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신의 직장' 주머니 채우는 광주 혈세

입력 2022.06.13. 15:11 주현정 기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나주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주 지원
광주시, 2016년부터 744건·6억원 지급
가족동반·단독이주 모두 혜택 전국 유일
타지역 종료 분위기 불구 “효과있어” 유지
‘신의직장에 푼돈은 넌센스’ 지적도 팽팽
하늘에서 바라본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전경. 무등일보DB

광주시가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의 지역 정주를 유도하기 위해 7년째 시행하고 있는 정착 지원금을 놓고 지역 내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혁신도시 안정화를 위해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정착 유도 정책을 폐지하고 있는 타지역 사례 등을 감안해 종료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더욱이 광주의 경우 혁신도시를 품고 있는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혜택을 주고 있는데 낮은 재정자립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혈세로 '신의 직장'으로 꼽히는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자체가 넌센스 아니냐는 쓴소리도 나온다.

13일 광주시에 따르면 공동혁신도시 조성 초기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지역 이주를 독려하기 위해 2016년부터 시가 지원하고 있는 정착금 규모가 6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시는 공동혁신도시 16개 기관 소속 직원이 광주로 전입해 1년 이상 계속 거주할 경우 1차례에 한해 가족 동반은 100만원, 단독 세대는 30만원의 이주정착금을 지급하고 있다.

시행 첫 해 446건(가족 326건·단독 120건)에 3억6천200만원이 투입된 것을 비롯해 ▲2017년 55건(가족 42건·단독 13건)에 4천590만원 ▲2018년 18건(가족 14건·단독 4건)에 1천520만원 ▲2019년 5건(가족 5건·단독 0건)에 500만원 ▲2020년 112건(가족 72건·단독 40건)에 8천400만원 ▲2021년 78건(가족 37건·단독 41건)에 4천930만원 ▲올해(1분기 기준) 30건(가족 17건·단독 13건)에 2천90만원 등 그간 모두 744건·5억8천230만원이 지원됐다.

물론 광주만 혁신도시 정착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구늘리기, 세수 증가 차원에서 혁신도시가 위치한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가 조성 초기 앞다퉈 도입했다.

하지만 비용 대비 효과 하락으로 최근 몇 년 새 종료되는 분위기다.

당초부터 정착지원금 제도를 검토하지 않았던 강원(원주)를 제외하고 전국 9개 혁신도시 가운데 부산, 대구, 울산, 전북(완주), 경북(김천), 경남(진주) 등은 이미 관련 사업을 없앴다.

혜택을 유지하고 있는 지자체는 광주와 충북(진천), 제주(서귀포) 뿐이다. 이마저도 제주는 가족이 함께 이주한 경우에만, 충북은 가족과 단독 사례 모두에게 지급하면서도 혜택 규모는 광주보다 적다.

전국의 혁신도시에서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가장 많은 혜택을 주고 있는 곳이 광주인 셈이다.

공동혁신도시의 경우 내륙에서 수도권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정주여건 개선 속도도 더뎌 임직원의 자발적 이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원금 지급에 따른 지역 정착 효과가 있다는 것이 광주시 입장이다.

하지만 '가난한 지자체의 퍼주기 정책'이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수도권 전입 비율이 10%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한시적 비용 지원으로는 광주로의 장기 이주를 이끌어내는데 한계가 있어서다.

해를 거듭할수록 신청 건수가 내림세인 점도 정착지원금 당위성을 떨어뜨린다.

기우식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지방소멸 위기 대응, 혁신도시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보장 정책을 도입하는 것 만큼이나 정책 효과를 잃은 제도적 보상책을 과감히 없애는 것 또한 행정 본연의 역할"이라고 지적하며 "광주시 정착지원금의 경우 혜택 범위 한계, 수혜자 저조 등 그 효과가 미비하다고 드러난 만큼 과감한 중단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정착 지원금이 시·도공동혁신도시 공공기관 직원들의 광주 정주를 유도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책 장기화에 따른 효과 하락 역시 고민되는 대목이다. 사업 전반에 걸친 검토를 통해 올 하반기 연장 또는 폐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슬퍼요
13
후속기사 원해요
8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2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