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정부가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인해 발생한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광주지역 교육단체가 학교급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오염수가 방류되면 지역의 학생들이 오염된 수산물을 섭취할 가능성이 있다"며 "안전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상 방류는 민감한 사안으로 세계적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며 "최근 환경운동연합이 발표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에도 응답자의 85.4%가 '반대' 의견을 표시했다"며고 설명했다.
또 "광주와 전남지역은 해상과 인접해 있어 지역민은 수산물 오염에 대한 불안감이 크고 학부모들은 학교급식에 수산물이 제공될 수 있어 걱정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교육청은 '학교급식 식재료 방사능 검사 및 관리 조례'를 지난 2014년부터 시행하고 있고 자치구별로 안전검사 강화와 검사횟수, 품목을 확대하는 조례를 제정하고 있어 다행이지만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전 오염수 방류가 현실화되면 단지 일본의 수산물을 제재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방사능 검사장비 추가 구매, 검사횟수 확대 등 후속대책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단체는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해서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논의하고 공동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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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다가올 추석이 걱정"...日 오염수 방류에 광주 수산업계 '한숨'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광주 남광주시장에서 만난 신현숙(68·여)씨가 텅 빈 거리를 보며 한숨을 쉬고 있다. "코로나 때는 숨 쉴 구멍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없네요. 당장 다가올 추석이 걱정됩니다."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눈앞에 닥친 23일 수산물 상인들의 위기감과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특히 수산물을 파는 상인들은 추석이 한 달여 남은 시점에서 일본 오염수가 방류돼 생선은 물론 수산물 선물세트 판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면서 정부의 신속한 지원대책 마련을 호소했다.수산물과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음식이나 재료를 파는 상인들도 원전 오염수 방류 여파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23일 오전 광주 남광주시장. 광주를 대표하는 수산물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흥정 소리 대신 상인들의 한숨 소리만 맴돌고 있었다.상인들 대부분은 물건 하나라도 더 팔려고 새벽부터 가게 문을 열고 장사 준비에 애를 썼지만, 손님은커녕 지나는 시민도 많지 않았다. 몇 안되는 손님들마저 생선의 상태가 괜찮은지 한참을 확인하다가 이내 발길을 돌리기 일쑤였다.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광주 남광주시장에서 만난 이두영(53)씨가 씁슬한 표정을 짓고 있다.수산물 코너 곳곳엔 '임대' 현수막이 붙은 채 셔터가 내려간 상가들도 눈에 띄었다.며느리와 함께 수산물을 파는 신현숙(68·여)씨는 "코로나 이겨냈더니 이제 오염수가 큰 걱정거리가 됐다"면서 "찾아오는 손님마다 '먹고 괜찮겠죠?'라고 물을 때마다 속상하다"고 하소연했다.이어 "당장 추석 대목부터 문제다. 제사를 지내는 사람들은 구색을 갖추고자 생선을 구매하겠지만, 제사상 차리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사람들은 전부 육류를 구매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이곳에서 20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이두영(53)씨도 과학적·기술적 문제가 없다는 정부의 판단을 믿을 수 없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이씨는 "당장은 괜찮을지 몰라도 시간이 흘러 방사능이 몸에 쌓여 중독됐을 때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며 "지원금이라도 나왔던 코로나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도산하는 업체들도 수두룩해질 것이다"고 우려했다.비슷한 시각 광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서구 양동시장의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과일류와 채소류, 육류 코너와 달리 수산물 코너 일대는 상대적으로 파리만 날리고 있었다.전복과 낙지 등 신선한 제철 수산물들이 곳곳에 놓여 있었지만, "싸게 준다"며 지나가는 손님을 붙잡는 상인들의 분주한 모습만 보였을 뿐 구경하는 손님들은 손에 꼽았다.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광주 양동시장에서 만난 상인 나종려(94·여)씨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수산물을 파는 나종려(94·여)씨는 "70년 한 평생 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이번과 같은 일은 처음이다. 완벽하게 안전하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더라도 수산업은 예년과 같지 않을 것이다"며 "엊그제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뉴스가 나왔을 때부터 매출이 반토막으로 줄었는데 실제 방류가 이뤄진다면 경제적 피해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코로나 때와 달리 숨 쉴 구멍도 없다"고 눈물을 글썽였다.인근에서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강옥주(61·여)씨도 "그렇지 않아도 경기침체로 손님이 줄었는데 방류가 시작되는 내일(24일)부터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더 줄어들 것이다. 다가오는 추석 대목이 최대 고비다"며 "정부 차원에서 수산업계 소상공인들의 매출 급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했다.양동시장 인근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도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가 결정되면서 손님이 30% 가량 줄었는데 당장 내일부터가 더 걱정이다"며 "국내산 재료만으로 장사하더라도 별 도움이 안될 것 같아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하는데 가슴이 답답해 죽을 지경이다"고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한편,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24일 오후 1시께부터 시작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 오염수의 트리튬 농도를 1ℓ당 1500베크렐(㏃) 이하로 희석, 하루 460t에 달하는 오염수를 17일간 총 7천800t가량 방류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이후 12년 만이다.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고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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