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약’ 가능성 확인…“근감소증 치료제 개발”
다런 윌리엄스 교수팀, 노인의학 저널에 논문 발표


국내 대학 연구진이 노화에 따른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인 '근감소증' 치료에 효과가 있는 약물을 발굴했다. 특히 이 약물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받은 약물이어서 근감소증 치료제 개발을 단축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스트는 다런 윌리엄스(Darren Williams)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이 FDA 승인을 받은 약물들을 스크리닝해 근섬유 위축을 감소시키는 효능을 가진 약물로서 '말로틸레이트'를 선별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말로틸레이트는 기존 간경화 및 간손상 치료제로 사용됐던 약물이다. 연구팀은 이 약물이 골격근 위축 과정 중 증가하는 '5-리폭시게네이즈'라는 체내 효소의 활성을 저하시키고, 이를 통해 근육세포 내 염증 매개 인자인 LTB4(류코트리엔 B4)의 농도를 낮춰 근육 손실에 핵심적인 조절 작용을 하는 물질(전사인자, transcription factor)인 FoxO3의 작용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근감소증이 유도된 실험용 쥐와 노화된 실험용 쥐를 이용한 실험을 진행했다.
말로틸레이트를 투여했을 때 근육량 증가와 감소를 판별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인 근섬유의 직경(지름)이 대조군 대비 평균 46.9% 증가한 것으로 관찰됐으며, 근육 단백질 합성속도도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근육 단백질 동화과정에 관여하는 체내 호르몬인 IGF-1(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의 발현양도 증가했다.
특히 말로틸레이트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해 말로틸레이트를 투여한 그룹의 허벅지 앞쪽 근육(대퇴사두근) 무게가 21.58%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용 쥐가 얼마나 세게 측정기구의 손잡이를 잡아당길 수 있는지(악력)를 측정해 정량적으로 평가한 근육수행능력에서도 대조군 대비 39.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노화마우스 모델 실험에서 말로틸레이트 경구투여를 통한 근감소증 완화효과를 확인했으며 이는 약물을 주사뿐만 아니라 먹는 약으로 복용할 수 있어 환자가 더 쉽게 치료제를 받아들일 수 있는 장점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현재 근감소증에 대해 상용화된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안전하고 효능이 우수한 근감소증 치료제를 '약물 재창출' 방법을 통해 짧은 기간과 적은 비용으로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약물 재창출은 이미 시판돼 안정성이 입증된 약물 또는 임상시험에서 안전성이 검증됐지만 효능의 문제로 임상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약물을 대상으로 새로운 질병의 치료제로 사용 가능하도록 하는 신약 개발의 한 방법이다.
현재까지 통용되는 근감소증 치료요법은 식이조절, 저항운동, 호르몬 조절제 투여 등이 있다.
하지만 움직임이 불편하거나 식이조절이 어려운 환자, 기존 치료요법으로 효과를 얻지 못하는 환자에게는 근감소증 치료 약물이 시급한 실정이다.
다런 윌리엄스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근감소증 치료를 위한 새로운 약물과 타깃을 제시했으며, 약물 재창출 전략을 통해 먹을 수 있는 안전한 근감소증 치료제 개발의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노인의학 분야 저널 상위 3% 논문인 '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에 지난달 17일 온라인 게재됐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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