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치곤란했던 해양쓰레기, 요긴한 자원이었다"

입력 2022.12.01. 18:05 선정태 기자
전남도, 전국 첫 해양폐기물 자원화 방안 마련
수중드론·차도선으로 침적 쓰레기 수거
조개껍질·괭생이모자반 활용가치 다양
무게로 정산, 더 많은 폐그물 수거 가능

그동안 바다로 밀려들어 처리하기 벅차 바다 생태계를 파괴했던 해양쓰레기를 자원화할 수 있는 대안이 제시됐다.

특히 매년 7만t 이상 발생하는 패각 등 수산 부산물과 괭생이모자반은 석회 대체재 탈황제를 비롯해 비료 등으로 재활용해 발전소와 제철소, 농지에 공급할 수 있는 상용화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전남도의 해양폐기물 관련 조사는 전국 최초로 체계적인 감사를 진행해 새로운 정책방향을 제시한데다, 골칫거리로만 여겨진 해양폐기물에 대한 자원화 방안을 모색했다는데 의미가 크다.

해안으로 밀려든 쓰레기를 처리하는 주민들.

1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6개월간 ▲해양플라스틱 ▲패각 등 수산부산물 ▲폐어구 등 침적폐기물 ▲괭생이모자반 등 심각해져 가는 해양폐기물의 처리와 관리 실태 전반을 점검하고 전처리시설 구축 등을 통한 자원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감사는 발생·예방, 수거·운반, 처리·활용, 기타 분야로 나눠 현황을 분석하고 자원화 방안에 중점뒀다.

해양플라스틱은 연간 8만4천t이 발생하는 해양페기물의 80%인 6만7천t에 달한다.

계절풍의 영향으로 신안군 해안가를 뒤덮은 해양쓰레기.

전남도는 육상으로부터 유입되는 플라스틱의 경로를 차단하는데 소홀하고 눈에 보이는 부분만 수거하는데 그치면서 침적되는 양이 늘어나고 있다고 파악했다.

도는 우선 5대강 위주의 폐기물 차단막 외에도 지방하천 556곳 중 우선 3곳을 시범 운영, 바다로 쓰레기가 유입되는 것을 막고 수중 드론을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유입된 쓰레기를 수거키로 했다. 이후 지방하천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t당 150만원에 달하는 침적폐기물 처리 비용을 줄이기 위해 건조에 많은 비용이 들면서도 효율성이 낮아지고 있는 정화조 대신 차도선을 빌려 수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연간 7만t 이상 발생하지만, 대부분 창고 등에 쌓여있는 조개류 껍질도 전처리를 거쳐 자원화를 추진한다.

패각은 주로 패류 수확철인 10월에서 이듬해 3월 여수시와 고흥군, 보성군, 완도군에서 집중 발생한다. 발생량의 25% 정도만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고스란히 쌓여가고 있다.

패각이 제철소의 철광석 불순물을 제거하는 석회석의 대체재는 물론, 화력발전소의 연소 중 발생하는 황산화물 저감제인 탈황제, 농지의 패화석 비료 등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판단, 시군에 패각처리 사업을 지원키로 했다.

신안 홍도 해역에 괭생이모자반이 대거 유입, 비상이 걸렸다. 신안군 제공

괭생이모자반은 중국에서 대량으로 밀려와 양식시설 등에 피해를 주는 골칫거리였다. 전남도 분석결과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만6천518t의 괭생이모자반 유입돼 양식시설 훼손과 양식생물 폐사 등 지역 1천여 어가에 24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전남도는 괭생이모자반을 농가에 공급해 2020년부터 2021년까지 해양폐기물 처리비 62억 원을 절감하고 노지살포와 유기질퇴비로 활용중인 제주도 사례를 바탕으로 퇴비나 가축사료 등 친환경농업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해안에 밀려왔을 때만 수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해상집하장 25개소를 설치해 피해를 입기 전 수거하는 대안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조업 중 인양폐기물을 수매하는 사업이 예산 부족으로 조기에 종료돼, 다시 바다로 버려지는 문제점을 발견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수매사업의 예산확보와 함께 수매 시 매입기준을 부피에서 무게로 변경, 같은 예산으로 매년 1천251t의 인양폐기물을 추가 수매 가능하다는 점도 확인했다.

소각·재활용이 곤란한 해양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전처리시설 설치를 위해 지역민들에게 이익을 주민들에게 환원하는 방식으로 마찰을 줄일 수 있다는 방안도 제안했다.

김세국 전남도 감사관은 "해양폐기물은 그동안 단순한 폐기물로 취급받아 처리하는데만 집중했지만, 이번 특정감사를 통해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전남도와 도민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다양한 분야의 특정감사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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