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참여로 광주관광 분위기나 판 바꿔야
친수공간 조성…훼손 아닌 애정 높이는 것
소프트웨어 측면 도시브랜딩 기구 필요
"기본적으로 광주 사람들이 먼저 광주를 알아가고, 그 과정에서 광주가 시민들에게도, 타지인들에게도 애정 어린 시선을 받을 수 있게끔 해주자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취임한지 4개여월이 지난 김진강 광주관광재단 대표이사는 '관광낙후도시'를 관광선진도시로 탈바꿈하는 데 여념 없다. 국내인은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외면 받는 광주관광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김 대표이사의 구상을 들어봤다.
◆시민들에 의해 바꿔나가도록 시도
우선 김 대표이사는 광주관광이 낙후된 데 대한 이유로 지역민부터 먼저 외면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내부 구성원들이 알지 못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데 외부인에게 매력을 호소한들 먹혀들 리 없다는 주장이다.
김 대표이사는 "관광지를 외부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의 공간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지역민들한테 먼저 사랑받고 그래서 타지역민들이 지역민들과 함께 어울리기를 바라면서 들어오는 것"이라면서 "관이 주도해온 그동안의 방식이 아닌, 시민 스스로의 노력으로 지역을 바꿔나가는 것들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이사는 "그런 점에서 광주에서는 관, 전문가, 시민들이 아이디어를 모아 하나의 결론으로 도출해내는 과정이 없었던 게 아닌가 모르겠다"며 "특히 관광 같은 경우 그런 담론의 장이 많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일종의 '관광학교'를 통해 시민들이 지역에 대해 알아가고 사랑할 기회를 주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대표이사는 지역의 미래를 살아갈 청년 세대들에게 광주관광의 판을 바꾸는 기회를 주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그는 "공무원들이 용역사와 앉아 개발 계획 수립부터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광주를 바꾸고 싶은 젊은이들을 선발하는 것부터 이벤트처럼 시작해 해외 탐방 기회도 주면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면서 "지역의 대학생이나 젊은이들이 지역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고, 그러다보면 광주관광의 분위기나 판이 바뀌면서 새로운 길들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 활력 위해선 관점 변화 필요
김 대표이사는 관광이란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라고 설명했고, 도시의 활력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시 민선8기 핵심 정책이자 영산강과 황룡강의 수변공간을 활성화하는 'Y-벨트 프로젝트'를 예로 들었다.
적잖은 광주시민들이 개발 행위로 인한 환경 훼손이 우려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거꾸로 강에 대한 접근과 이용을 높임으로써 시민들이 강을 따라 걸으며 공간의 존재와 소중함을 알아가고, 여러 이야깃거리 또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이사는 "Y-벨트 프로젝트에 대해 영산강과 황룡강 주변을 뭔가 파헤치고 개발한다는 잘못된 인식들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계신다"면서 "이 프로젝트는 궁극적으로 언제 어디서든 강에 대한 접근을 쉽게 만들어줄 수 있는 구조, 시민들이 강변이나 천변을 따라 쉼없이 걸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김 대표이사는 올해 '시크릿'(비밀) 공간을 광주관광의 키워드로 내세울 계획이다. 광주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그렇지만 잠재적으로 관광 콘텐츠가 될만한 공간들이 많다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그는 "비밀스러운 공간들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이 많다"면서 "그런 공간들을 엮어낸 '시크릿 투어'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이사는 "그동안 광주 관광을 살펴보면, 선제적으로 시설투자가 이뤄지고 이것을 도구로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왔던 게 일반적이었다"며 "관광을 기본으로 해서 인프라나 개발하려고 했던 노력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광주의 주력 관광분야인 문화예술과 관련해서도, "(기획자 등) 본인들의 만족감은 모르겠지만, 실질적으로 관광객들을 데리고 와 운용할 수 있는 구조나 규모로 만들지를 못했다"고 지적했다.
◆관광도시 위한 키워드는 '연결'
김 대표이사는 광주의 관광 자원들이 외면 받는 이유로 연결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었다. 반대로 말하면, 연결이 불가능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컨대, 광주폴리의 경우 장소성이나 역사성 등이 있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이 되지만, 광주폴리 간 거리가 멀어지면서 연결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은 너무 긴 거리를 참고 걸어다니지 못하기 때문에 광주폴리 사이에 (보고 즐길 수 있는) 뭔가를 계속 던져줘야 한다"며 "무엇보다 광주폴리가 단순히 전시물로만 있을 게 아니라, 공공성을 바탕으로 한 시민들의 놀이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광주의 관광산업이 다른 산업들과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이사는 "광주는 예술문화와 인공지능과 같은 과학기술 쪽으로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며 "이 분야들이 별개로 갈 게 아니라 예술과 과학이 콜라보레이션(협업)을 하는 식의 연결이 필요한데, 그동안 그것들을 연결시키는 부분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런 점에서 현재 상무지구에 있는 광주관광재단 사무실 또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으로 옮겨야 한다는 생각도 드러냈다. 광주 관광자원들을 연결하는 핵심 거점이 광주 구도심이기 때문이다.
그는 "광주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풀어낼 수 있는 공간은 그곳만큼 좋은 곳이 없기 때문에 광주관광의 출발로 삼을 수 있다"며 "그곳에서 관광재단이 광주관광의 심장 역할을 하면서 광주 곳곳의 미세혈관까지 관광객들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관광재단의 직원들이 그곳에서 직접 걸으면서 보고 느껴야 광주시민들이 원하는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관광 개념 확장…통합적 브랜딩할 콘트롤타워 필요
김 대표이사는 기존의 관광 개념을 확장해 도시이용인구, 방문자 경제 개념으로 확장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관광 목적을 위한 방문객을 포함해 이주민이나, 유학생, 비즈니스 목적의 방문까지 포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방문자 경제 개념으로 가려면 국제 협력, 유학생 정책, 다문화 여성 등 개별화돼 있는 정책들을 하나로 묶는 통합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궁극적으로 광주에서 활동하는 모든 이들을 관광의 범위에 넣고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브랜딩할 콘트롤타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이사는 "광주시 신활력추진본부가 도시에 하드웨어적인 것들을 구성한다고 했을 때,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도시브랜딩을 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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