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구종 체인지업 장착 기대감↑
"시즌 개막까지 아직 많은 일정이 남았습니다. 지금처럼 밸런스를 유지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겠습니다."
4선발 경쟁에서 앞서고 있는 KIA 타이거즈 이민우(27)의 각오다.
이민우는 스프링캠프에 이어 광주에서 진행된 연습경기에서 연일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3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자체 홍백전에서도 선발로 등판해 4이닝 무실점을 기록,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총 52개 공을 던졌고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 변화구는 만족스러운 구위를 보였다. 직구 최고구속은 147㎞를 찍었다. 4이닝 1실점을 기록한 20일에 열린 홍백전에 이어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이민우는 "한국 와서 치른 경기 중에서 이번 경기가 가장 좋았던 거 같다. 밸런스가 잘 맞은 기분이다"며 "아직 제구가 불안정하지만 잘 신경 쓰면 캠프 때처럼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경기 전에 최대한 볼넷을 많이 던지지 말고 공격적으로 승부하자고 마음먹었다"며 "스트라이크 존으로 많이 던지니까 범타도 많이 나와서 점수를 많이 나오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민우의 기세는 심상치 않다.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최고의 기량을 자랑했다.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4경기(13이닝) 등판할 동안 8피안타 2볼넷 1실점 1자책점에 그쳤다. 평균자책점은 0.69다. 투구 수를 제한했던 것을 감안해도 이정도 성적이면 선발감 후보로 거론 될 만하다. 특히 최근 많은 이닝을 소화한 점을 봐도 윌리엄스 감독 역시 그를 선발감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민우는 "선발과 불펜을 오고 갈 때는 몸 만들기 쉽지 않더라. 그래서 올해는 코치님과 상의해서 선발로 준비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며 "120이닝 이상 던질 각오로 몸을 만들었다. 지금은 상태가 좋아서 흐름만 잘 유지한다면 충분히 로테이션을 소화하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의 기량 향상에는 심리적인 이유도 꼽힌다. 2년 전 팔꿈치 수술을 마친 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잘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독이 됐다. 부담감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이민우는 "올해부터는 너무 완벽하게 던지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은 비슷하게만 던져서 상대 타자를 못 치게 하는데 집중하니까 잘 통하고 있다"며 "지난해는 너무 완벽한 공을 던지려고 했더니 볼넷이 많아지더라. 이 때문에 위기도 많이 와서 무너진 기억이 있다"고 회고했다.
또 한 가지 비결은 새로운 구종의 장착이다. 비시즌 기간 동안 체인지업을 익혀 왔다. 덕분에 승부처에서 던질 공이 풍성해졌다.
이민우는 "변화구 비중을 높이고 있다. 오늘 삼진 중 2~3개는 체인지업이다"며 "최근 경기력이 좋아진 것은 체인지업의 효과다.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니까 승부에서 이길 확률이 높아졌다. 상대 타자들에게 방망이를 더 많이 휘두르게 유도하는 것 같다. 앞으로 체인지업을 더 연습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경국기자 hkk4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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