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일시정지' 보행자 배려 없는 운전습관
2호선 1~6공구 전체적인 시설물 안전점검 필요

도심 곳곳을 파헤친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에 대한 시민 불편과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공사현장 횡단보도에서 보행자가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공사현장을 둘러싼 차선 규제봉과 방호벽 등 각종 시설물들이 교통상황 고려 없이 시시때때로 변경·설치되면서 운전자와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오전 7시20분께 풍암동 월드컵경기장 후문 삼거리 횡단보도에서 70대 여성이 전세버스에 치여 숨졌다.
이번 사고는 도시철도 2호선 공사의 시설물들이 영향을 끼쳤다고 지목되고 있다.
차량 운행과 교통 흐름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도로 시설물 변경·설치로 예견된 사고였다는 것이다.
사고가 난 횡단보도는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3공구 공사현장으로 207정거장이 들어서는 곳이다.
공사현장 앞 도로는 규제봉으로 인해 차선이 1개로 줄어들었고, 규제봉이 횡단보도 초입 부분을 가리고 있어 운전자가 보행자를 발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횡단보도를 알리는 표지판이나 보행자들에게 위험을 알리는 안내문 등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공사 현장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 이중 방호벽도 대형차량의 운행 동선을 방해하긴 마찬가지였다.
사고를 낸 버스와 같은 대형차량의 경우 우회전 시 차량 앞부분이 반대 쪽 차선을 침범할 수밖에 없는 큰 각도로 회전하기에 이중 방호벽은 그만큼 사각지대를 키우는 꼴이 됐다.
횡단보도 표시 또한 미끄러운 철재 복공판 위에 그려져 있어서 빗길이나 이슬이 맺혔을 경우 제동거리가 늘어나 사고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보행자 보호 의무를 한층 강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대한 운전자 인식 부족도 한몫했다.
지난 7월 12일부터 시행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르면 우회전 차량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거나 건너려는 보행자가 있으면 반드시 일시정지해야 한다.
그러나 시행 두 달이 지난 시점에도 운전자들의 인식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고 버스 운전기사 또한 우회전 시 일시정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이후에도 보행자들은 길을 가로지르기 위해 공사현장을 피해 차도 앞까지 나올 수밖에 없었지만 운전자들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일시정지는 고사하고 보행자가 건너려고 발을 뗐음에도 쌩하고 지나가는 차량들이 수차례 목격됐다.
차량 동선을 방해하는 방호벽은 운전자들의 시야까지 차단하고 있어서 우회전 이후 보행자를 발견한 차량이 급하게 멈춰서는 장면도 자주 보였다.
인근 주민들은 공사현장 주변의 보행자 교통안전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풍암호수공원으로 운동을 자주 나온다는 임모(57)씨는 "이곳을 자주 다니는 사람으로서 정말 안타깝다. 차선이 한 개라도 더 있었으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 같다"며 "지하철 공사로 인도도 없고 횡단보도는 비가 오면 미끄러워져 집 앞을 나오는 데도 항상 불안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9월까지 교통장애에 해당하는 '도로공사 지점' 교통사고는 총 2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도시철도 2호선 공사뿐만 아니라 모든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차대차, 차대보행자 사고를 포함하는 수치다.
광주경찰청은 사고 이후 공사업체 관계자들과 논의해 이중 방호벽 중 일부를 철거하고, 규제봉 등 시설물을 재배치하기로 했다.
아울러 광주시와 협의해 공사현장 주변 시설물에 대한 안전감시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
광주시민 절반 이상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 '찬성'[무등일보·뉴시스·전남일보·MBC·CBS 공동 여론조사ㅣ무등산 케이블카]
찬성 55.7% 반대 38.8%… 18.9% 차
70세 이하 모든 연령대서 고루 지지
-
광주 현안 중 최우선은··· 28.9% "군공항 이전"[무등일보·뉴시스·전남일보·MBC·CBS 공동 여론조사ㅣ시급한 광주 현안은]
쇼핑몰 16.0%… AI도시 육성 14.8%
-
無 김산, 탈당해도 현직 프리미엄··· 民 최옥수에 21.4%p차[무등일보·뉴시스·사랑방닷컴 공동 격전지 지방선거 여론조사ㅣ무안군수 후보 지지도]
모두 경선 컷오프… 최, 재심 끝 공천
김, 강력한 조직력에 큰 격차 분석
최대 현안은 ‘남악·오룡지구 활성화’
-
無 강인규 선두··· 民 윤병태 4.9%p차 바짝 따라붙어[무등일보·뉴시스·사랑방닷컴 공동 격전지 지방선거 여론조사ㅣ나주시장 후보 지지도]
민주당 강세 역대선거와 다른 양상
오차 내 초박빙 구도 지속 가능성
최대 현안은 ‘SRF 열병합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