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엔 바짝 죄더니만 가을엔 풀렸다 '축제 방역'

입력 2021.09.28. 15:11 이영주 기자
지난봄 원천봉쇄한 전남 축제들
일부 지자체 "관광 유치" 강행
취소한 곳도 행사장은 전면 개방
"코로나 블루 해소"에 확산 우려

함평군 주포한옥마을에 조성된 핑크뮬리와 코스모스 정원이 관광지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무등일보DB

추석 연휴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 하늘이 높아지고 날씨가 선선해지는 본격적인 가을철로 접어들면서 광주·전남 주요 관광지를 찾는 나들이객들이 몰리고 있어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각 지자체들은 코로나 확산 방치 차원에서 가을축제는 잇따라 취소하면서도, 정작 축제를 열기로 했던 장소는 개방한 채 관광객들을 맞고 있어 방역당국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방역대책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28일 전남도에 따르면 본격적인 나들이철을 맞아 10월 중 도내 22개 시·군에서는 24개의 가을철 축제가 예정돼 있으나,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현재 코로나 감염 확산 추세로 인해 개최 여부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진 '청자축제'와 장성 '황룡강 노란꽃잔치'는 온라인 개최 방향으로 선회했고, 광양의 '광양전통숯불구이축제'는 전면 취소키로 했다.

하지만 축제 개최 여부와 무관하게 축제를 열기로 했던 행사장을 전면 개방하고,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지자체들이 많아 코로나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2년 연속 '노란꽃잔치' 축제를 취소한 장성군은 축제장으로 이용해온 황룡강 주변에 국화와 해바라기, 핑크뮬리 등을 식재하고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황룡강 주변은 휴일이면 각종 아름다운 꽃 무리를 구경하려는 나들이객들로 붐비고 있다.

화순군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화향연' 축제를 취소하는 대신 군민과 관광객이 남산공원에서 국화꽃 관람을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한발 나아가 함평군은 올해는 '국향대전'을 개최키로 하고, 본격적인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전국의 코로나 확진자가 지난 봄 대비 최대 6배가 늘어났음에도 화순이나 장성, 함평 등 일부 지자체들이 방역 강화 대신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는 행보는 6개월 전 봄 상춘객들을 원천 차단했던 모습과 상반된 모양새다. 앞서 장성, 화순 등 전남 대부분의 지자체는 지난 3~4월 사이 봄꽃 축제 등을 취소해가며 관광객들의 방문을 만류했었다.

지자체들은 축제 취소 대신 관광지 개방에 대해 국민들의 백신 접종이 이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방역당국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화순군 축제추진위원회 김두정 주무관은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의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 해소 차원에서 축제 취소에도 불구하고 남산공원을 개방한다. 국민들의 대다수가 백신을 맞고 있는 상황인 점도 감안했다"며 "국화가 만개할 시기에는 남산공원의 방문객 수를 시간당 300여명으로 제한하는 방침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공원 곳곳에 방역 인력들을 배치해 코로나 확산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주기자 lyj2578@mdilbo.com

슬퍼요
3
후속기사 원해요
2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