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0~1980년대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해외에 알렸던 파울 슈나이스 목사가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의왕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슈나이스 목사가 향년 89세로 독일 현지에서 별세했다고 지난 11일 전했다.
특히 슈나이스 목사는 1980년 광주항쟁의 실상을 전 세계에 처음으로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슈나이스 목사는 독일 NDR방송 도쿄지국의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를 찾아가 광주항쟁 취재를 요청해 실상이 세계에 알려졌다. 그 공로로 슈나이스 목사는 지난해 정부로부터 민주주의 발전 유공 국민포장 수상과 함께 제11회 5·18언론상 시상식에서는 공로상을 받았다. 또 같은해 5·18재단으로부터 인권상과 5월 어머니회 특별상을 각각 받았다.
1933년 중국에서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난 슈나이스 목사는 독일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1958년 일본으로 파견돼 1970년부터 독일 선교단체인 동아시아선교회(DOAM, Deutsche Ostasienmission) 소속으로 활동했다. 그는 1970년대 유신시절부터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해외에 알렸다. 특히 1976년 3·1민주구국선언과 1974년 민청학련 사건 관련 재판에는 매번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참관하는 등 당시 피해자들에게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 1975년 일본의 월간지 세카이(세계)에 연재된 '한국으로부터의 통신' 제작 지원을 위해 한국에서 비밀리에 자료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어 1978년 한국정부로부터 홍콩으로 강제출국 당하고 입국이 금지됐다.
강제출국을 당하자 부인 기요코 사쿠라이 여사가 자신을 대신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얻은 자료를 통해 광주항쟁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힌츠페터 기자를 찾아가 광주 취재를 요청, 당시 영상이 세계에 알려졌다.
지선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슈나이스 목사는 1970~80년대 엄혹했던 군사정부 시절, 많은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세계에 알린 인물"이라며 "평화와 정의는 함께해야 한다던 그의 뜻을 이어가겠다"고 애도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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