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재배부터 판매까지···소비자 붙잡았다

입력 2022.12.28. 17:38 김종찬 기자
[농촌 창업 청년들 성공스토리]
⑪나주 철야마루 영농조합법인 서재정 대표
나주, 고구마 생산 적합지…명물로 자리매김
재배·세척·포장·배송까지…지난해 매출 73억원
소비 욕구도 파악…온·오프라인 판매 ‘성황’
서재정 철야마루 대표가 고구마 밭을 트랙터로 일구고 있다.

[농촌 창업 청년들 성공스토리] ⑪나주 철야마루 영농조합법인 서재정 대표

"7년 전부터 최상의 고구마를 재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재배 면적을 조금씩 넓혀가면서, 생육에 필요한 약용법을 수없이 바꿔가면서 노력한 결과 지금의 생산성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소비자들에게 맛있고 건강한 고구마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나주에서 고구마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서재정(41) 철야마루 영농조합법인 대표는 고구마 한 품종만을 집중적으로 개발, 대량 생산과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서 대표는 66만1천157㎡ (20만평)에 이르는 밭에서 고구마를 직접 기르고, 세척, 선별, 포장에 이르는 전 작업을 직접 진행하면서 소비자에게 믿음을 주는 기업을 만들었다.

그 결과 매출액이 지난 2020년 23억원에서 지난해 73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서 대표는 앞으로 소비자들이 더욱 믿고 맛볼 수 있는 고구마를 생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서재정 철야마루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고구마를 수확하고 있다.

◆ '고구마'의 매력에 빠지다

서 대표는 철야마루를 운영하기 전 서울에서 다양한 업종에서 일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우연히 농산물 판매에 흥미를 느낀 그는 농산물 인터넷 유통업체에서 2년간 근무하면서 전 품목의 농산물 유통 과정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조금씩 익혔다.

해당 업체에서 시장조사 겸 공부를 하던 그는 나주가 고구마를 키우기 아주 적합한 토양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관계자로부터 들었다. 나주는 서 대표의 고향이었기에 그 이야기가 더욱 와닿았다.

실제 나주의 토양이 황토라 고구마를 재배하기 알맞았지만 당시 나주에서 고구마를 재배하는 농가는 극히 드물었다. 당시 서 대표는 나주의 대표 명물로 고구마를 만들면 수익도 나고 나주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고향으로 돌아가자는 마음을 먹었다.

서 대표는 2014년 고향인 철야마을로 돌아왔고, 마을의 이름을 딴 '철야마루'를 설립, 고구마 단일 품종으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높은 수익을 올리며 소비자들에게는 최상의 고구마를 제공해오고 있다.

서재정 철야마루 대표와 직원들이 고구마를 세척, 선별, 포장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포장이 완료된 고구마는 각 업체와 소비자에게 배송된다.

◆ '끊임없는 시행착오' 겪다

서 대표는 봉황면 철천리 철야마을에 20만평의 밭에서 고구마 농사를 지으며 지난해 기준 73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지금의 성공은 그저 얻어지지 않았다고 단언하는 서 대표. 고구마를 재배하면서 끊임없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서 대표는 그렇게 열심히 배우고 익힌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고향에 내려와 고구마 온·오프라인 판매를 이어갔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고구마 수탁판매만 진행했던 서 대표는 생각지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싱싱한 상품을 배송했음에도 품질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썩거나 당도가 나오지 않는다는 소비자들의 불만 전화가 폭주한 것이다.

그때부터 직접 재배하고 세척, 선별, 포장, 배송까지 원스톱으로 하는 지금의 철야마루를 구상하게 됐던 서 대표는 조금씩 재배 면적을 넓혀가며 매일 상급의 고구마를 재배하기 위한 실험에 돌입했다.

고구마 재배에 서툴렀던 서 대표는 지난 2019년부터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운영 중인 전남 생명농업대학에서 약용작물반 과정을 수료하며, 고구마에 필요한 영양분과 영양제 배합 과정 등을 익혔다.

또 직접 재배하면서 토양의 게토 방법, 게토 시기 등을 연구했던 그는 다년간의 노력 끝에 최상품의 고구마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당시만 해도 수탁 판매할 생각만 했지 직접 재배, 세척, 포장, 배송까지 할 줄은 몰랐다"며 "독학으로는 한계가 있었지만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특히 전남농업기술원에서 배운 지식을 지금도 현장에 접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재정 철야마루 대표가 직접 수확한 고구마를 들고 있다.

◆ 품질·맛으로 승부하는 '나주' 고구마

'철야마루'라는 이름도 마을 이름에서 따온 서 대표는 '나주 하면 고구마'가 생각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지난 2014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현재 고구마연구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서 대표는 낮에는 고구마를 재배하고, 밤에는 고구마 연구에 매진했다. 이렇듯 좋은 품질의 고구마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한 서 대표의 노력은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또 고구마 포장의 다양성을 준 것도 소비자로부터 호응을 얻는데 한몫했다. 철야마루에서 생산된 고구마는 10㎏, 5㎏, 3㎏, 2㎏, 1.5㎏, 1.2㎏ 등의 상자포장부터 800g, 700g 등 봉지 포장도 배송된다. 증가 추세에 있는 1인 가구부터 4인 이상 가족 등에게 맞춤형 배송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들이 더 찾을 수밖에 없는 철야마루가 된 것이다.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포착한 대기업도 주요 납품처가 됐다. 현재는 이랜드 리테일, GS리테일과 납품계약을 맺고, 킴스클럽에 연간 1천t, GS25 편의점에 연간 500t의 고구마를 납품하고 있다.

이들 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군고구마 역시 철야마루에서 생산, 배송된 고구마로 만들어지고 있다.

서 대표는 "고구마 한 상품만 판매하다 보니 겨울에는 군고구마를 판매하면 어떨까 생각해봤다"며 "온도와 굽는 시간 등도 확인하기 위해 공장 내부 한 곳에 군고구마 기계도 들여다 놨다. 소비자들이 갓 생산한 고구마를 구매하든 군고구마를 구매하든 최상의 만족감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금도 꾸준히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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