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권 의대 신설, '지역내 의료 완결성' 부터 담보해야

입력 2024.04.15. 15:39 선정태 기자
총선 이후 정치지형 변화로 변수 많은데
동·서부 필요성만 고집…갈등 재연 조짐
‘골든타임 확보 위한 유치’ 도민 염원 망각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지난 2일 오전 전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전라남도 국립의과대학 설립'과 관련해 대도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전남도가 국립의대 신설 취지로 지역 의료의 완결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의대 유치를 희망하는 대학과 정치인들은 각자의 장점과 필요성만 내세울 뿐 의대 신설 목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총선 이후 정치 지형 변화로 의대 신설 여부나 증원 규모 등이 변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전남 동·서부가 공모라는 방법론에 비판적 입장만 고수하고 있어 해묵은 갈등만 재연될 조짐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 2일 '전남도 국립의과대학 설립 담화문'에서 "국립의대는 공모 방식으로 추진한다"며 "200명 규모로 2026학년도 신설을 목표로 추진한다. 정확한 규모와 시기, 방법, 절차는 정부와 협의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그러면서 ▲지역 내 의료체계의 완결성 ▲모든 도민의 의료 혜택 ▲지역 상생발전 ▲공정성 확보를 위한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한 선정 등 네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공모를 통한 설립 추진이 밝혀지자 목포대와 순천대는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며 유치 당위성을 피력했다. 목포대는 용지 확보, 철저한 준비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면서도 전남도의 방침에 불만을 표시했다. 순천대는 산단내 응급외상환자의 발 빠른 조치 필요성, 글로컬 선정과의 연계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어느 대학도 지역 의료 체계의 완결성을 내세우고 있지 않다.

여기에 순천시와 목포시·무안군도 '전남도내 의료 완결성'을 위한 대책 마련은 제시하지 않은 채 해당 지역에 왜 의대가 설립돼야 하는지 필요성만을강조하면서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김 지사가 '지역 내 의료체계 완결성'을 의대 선정의 첫 번째 원칙으로 꼽은 이유는 전남이 그동안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공급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남에는 상급병원이 없어 도민들은 골든타임 내에 적절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응급, 심·뇌, 외상 등 중증 응급 환자에 대한 치료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응급의료센터까지 빠른 시간에 도달하지 못해 사망에 이르는 사례가 많았다.

국립중앙의료원이 발표한 '2022년 공공보건의료 통계'에 따르면 응급실을 1시간 내에 도달하는 '기준시간 내 의료 이용률'이 서울은 90.3%인데 비해 전남은 51.7%로 전국 꼴찌 수준이다. 이 수치는 전남의 열악한 의료 기반 현실의 민낯이다.

또 매년 70만 명 이상의 도민이 원정 진료를 떠나면서 유출되는 비용만 1조5천억원에 달할 정도다. 여기에 지방분권 강화와 국토의 균형발전 관점에서도 지역 내 의료 완결성은 실현돼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김 지사는 지난 3일 정례조회를 통해 "국립의과대학 공모 추진은 전 도민의 의과대학이자 전 도민의 건강을 위해 이뤄지는 만큼 도민 뜻을 잘 살피고 협조를 구해 대승적 차원에서 공정하고 원활하게 풀어야 한다"며 "당초 통합의과대학을 생각했는데, 대학들이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고 시기적으로 빨리 이뤄내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어서 공모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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