별 종량제를 1만3천500세대에 추가 보급하고,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추진했던 감량기 설치사업의 대상을 다량배출사업장까지 확대하는 사업도 추진중이다.
특히 주력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수수료를 현실화. 음식물을 포함해 모든 폐기물은 배출자 부담이 원칙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행정 치중 경향이 높다. 하지만 공공의 재정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시민들의 부담도 커진다. 악순환 반복 구조인 것이다.
시는 음식물쓰레기 수수료를 지속적으로 현실화하면 음식물쓰레기 감량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진남 과장은 "친환경적 소비와 쓰레기 줄이기는 기후변화 위기를 살아가는 이들의 의무이자 책무다. '나 먼저, '우리 스스로'라는 인식을 통해 자원 순환이 제대로 되는 광주를 만들어가보자"고 말했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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