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공모전·스탬프 투어 등 다채
내달 3~5일 영암 마한문화공원 일대
영산강을 중심으로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고대 해상왕국 마한. 역사의 뒤뜰에 감춰진 전남의 소중한 역사·문화자원인 마한 문화를 보다 많은 지역민에게 알리기 위한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됐다.
'마한 알리기'에 적극 앞장서고 있는 전남도가 주최하고 전남문화재단과 초당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주관한 '2022 마한문화 행사'가 그것. 마한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 등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행사의 일환으로 ▲마한 브랜드·캐릭터 공모전 ▲마한역사유적 스탬프 투어 ▲마한 창작 그림 그리기 대회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고개 드는 마한
54개 소국(小國)으로 구성된 마한은 한국 고대사의 뿌리라 할 수 있다. 마한에서 변한과 진한이 나왔고, 백제가 마한의 땅에서 나라를 세웠다.
마한 문화의 중심지이자 발상지는 영산강 유역이었다. 정부가 영산강 유역을 마한역사문화권의 중심지로 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원전 2세기부터 기원후 6세기 중엽까지 800여년의 역사를 이어온 부족국가 마한의 영역은 서쪽으로는 섬진강을 경계로, 북쪽으로는 한강 유역, 동쪽으로는 강원도 일부와 충남·북까지 걸치고 있다.
나주와 영암, 해남, 함평, 보성, 고흥, 순천, 담양, 광양, 여수, 무안 등 전남 전역에 퍼져 있는 마한의 유산은 과거의 찬란한 역사를 말없이 웅변하고 있다.
전남도는 마한 관련 현안사업 공동대응을 위해 2019년 11월 도내 11개 시·군 및 8개 유관기관과 마한문화권발전협의회를 구성하고 마한문화 위상 확립을 위한 국회 포럼을 개최하는 등 지역 차원의 노력을 전개해왔다.
이후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역사문화자원특별법)'의 마한역사문화권에 전남이 포함되면서 관련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었고 고구려와 백제, 신라, 가야 중심의 역사에서 소외된 마한사를 획기적으로 재정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생겼다.
역사문화자원특별법은 우리나라의 고대 역사 문화권과 문화권별 문화유산을 연구·조사하고 발굴·복원해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정비해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알리고 지역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발의된 법안이다.
지난달에는 문화재청 예산안에 한반도의 고대 역사를 간직한 마한을 재조명할 관련 예산이 처음으로 반영됐다. 세부적으로는 국립 마한역사문화센터 건립 적지 선정 및 타당성 용역비 2억원, 마한 중요유적 발굴·조사비 15억원이 투입된다.
도는 전남의 미래발전 전략인 블루 이코노미 중 블루투어의 핵심 축으로, 마한문화유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고 세계인과 국민이 즐길 문화관광자원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역민이 마한의 정체성 찾는다
'마한 상상+더하기 브랜드·캐릭터' 공모전에 출품된 작품들이 내달 3~5일 영암 마한문화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제3회 마한문화 행사의 야외전시를 통해 공개된다.
이번 공모전은 마한의 이미지를 가장 잘 반영한 대표 브랜드와 캐릭터를 개발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종 당선작을 전문가 심사점수를 포함 현장을 찾은 방문객이 직접 선택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선호하는 작품에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당선작은 대상 1명(문화재청장), 금상 1명(도지사), 은상 1명(도교육감), 동상 2명(전남문화재단 대표이사) 등으로 나뉘며, 상금은 최대 300만원이 주어진다.
마한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창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자유주제로 진행됐으며, 지난 8월 25일부터 9월 20일까지 접수를 받았다. 접수 결과 서울과 경기, 전남, 강원, 경북, 충남·북 등 전국 각지에서 응모자가 몰렸다.
이들 응모자는 마한의 독창성 및 우수성을 상징하는 유적·유물, 로고, 캐릭터, 슬로건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과거 마한 역사에 최신 디자인 경향을 반영해 개발된 '마한 브랜드와 캐릭터'는 향후 마한을 주제로 한 특성화 콘텐츠 개발과 브랜드화를 위해 대내외 홍보용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마한 어디까지 가봤니?
마한문화 행사 기간(3~4일) 체험형 프로그램인 마한역사유적 스탬프 투어가 진행된다.
이번 투어는 전남 곳곳에 숨어 있는 보석 같은 마한역사 유적지를 탐방하고 체험하기 위해 기획됐다.
일반적인 단체 관람과 달리 개개인이 원하는 곳을 찾아 그 지역의 역사와 유물을 천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멀게만 느껴진 마한역사 유적지를 찾아다니며 마한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배우고, 스탬프를 채워가면서 새로운 명소를 발굴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투어 장소는 크게 영암과 나주, 여수로 나뉘며 투어 코스는 마한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지닌 문화유적과 마한시대는 아니지만 지역 내 중요 근대 역사유적 등 7개 테마를 선정했다. 7개 테마는 크게 마한 유적지, 종교·사당 및 제단·독립운동·교육·문화유산 전시관·문화예술 기념관 등이다.
특히 마한유적 탐방 시 우수 관광지 홍보를 위해 마한 관련 전문가와 문화유적해설사가 함께해 상세한 유적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유적지 및 안내소에도 리플릿을 비치해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방문인증 스탬프는 아날로그 감성의 종이에 스탬프를 찍는 형식과 문화재 안내판 QR코드를 인식한 스마트폰 앱 형식 둘 다 가능하다. 7개 테마 중 5개소 이상 방문 후 스탬프를 인증하면 소정의 기념품이 제공된다.
참가대상은 일반인, 학생 등 누구나 가능하며, 접수기간은 지난 6일부터 선착순 회당(6회) 30명 내외이다.
◆상상 속 마한은 어떤 모습일까?
마한문화 행사 첫날인 3일에는 도내 초·중·고교생과 지역민 대상 '마한 창작 그림 그리기 대회'가 열린다. 초등학생만 대회에 나갔던 지난해와 달리 참가 대상을 넓혀 차별화를 줬다.
이번 대회는 '1천800년 전 풍성한 가을 마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마한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다면 어떨까' 등의 궁금증을 그림으로 표현하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영암군 시종면 부녀회원들이 참가해 자녀, 손자들과 실력을 겨루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회가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참가자들은 대회를 통해 전남의 뿌리인 마한인의 생활상을 독창적이고 창의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마한역사의 가치와 우수성을 배우고,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회 당일 마한문화행사 개막식 및 부대행사에서 고대 마한과 관련된 다양한 이벤트와 먹거리, 체험부스 등이 운영돼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수상작은 내달 25일 전남문화재단·초당대학교 홈페이지, SNS, 블로그를 통해 발표 후 개별 통지된다. 시상은 대상 1명(문화재청장), 금상 1명(도지사), 은상 1명(도교육감), 동상 2명(전남문화재단 대표이사), 장려상 3명(영암·영광·나주교육장)과 소정의 상품이 수여된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전남문화재단 김선출 대표이사는 "브랜드 공모전, 스탬트 투어, 마한 그림그리기 대회 등 행사에 참가학교·단체, 참가 인원이 처음 예상한 것보다 훨씬 많았다. 그만큼 지역민들의 마한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앞으로도 적극적인 참여와 애정 어린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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