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란 의병전쟁 영암의병 실상 연구 기여
구한말 호남의병 심장부 역할 기폭제
국난(國難)이 닥치면 가장 먼저 나선 것이 '의병'이었다. 의병은 우리 역사상 가장 큰 전쟁이었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구한말 등 나라와 민족이 위기에 닥칠 때마다 창칼을 들고 전쟁터로 향했다.
숱한 의병의 활동 중 그 심장부는 호남이었다. 전국 의병의 80%가 호남에서 일어났다는 기록도 있다.
이순신 장군은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고 말했다.
최근 장동사지편찬위원회가 펴낸 '의병장 전몽성과 형제들-장동사지(長洞祠誌)'(도서출판 사람들刊)는 영암 서호면 엄길마을 출신 의병장인 전몽성·전몽진 ·전몽태 3형제의 행적을 기록, 영암 지역 의병사의 한획을 그었다는 점에서 출간 의미가 크다.
전몽성은 1561년 무과에 급제한 후 임진왜란 당시 고경명 휘하에서 금산전투에 참가, 의병으로 활약했다.
그는 함평현감을 제수받아 선정을 베풀었고 1597년 정유재란 때 율치 전투와 해암포, 유점동 전투에서 왜적을 격파했으나 동생 몽진과 함께 순절했다.
전몽진은 형과 함께 의병에 참가했고 왜적과의 전투에서 선봉에서 싸우다 생을 마감했다.
막내인 전몽태는 형 몽성의 간절한 요청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효행을 펼치다 1624년 이괄의 난 당시 김완 장군 휘하에서 조카 경홍·도홍 등과 함께 난의 평정에 큰 공을 세워 '진무원종훈'에 책록됐다.
이들 형제의 위패를 모신 '장동사'는 1685년 숙종이 전란에 의로서 항거하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내용의 친서를 바탕으로 전몽성에게 '병조참의'를 내려 창건, 전몽진을 배향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번 저술은 천안 전씨 종친회의 엄길문중 평의회의와 장동사지 편찬위원회가 지난 2018년 '의병장 전몽성과 형제들'의 업적과 활동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뜻을 모아 성사됐다.
이들은 영암 등 각지에 흩어진 선대의 교지와 문집, 공적 기록, 전적지 등 역사적 고증자료를 3년여에 걸쳐 정리하고 이를 후손들에게 알리고 역사 자료 전승을 위해 책을 편찬했다.
또 국회도서관과 국립중앙도서관, 대학도서관 등을 찾아 다양한 자료를 확보, 저술에 온힘을 기울였다.
'장동사지'는 임란 의병 전쟁 연구의 기폭제 역할을 함과 동시에 전남 중·남부 일대에 펼쳐진 수많은 의병전쟁 중심에 있었던 '영암 의병'의 구체적 실상을 밝히는 데 중요한 사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암은 구한말인 1908년 5월부터 1909년 9월까지 영암 일대에서 전개된 전투에 1천여명의 의병이 봉기해 일본과 수십 차례 전투를 벌여 120명이 전사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1907∼1909년 말까지 2년 넘게 지속된 의병전쟁에는 수천명이 넘는 영암 주민들이 참여했고 천명 가까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호남의병의 심장부' 역할을 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전민수 장동사지 편찬위원장은 "전몽성 3형제와 2세들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이괄의 난 때까지 몸을 던져 충의를 다하고 효행을 펼친 인물들로 이번 저술은 이들의 삶과 업적을 기록으로 정리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선대의 역사적 발자취를 기록으로 남기고 이를 후대에 전승하고 선양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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