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칼럼] 기술혁명의 소용돌이, 우리가 취해야할 전략은?

@강동준 입력 2022.11.23. 18:29

우리 사회는 하루하루가 급변하는 기술혁명의 소용돌이 같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만 봐도 신기술의 향연이다. 11월인데도 최고기온이 29도를 웃도는 탓에 각 경기장에는 1천500개의 송풍기가 설치돼 내외부 온도를 조절하는, 경기장 자체가 하나의 에어컨처럼 설계됐다고 한다. 여기에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 오프사이드를 판독해 25초면 심판 결정이 끝나는 '반자동 판독기술'이 처음으로 도입돼 화제가 되고 있다. 경기장 지붕 아래 12대의 특수 카메라가 선수들의 신체부위 29곳을 추적하고 축구공에 초당 500번 데이터를 기록하는 측정센서를 달아 패스 순간을 포착하고 이를 AI가 판별하는 시스템이다.


'평균실종' 중간영역이 사라졌다

굳이 월드컵 신기술이 아니더라도 AI와 전기차의 혁신플랫폼 변화는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유럽연합은 오는 2024년부터 출시되는 모든 신차에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장착을 의무화하기로 결정했다. 이 '첨단운전자 보조시스템'은 운전중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상황 가운데 일부를 차량이 자체적으로 인지하고 상황을 판단해 기계장치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각종 센서로 탑승자의 상태를 체크하는 승객 모니터링 기술은 운전자의 심박·호흡·스트레스 정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운전자나 동승자가 문제상황에 미리 대처할 수 있도록 신호를 보내는 시스템이다.

또 다른 사례로 삼성물산의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에 적용중인 '월컴 투 래미안 시스템'. 거실에 사람이 진입하면 자동으로 조명을 켜고 홈 패드에 정보를 띄워주는데, 상황의 맥락에 따라 적절히 기능이 작동된다. 잠에서 깨어나 방에서 나오는 경우엔 거실 조명을 밝힌 뒤 날씨 등 생활정보를 제공해주고, 외출 후 귀가 상황이면 공지사항 등을 알려주는 형식이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 등 10명이 공저한 '트렌드 코리아 2023'(미래의 창)책에서는 이런 '선제적 대응기술'등을 예로들며 내년도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예측하면서 그 전망과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10가지 트렌드 중 그 첫 번째로 '평균실종'을 꼽았다. 코로나19 팬데믹 2년이 넘어가면서 경제·사회·교육·문화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양극화가 가속되면서 중간영역이 사라졌다고 분석한다. 결국 평균으로 표현되는 무난한 상품, 평범한 삶, 보통의 의견 등 그 기준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취해야할 전략은 한쪽으로 색깔을 확실히 하는 양자택일 전략, 소수집단에 최적화된 효용을 제공하는 초다극화 전략, 경쟁자들이 모방할 수 없는 탁월함과 차별화로 무장한 승자독식 전략을 꼽는다.

여기에 혜택은 가지면서 구매에는 관심이 없는 '체리피커'에서 따와 소비자끼리 합치고 나누고 쪼개며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체리슈머', 사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상품을 개발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뉴디맨드 전략'등 불황에 따른 시장변화를 예측하고 있다.

새로운 세대 등장에 따른 가치관의 변화로 생겨난 트렌드도 있다. 재택근무와 거점오피스, 플랫폼 노동자의 증가, 이직과 퇴직 열풍 등 일을 둘러싼 변화가 매우 폭발적이라는 의미에서 나온 '오피스 빅뱅', 목적기반으로 형성된 수많은 인간관계에 각종 색인을 붙였다 뗐다하며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현대인의 인간관계 '인덱스 관계', 자신의 취향에 맞는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드는 행위를 말하는 '디깅 모멘텀', Z세대의 다음세대로 2010년 이후에 태어나 13세 이하인 초등학교 6학년보다 어린, X-Y-Z를 잇는 알파벳이 없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명명한 '알파세대', 영원히 아이의 모습으로 사는 피터펜과 그 친구들이 사는 네버랜드를 따서 나이들기를 거부하는 '네버랜드 신드롬'까지….


2023 계묘년, 토끼의 지혜 절실

AI와 디지털 혁신으로 대변되는 기술혁명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2023년 첫번째 트렌드로 꼽았던 '평균실종'의 의미는 크다. 코로나 사태 이후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정치·사회적 양극화의 심화 때문이다. 부익부빈익빈의 정도가 더 심화된데다, 정치는 정치대로 정당의 정체성이 더 강해져 반대편 정당에 대한 혐오와 갈등이 더 심해지고 있다.

고물가, 고유가, 고금리에 저소득층은 고통의 연속이고 대내외적으로 경제한파가 불어닥칠 조짐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침체는 아직 시작도 하기 전이다"고 진단한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은 검은 토끼의 해다. 토끼는 다산과 성장, 풍요, 행운을 상징한다. 내년에는 '수궁가'에서 토끼의 간을 구하러 온 별주부 자라로부터 기지를 발휘해 위기에서 벗어난 토끼의 지혜도 필요해 보인다. 김난도 교수는 "위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위기를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가 문제다"고 꼬집었다. 그가 책에서 인용한 피터 드러커의 말이다. "격변의 시대에 가장 위험한 것은 격변 그 자체가 아니다. 지난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그동안의 낡은 시스템과 관행을 갈아엎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강동준(이사·마케팅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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