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칼럼] 광주 중앙공원1지구 분양 전환, 원칙이 답이다

@이용규 입력 2024.01.31. 17:55

광주중앙공원1지구 민간 공원 특례사업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사업 초반부터 사업자 교체로 뉴스의 한복판에 섰고, 이 사업의 특수목적법인(SPC) 주식 변경과 사업자간 갈등이 뫼비우스띠처럼 끝 없이 연속되는 상황이다.

이번에도 비공원시설인 아파트 분양 방식을 놓고 시끄럽다. 후분양에서 선분양으로 바꿔달라는 사업자의 요구에 광주시가 여론의 눈치를 보다 행정 조치의 움직임에 지역 사회의 눈들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논란의 시발점은 광주시가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계획 변경 타당성 검증 용역을 발주한 것에서 비롯된다. 이 용역은 지난해 10월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 선분양 방식으로 3.3㎡당 2천574만원에 사업 계획 변경안을 광주시에 제출함에 따른 것이다.

최근 공개된 전남대 산학협력단이 수행한 후분양 타당성 평가 용역 중간보고에 따르면. 오는 2026년 분양될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3천495만∼3천822만원으로 예상됐다. 광주시와 민간 사업자가 3년전 협약한 3.3㎡당 1천870만원으론 아파트 공정률 70%에 이를 때까지 건축비 인플레이션, 금융 비용 등 부담이 커 경제적으로 타당성이 없었다.

3년전으로 되돌아가보자. 2021년 6월17일 광주시와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은 장기간 줄다리기 끝에 후분양 방식으로 결정했다. 80평형대 100여세대를 비롯한 분양가 1917만원(선분양)을 골자로 이 해 1월 승인한 실시계획 변경안을 백지화하고, 사업조정협의회를 구성해 4개월간 논의한 결과였다. 당시 광주 전역이 2019년부터 정부의 고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주택보증공사(HUG)보증을 피하기 위한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의 의도가 작용했다. 민간 조정위원들의 거센 반대에도 후분양을 관철한 광주시와 사업자는 당초 1천938만원(3.3㎡당)으로 제시한 분양가를 1870만원으로 줄이는 대신, 비공원시설 증가, 용적률 14.17% 상향으로 아파트 402세대 추가와 공공기여금 250억원 감면을 받았다. 아파트 시공에서 분양까지 소요될 모든 부담금을 내세워 소기의 전리품을 확실히 챙겼다. 실제 실시계획(2020년 6월)때보다 대폭 늘고, 사업조정협의회를 야기한 실시 계획 변경안과 내용적으로 유사했다.

강 시장, 공공 환수 카드 제시

그런데 사업자는 이런 조건의 후분양을 접고, 다시 선분양 전환을 채근하고 있다. 3년전 최종 협약의 부대조건에 '여건에 따라 선분양 전환이 가능'한 규정을 내세운다. 논리는 선분양과 후분양간3.3㎡당 1천만원 이상 차이가 나니, 소비자를 위해 선분양으로 가야한다는 모양새다. 지금까지 공공기여가 5천억원을 넘었고, 앞으로 선분양이 되면 3천억원을 추가한다는 레퍼토리도 얹혀진다. 토지, 공원조성, 도로 건설 등은 선분양이든 후분양이든 민간공원특례사업을 위한 법적의무사항이다. 여론조성차원에서 기부채납까지 공공기여로 확대 해석의 측면이 강하다.

고분양가가 소비자들의 주택 구매 욕구를 꺾어선 안 된다. 다만 사업자 측의 주장만으로는 액면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3년전 수정 협약서가 한번도 공개되지 않은 점이다. 후분양 사업타당성 용역 중간보고 역시 사업자가 제공했을 자료에 근거하니 신뢰성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최종 결과를 공개하고 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쳐야 함이 마땅하다.

중앙공원1지구 분양가 전환은 강기정 시장이 제시한 공공환수안으로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강 시장은 지난 23일 광주시청 출입기자 차담회에서 민간사업자가 선분양 전환을 요청해오면 후분양 협약 당시 제공한 3가지(용적률 인상, 아파트 402채 추가, 공공기여금 250억 감면) 부분의 이익에 대해 협상을 거쳐 모두 공공 환수하겠다고 했다. 줄곧 후분양 방침을 고수해온 시정 책임자가 언론을 통해 전액 환수와 사회적 합의에 방점을 둔 '중앙공원 문제풀이법'을 드러냈다. 강 시장이 기존 협약을 무시하고 특혜 오해를 살 수 있는 '뜨거운 감자'를 투명하게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럼에도 강 시장이 우려하는 특혜시비를 온전히 해소할지는 의문부호가 여전하다. 강시장은 분양 방식 전환 조건에 대한 명쾌한 정리없이 오직 공공환수에만 치중하고 있는 인상을 준다. 그 방법으로 사회적 합의를 언급했다. 여기서 진정한 사회적 합의가 뭔가라는 근원적 물음에 직면한다. 예를 들면 '중앙공원1지구 선분양 전환을 통한 공공환수 위원회'라는 이름으로 구성되는 이 구성체의 참여 인사가 중요할수밖에 없다. 강시장도 취임후 광주시의 많은 위원회에서 시정에 쓴소리를 하는 전문가들이 배제되고 있다는 불만이나 시중의 여론을 들었을 것으로 안다. 절차적 민주주의를 거쳤다고 해서, 다수 시민이 원하는 내용으로 결정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실 지난 2021년 사업조정협의회도 시정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했음에도, 4개월전 실시계획 변경안보다 더 후퇴한 내용으로 비판을 받았다.

3년전 협상 백지화, 원점서 하나씩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모든 절차는 투명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정답은 있다. 3년전 후분양 조건으로 제시된 3가지를 일단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하나씩 사회적 합의로 다시 맞춰가야 한다. 아무리 시간이 급해도 사업 변경없이 돈으로만 환수액을 따지는 것은 명쾌한 정리가 될 수 없다.

무엇보다 선분양 전환이 확정되지도 않았는데도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 금융기관에서 선분양으로 PF(프로젝트 파이낸싱)보증을 받은 부분에 대한 광주시가 향후 분명하게 밝혀야할 대목이다. 반전의 카드를 뽑은 강시장으로서는 의도치 않은, 말들을 들을 수 있다. 이번 분양가가 앞으로 광주 주택시장의 바로미터가 될 수밖에 없어, 사회적 합의에 의해 적정 분양가도 공동사업자로서 챙겨야할 주요 과제이다. 민간공원사업의 공동사업자인 광주시는 그동안 적극 행정을 펴지 못해 많은 혼란과 불신을 샀다. 이번이야 말로 행정력을 확보하고 신뢰를 얻은 절호의 기회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이용규 신문제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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