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화칼슘·소금 2천t뿌렸지만...역부족
"폭설에 발만 동동 구르는 시민들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순 없었습니다."
광주 도심에 역대 세 번째로 많은 폭설이 쏟아진 상황에서 팔을 걷어붙이며 서로를 돕는 시민의식이 돋보였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퇴근한 건설장비 기사는 장비를 몰고 도로로 나왔고, 시내버스 승객들과 운전자들은 눈밭에 고립된 버스와 택배차량을 밀었다.
지난 23일 밤 서구 풍암동 한국아파트 앞. 도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스키드로더(Skid Steer Loaders) 한 대가 비탈길을 오가며 쌓인 눈을 밀어내고 있었다. 주로 건설현장에서 골재를 실어나르는 소형 중장비 스키드로더의 버킷(bucket)이 지날 때마다 종아리 높이까지 쌓인 눈 더미가 순식간에 치워졌다.
금당산 중턱을 깎아서 만든 이 도로는 경사가 가파른데다 평소 불법주차 차량들이 양쪽 갓길을 점령해 대형 제설장비들의 진입이 불가했다. 폭설 때마다 골머리를 앓았던 도로가 이날만큼은 달랐던 것이다.
도로의 사정을 잘 아는 인근 아파트 경비원과 주민들도 빗자루와 삽을 들고 인도에 쌓인 눈을 쓸어냈다. '내 집 앞'을 넘어 '내 동네 앞' 눈 치우기에 자발적으로 동참한 시민들 덕분에 1시간여 만에 통행로 확보를 위한 제설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궂은 날씨 탓에 일찍 일을 마치고 귀가한 신용성(36·JA중기 대표)씨는 "아파트단지 주변에서 쉴 새 없이 나는 자동차 헛바퀴 소리에 가만히 누워만 있을 수 없었다. 마침 장비도 주차장에 있어서 무작정 끌고 나갔다"며 "주민들이 지나가면서 건넨 '수고한다. 고맙다' 인사에 추운 줄도 모르고 제설작업에 임했다. 오히려 따뜻한 마음을 전해 받은 제가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례없는 폭설 속 작은 영웅들은 도심 곳곳에 등장했다. 신씨를 비롯한 시민들의 선행은 SNS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세밑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같은 날 오후 서구 금호동에서 전북 번호판을 단 포클레인 한 대가 아파트단지를 돌며 제설을 도왔고, 오전에는 북구 운암고가에서 눈길에 버스가 멈춰 서자 승객들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내려 버스를 밀었다. 또 제자리에서 헛돌던 택배 화물차를 주변 운전자들이 힘을 합쳐 미는 장면도 사진으로 공유됐다.
광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폭설 기간 기존 505개(641km) 노선의 제설구간을 527개(685km)로 확대해 제설작업을 펼쳤다. 보유장비 47대 외에도 민간장비 189대를 비롯해 군·경찰·소방 장비까지 제설이 가능한 모든 장비가 투입됐다. 염화칼슘과 소금 등 제설제도 1천700t뿌렸다.
하지만 최심적설량 40cm의 눈 폭탄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광주지역 폭설은 2008년 1월1일(41.9cm), 2005년 12월22일(40.5cm) 이후 가장 많은 적설량을 기록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 광주 공공배달앱, 대형 플랫폼 사이서 살아남으려면? 광주지역 공공배달앱 '위메프오' 광주시가 지역 소상공인의 경영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2021년 민관협력 방식으로 공공배달앱 '위메프오'를 선보인 가운데 최근 '땡기요'를 추가 도입해 경쟁에 불을 붙였다.하지만 앞선 '위메프오'가 민간기업보다 저렴한 수수료 등 이점에도 민간 배달 플랫폼 사이에서 눈에 띄는 이용률을 보이지 못한 실정이라 서비스 편의 개선, 인지도 향상 등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29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7월 공공배달앱 '위메프오'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 21일부터는 '땡겨요'를 추가해 총 2개 운영사에서 공공배달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소상공인들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공배달앱을 추가함으로써 플랫폼간 경쟁체계를 만든 것이다.추가된 공공배달앱 '땡겨요'는 신한은행이 지난 2022년 1월 정식 출시해 전국 가맹점 13만여곳과 3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울시, 서울 각 자치구, 충북도, 세종시 등과도 협약을 맺고 공공배달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현재 위메프오와 땡겨요에 등록된 지역 가맹점 수는 각각 9천459개소, 2천96개소다.앞서 광주시와 공공배달앱 운영사들은 위메프오와 땡겨요가 모두 광주상생카드 결제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으며 가맹점 중개수수료가 2%로 민간기업의 최대 7%에 달하는 수수료보다 훨씬 저렴한 것으로 홍보해왔다.또 땡겨요는 가입비 당일정산 서비스, 한눈에 장부관리 서비스, 매장식사 기능 도입 등을 지원하고 위메프오도 첫 구매 할인, 프랜차이즈 할인, 결제금액 1% 페이백을 지원한다.하지만 앱을 이용하는 점주들이나 광주시민들 사이에서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실정이다.광주지역 공공배달앱 '땡겨요' 광주 공공배달앱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점주들은 사용 시 시스템상 불편함이 있었거나 주문량이 타 앱보다 극히 적어 기대감이 떨어졌고 이용 고객들도 앱 이용 시 불편, 적은 입점 점포 수 등을 이유로 손이 잘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광주 동구에서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위메프오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지만, 현재는 배달앱으로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만 등록해뒀다. 위메프오를 사용했을 당시 알림소리가 작고 시스템 사용이 불편했으며 무엇보다 타 앱에 비해 주문량이 현저히 적었다고 했다.지역한 한 전통시장 상인회장도 공공배달앱 초기에는 상인들이 이용하려고 했었는데 민간 플랫폼에 비하면 10분의1 수준으로 주문량이 적어 이용률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또 광주 북구에서 분식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C씨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3개 앱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번에 추가된 땡겨요는 써볼 의사가 있다"며 "주로 쓰는 플랫폼을 계속 쓸 것이라는 생각에 새로운 시도를 덜 하게 되기도 하고 공공배달앱을 모르는 손님들이 많아서 홍보가 더욱 활발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어 "배달의민족은 수수료가 부담되긴하지만 쿠팡이츠도 그렇고 배달기사들이 지정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공공배달앱도 무조건 할인 이벤트만 할 게 아니라 서비스 이용 개선이나 홍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필요한 시스템이 무엇인지 조사해서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위메프오에서 배달 음식 주문 경험이 있는 최모(31)씨는 "음식을 주문했는데 배달이 너무 안 와서 가게에 전화하니 사장님이 위메프오에서 주문이 들어온걸 모르고 계시기도 했고 한번은 결제 오류로 문의를 하려는데 상담 진행이 느렸다"며 "문의사항이 비교적 빠르게 해결되고 입점 매장 수도 많은 대형 플랫폼을 주로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광주시는 온·오프라인 홍보 계획이 있으며 개선사항이 접수되면 플랫폼 운영사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배달앱 안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광주시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홍보 영상 제작하고 있고 버스쉼터 광고 등 예정된 온·프라인 홍보들이 있다"면서 "공공배달앱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지난해 위메프오에서는 이용 고객들을 대상으로 개선사항을 조사했고 시로 불편사항이 접수되면 운영사로 전달하는 등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서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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