쩍쩍 갈라진 바닥엔 마른 수초와 흙먼지만
취수구마저 물 밖으로... 24시간 조마조마
“‘젖줄 지킴이’ 자부심, 이젠 두려움으로”
143만 시민 절수 동참만이 유일한 최선책
반세기 최악 가뭄 ‘이러다’ <3>동복댐 지키는 사람들
"하루가 다르게 메말라가고 있는 동복호를 보고 있자면 저희 마음도 쩍쩍 갈라집니다. 하염없이 바라보는 일 말고는 할 수 있는 일도 없어 답답합니다. '광주의 젖줄'을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는데, 요즘엔 두려운 마음마저 듭니다."
지난 20일 오전 화순군 동복면에 위치한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 용연정수사업소 동복취수장 사무실.
광주시민들에게 공급되는 식수원을 지키는 최일선 현장에선 말소리보다 한숨 소리가 더 많이 흘러나왔다.
동복호 상류부터 하류까지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비추고 있는 CCTV 화면을 살펴보던 최하열 관리장과 직원들은 미간을 찌푸린 채 이마를 짚었다.
검은 띠가 선명한 절벽 아래, 드넓은 평야가 펼쳐졌다. 언제부터 메말라 있었는지 쩍쩍 갈라진 땅 위로 축 처진 덤불이 가득하다. 이따끔 이는 바람에 뿌연 흙먼지가 그대로 날리기까지 한다. 멀리 반듯하게 포장된 시멘트 길과 사람들이 오갈 수 있는 다리도 보인다.
최하열 관리장은 1985년 동복호 조성 당시 수몰된 마을 모습이라고 말했다. 불과 지난겨울까지만 해도 관리선을 타지 않으면 접근할 수 없었던 지역이라는 설명이 더 믿기 어려웠다.
하류 CCTV도 물이 고여있다는 사실 말고는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현재는 용연정수장과 연결된 물길인 도수터널로 취수를 하지만, 그전까지 취수구 역할을 했던 탑 모양의 취수탑 벽면은 누군가 경계선을 그려놓은 듯 누렇게 바래 있었다. 경계선도 만수위(해발 168.20m)보다 14m나 떨어졌다. 정상 취수가 가능한 기준점(144m)까지도 고작 10m 남았을 뿐이다.
지난 며칠간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고 있는 눈과 비가 동복호로 흘러들었기를 기대했다는 동복취수장 직원들은 "오늘도 글렀다"며 긴 숨을 내쉬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 내린 눈은 습기가 많지 않은 '건설'로 강수량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한 직원은 "푸른 물이 가득 차 있던 동복호의 모습이 그립다. 이러다 그 모습을 영영 볼 수 없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직원도 "하루가 다르게 낮아지는 저수율을 보고 있자니, 내 몸이 말라가는 느낌이다. '광주의 젖줄 지킴이'라는 자부심으로 일했는데,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지켜보는 수밖에 없어 한숨이 난다"고까지 했다.
광주 식수원 공급의 60%를 담당했던 동복호는 얼마 전부터 40%로 비중을 줄였다. 빠른 속도로 말라가고 있어서다.
유효 저수량 9천200만t을 자랑하는 동복호는 이날 기준 2천500만t까지 하락했다. 비율로 환산하면 겨우 27%를 유지하고 있다. 저수율 관리가 전산화된 지난 1999년 이후 12월 기준 저수율이 20%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복댐을 지키는 사람들'은 제한 급수 시기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서는 143만 전 시민의 물 절약 동참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하열 동복관리장은 "반세기 최악 가뭄이 최악의 재앙으로까지 이어져서는 안 된다. 실생활에서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물 부족 극복이 가능하다. 시민 한 분 한 분의 자발적인 절수 운동 참여만이 최선책이다"고 당부했다.
이예지기자 foresight@mdilbo.com
- 광주 공공배달앱, 대형 플랫폼 사이서 살아남으려면? 광주지역 공공배달앱 '위메프오' 광주시가 지역 소상공인의 경영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2021년 민관협력 방식으로 공공배달앱 '위메프오'를 선보인 가운데 최근 '땡기요'를 추가 도입해 경쟁에 불을 붙였다.하지만 앞선 '위메프오'가 민간기업보다 저렴한 수수료 등 이점에도 민간 배달 플랫폼 사이에서 눈에 띄는 이용률을 보이지 못한 실정이라 서비스 편의 개선, 인지도 향상 등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29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7월 공공배달앱 '위메프오'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 21일부터는 '땡겨요'를 추가해 총 2개 운영사에서 공공배달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소상공인들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공배달앱을 추가함으로써 플랫폼간 경쟁체계를 만든 것이다.추가된 공공배달앱 '땡겨요'는 신한은행이 지난 2022년 1월 정식 출시해 전국 가맹점 13만여곳과 3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울시, 서울 각 자치구, 충북도, 세종시 등과도 협약을 맺고 공공배달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현재 위메프오와 땡겨요에 등록된 지역 가맹점 수는 각각 9천459개소, 2천96개소다.앞서 광주시와 공공배달앱 운영사들은 위메프오와 땡겨요가 모두 광주상생카드 결제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으며 가맹점 중개수수료가 2%로 민간기업의 최대 7%에 달하는 수수료보다 훨씬 저렴한 것으로 홍보해왔다.또 땡겨요는 가입비 당일정산 서비스, 한눈에 장부관리 서비스, 매장식사 기능 도입 등을 지원하고 위메프오도 첫 구매 할인, 프랜차이즈 할인, 결제금액 1% 페이백을 지원한다.하지만 앱을 이용하는 점주들이나 광주시민들 사이에서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실정이다.광주지역 공공배달앱 '땡겨요' 광주 공공배달앱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점주들은 사용 시 시스템상 불편함이 있었거나 주문량이 타 앱보다 극히 적어 기대감이 떨어졌고 이용 고객들도 앱 이용 시 불편, 적은 입점 점포 수 등을 이유로 손이 잘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광주 동구에서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위메프오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지만, 현재는 배달앱으로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만 등록해뒀다. 위메프오를 사용했을 당시 알림소리가 작고 시스템 사용이 불편했으며 무엇보다 타 앱에 비해 주문량이 현저히 적었다고 했다.지역한 한 전통시장 상인회장도 공공배달앱 초기에는 상인들이 이용하려고 했었는데 민간 플랫폼에 비하면 10분의1 수준으로 주문량이 적어 이용률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또 광주 북구에서 분식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C씨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3개 앱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번에 추가된 땡겨요는 써볼 의사가 있다"며 "주로 쓰는 플랫폼을 계속 쓸 것이라는 생각에 새로운 시도를 덜 하게 되기도 하고 공공배달앱을 모르는 손님들이 많아서 홍보가 더욱 활발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어 "배달의민족은 수수료가 부담되긴하지만 쿠팡이츠도 그렇고 배달기사들이 지정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공공배달앱도 무조건 할인 이벤트만 할 게 아니라 서비스 이용 개선이나 홍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필요한 시스템이 무엇인지 조사해서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위메프오에서 배달 음식 주문 경험이 있는 최모(31)씨는 "음식을 주문했는데 배달이 너무 안 와서 가게에 전화하니 사장님이 위메프오에서 주문이 들어온걸 모르고 계시기도 했고 한번은 결제 오류로 문의를 하려는데 상담 진행이 느렸다"며 "문의사항이 비교적 빠르게 해결되고 입점 매장 수도 많은 대형 플랫폼을 주로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광주시는 온·오프라인 홍보 계획이 있으며 개선사항이 접수되면 플랫폼 운영사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배달앱 안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광주시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홍보 영상 제작하고 있고 버스쉼터 광고 등 예정된 온·프라인 홍보들이 있다"면서 "공공배달앱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지난해 위메프오에서는 이용 고객들을 대상으로 개선사항을 조사했고 시로 불편사항이 접수되면 운영사로 전달하는 등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서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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