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단 '해금플러스' 결성, 크로스오버 선봬
세계적 연주자들과 협연해 한국음악 알려
"음역대가 넓어 단 두 줄의 현으로 세상 모든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변화무쌍한 해금의 매력에 빠져보길 바랍니다."
팔색조 매력을 지녔다는 이유로 천변만화(千變萬化)라고 불리는 해금. 이 악기에 40년 가까이 연주 인생을 쏟아부은 인물이 있다.
해금과 서양악기가 어우러진 크로스오버 음악으로 국악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강은일 단국대 국악과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강 교수는 "고교 입시 시험을 보러 가서 해금이란 악기를 처음 봤다. 당시 벽에 걸린 모습이 초라하기 그지없던 그 악기를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사람이 돼 있을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해금의 진가를 일찍 깨달았던 게 다행이자 축복이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한평생 해금 연주자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지금처럼 해금이 널리 알려지지 않던 1980년대 국악고등학교에 입학해 해금을 배우기 시작했다.
대학에서 해금을 전공하고 졸업 후 KBS국악관현악단 단원, 경기도립국악단 해금 수석 등을 역임하면서 국악인으로서 탄탄대로를 걷던 찰나에 돌연 국악단을 떠나는 결정을 내린다. 강 교수는 "아무리 열심히 연주해도, 좋은 악기라는 주변 말에도 해금은 당시 비주류 취급을 받았다. 해금 연주자로서 새로운 길을 떠나야 할 시기였다"고 했다.
독립을 선언한 그는 뉴 뮤직 그룹 '강은일 해금플러스'를 결성하고 클래식, 가요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한 크로스오버 음악을 선보인다. 강 교수는 "나만의 방식으로 해금을 알리기 위한 결심의 산물이 해금플러스였다"고 했다.
해금플러스는 한국 전통음악을 전통악기와 서양악기가 함께 어우러지는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였다. 강 교수는 "해금 선율이 가지고 있는 넉넉한 호흡과 다소 거친듯한 느낌을 주는 찰현악기의 매력과 피리, 타악, 피아노, 기타 사운드가 만나 조화를 이루며 한국음악의 새로운 잠재성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했다.
해금의 저변을 넓히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강 교수는 그동안 세계적인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 미국의 가수 바비 맥퍼린, 재즈 기타리스트 팻 메스니, 현대무용가 피나 바우슈 등과 협연하며 해금을 알려왔다.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강 교수는 "해금 연주자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 초급·중급·고급 과정으로 구성된 해금교칙본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해금은 비사비죽(非絲非竹)에서 시사시죽(是絲是竹)의 악기로 불릴 정도로 위상이 많이 높아졌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이 알지 못하는 악기 중 하나"라면서 "'깡깡이', '깽깽이' 등 해금 소리와 연관된 별명이 여럿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과거부터 어떤 악기보다도 대중적이고 누구나 부담 없이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악기였다. 한국을 대표하는 악기로 새롭게 인식되는 날까지 해금을 알리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 교수는 31일 예술인재 발굴·육성을 위한 광주시민예술인재아카데미에서 해금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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